[SS인터뷰] 바로, ‘신의 선물-14일’이 남긴 것 “욕심 부리지 말자”
[SS인터뷰] 바로, ‘신의 선물-14일’이 남긴 것 “욕심 부리지 말자”
  • 승인 2014.05.11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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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 SBS

[SSTV l 이현지 기자] “영규야 미안해”

SBS 월화드라마 ‘신의 선물-14일’ (연출 이동훈|극본 최란)이 끝나고 기영규를 연기한 바로를 만났다. 사랑하는 아이를 되살리기 위해 시간 여행을 떠나는 엄마를 그린 드라마, ‘신의 선물-14일’의 이야기였다. 사랑하는 아이 샛별이(김유빈 분)을 위협하는 인물 후보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었다. 바로가 연기한 6세 정신연령을 가진 지적장애인 영규도 마찬가지였다.

“‘영규야 의심해서 미안하다’란 댓글이 있었어요. 영규와 관련된 기사는 아니었는데 추천수가 많더라고요. ‘내가 의심스럽게 잘했구나’ ‘시청자들이 몰입해서 봤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규가 범인일거란 생각은 사실 안 했어요. 저는 기동찬(조승우 분)일 것 같았어요. 동찬 삼촌이 여자친구를 죽였고 기동호(정은표 분)에게 뒤집어씌우고, 그렇게 믿는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동찬 삼촌이 술을 먹고 기억을 잃은 것이었죠. 사람들로 하여금 추측하고 스스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게 최선의 결말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결말은….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모르겠어요.”

이동훈 감독이 추천해 준 바가지 머리에, 슬리퍼, ‘미카엘직업전문학교’가 적힌 노란 트레이닝 복, 필름 카메라. ‘신의 선물-14일’이 방영되고 촬영하는 내내 바로와 함께한 것들이다. 3개월여의 촬영 동안 몇 벌의 의상을 입었는지도 궁금했다.

“의상팀에서 옷을 준비해줬어요. 저도 영규가 왜 옷을 안 갈아입는지 궁금했어요. 안 갈아입을 이유는 없었거든요. 갈아입을 만도 했는데…. 다른 사람이랑 옷을 왜 안 갈아입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본 적은 없고 혼자 생각해봤어요. 종영에 다가올수록 심했다는 생각도 들었죠. 할머니도 옷을 잘 갈아입으셨는데…. 영규는 빨간 스웨터를 좋아해서 그걸 입긴 했죠. 스웨터는 한 벌이었고 트레이닝복은 두 개였어요. 더럽게 해 놓은 것이랑 깨끗한 것이랑. 촬영이 끝나면 세탁해서 필요할 때 새 옷을 입고 그랬죠.”

   
바로 ⓒ SBS

의상부터 오롯이 기영규가 된 바로는 ‘할머니 정혜선과 있을 때 가장 바로다웠다’고 돌아봤다. 할머니랑 있을 때 가장 편했고 할머니와 함께 있을 때 정말 영규가 된 기분에 짜릿함을 느끼기도 했다.

“제가 몰입을 했구나 느끼는 순간이 있어요. 그 상황이 실제 같다고 느낄 때 연기의 매력을 느끼거든요. 할머니와 함께 붙어있으면서 뭘 해주면 좋아하는 장면에서 영규가 됐다는 기분이 들었어요. 경찰에 연행돼 갈 때가 있었어요. 수갑을 차고 가는 데 너무 불안하더라고요. 촬영하고 나서 이상했어요. 제가 정말 끌려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케이블채널 tvN의 지난해 화제작 ‘응답하라 1994’가 종영한 지 3개월 만에 차기작이 결정됐다. 조승우, 이보영, 김태우 등이 캐스팅된 ‘신의 선물-14일’에 바로 역시 당당히 라인업을 올렸다. ‘응답하라 1994’를 종영하고 신곡 ‘Lonely (없구나)’로 활동했다. 음반 활동을 하며 ‘신의 선물-14일’에 합류해야 했다.

“영규를 준비하면서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존재가 되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어요. 지적 장애인 역할인데 혹시라도 오버를 해서 지적을 받지는 않을까 신경도 쓰였고요. ‘절대 오버하지 말고 흐름에 방해되지 말자’ 생각으로 했어요.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고 조승우 선배께 질문을 하기도 했어요. 조승우 선배는 ‘말아톤’ 속 초원이가 실존인물이라 참고를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전 참고할 모델이 없었는데 다른 작품은 일부러 안 봤어요. 감독님의 조언과 제 생각대로 영규를 표현했는데 ‘7번방의 선물’ 류승룡 선배랑 비슷하더라고요. 목소리, 시선, 행동 등을 바꿔봤는데 오히려 불편했어요. ‘원래대로 하자’ 생각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영규 같아 보이네’란 평이 있어서 안심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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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영규가 되어가면서 바로는 ‘신의 선물-14일’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제가 가서 느끼고 생각할 수 있는 곳을 좋아해요. ‘응답하라 1994’ ‘신의 선물-14일’도 그랬어요. 선배들도 많았고 현장 나가는 게 즐거웠어요. 대본을 보면서 '이럴 땐 이렇게 하겠구나' 예상도 하고 그려보기도 했지만 선배들은 또 다르게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대본을 그대로 잘 살리는 배우도 있고 변형시켜서 하는 배우도 있잖아요. 조승우 선배도 딱딱한 대본을 본인에게 맞게 대사를 하시더라고요. 정우 형도 그랬어요. 잘 바꿔요. 애드리브도 많고. ‘응답하라 1994’ 초반에는 있는 그대로 했는데 정우 형을 보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죠. 조승우 선배도 그렇고요.”

B1A4의 래퍼 바로에게 ‘연기돌’이란 이름을 붙여 준 ‘응답하라 1994’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뮤직비디오와 모바일 드라마 ‘미생’을 촬영한 것을 제외하면 첫 정극이었다. ‘응답하라 1994’의 첫 촬영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응답하라 1994’ 첫 촬영이 정우 형, 김성균 형, 손호준 형과 샤워를 하고 체육관 안에 있는 장면이었어요. 한여름에 엄청 더운 날이었고 긴장도 됐어요. 정우 형이 심각하다고 말할 정도로 땀이 났어요. 대사라도 없었으면 좋겠는데 대사도 길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엉망진창이었어요. 21부작 드라마인데 15부까지 촬영장이 낯설었죠. 형들이 촬영을 할 때 대사를 쳐주는 것은 잘하는데 똑같은 대사도 제 차례가 되면 못했어요. 편안해지고 적응이 되니까 드라마가 끝났어요. 그때 경험이 있어서 ‘신의 선물-14일’은 조금 더 편했어요.”

다음 작품을 생각하거나 자신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차기작이 결정되면서 정신없이 달려온 바로.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신의 선물-14일’을 끝내고서는 “욕심부리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단다.

“예능을 나가고 음악방송을 나가도 욕심을 부리지 않으려고 해요. 오버 안 하고 적정선을 지키려고 했는데 어떻게 보였는지 모르겠어요. 앞으로 제가 무엇을 할지 모르겠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그렇게 하고 싶어요.”

SSTV 이현지 기자 sstv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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