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상반기 예능 결산 ⓷] ‘썸’타는 로맨틱 예능, ‘달달함’으로 물든 방송가
[2015 상반기 예능 결산 ⓷] ‘썸’타는 로맨틱 예능, ‘달달함’으로 물든 방송가
  • 승인 2015.06.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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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결산] ‘썸’타는 로맨틱 예능, ‘달달함’으로 물든 방송가

[스타서울TV 이제나 기자] 2000년대 초반 방송가를 휩쓸었던 ‘로맨스 예능’이 ‘썸 예능’이라는 이름으로 상반기 브라운관을 점령했다. 과거에 큰 인기를 끌었던 ‘강호동의 천생연분’은 리바이벌 프로그램인 MBC ‘천생연분 리턴즈’로 부활했고, 스타들이 서로의 짝 찾기를 돕는 SBS ‘썸남썸녀’, 중년 싱글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담은 SBS ‘불타는 청춘’, 만혼의 로맨스를 보여준 JTBC ‘님과 함께2’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안방극장을 ‘썸’으로 물들였다.

‘썸 예능’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여행→육아→요리에 이어 예능프로그램의 트렌드가 됐다. 세월이 흘러도 ‘사랑’에 대한 관심은 사그라지지 않는 법.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감정적으로 느끼고 고민하듯이, 화려해 보이는 스타들이 연애에 대한 솔직한 감정과 이성을 향한 교감을 보여주는 것에 시청자들 역시 동질감을 느끼며 ‘썸 예능’을 찾게 됐다.

   
▲ ‘천생연분 리턴즈’ 12년 만에 부활, 러브버라이어티의 ‘한계’

◇ ‘천생연분 리턴즈’ 12년 만에 부활, 러브버라이어티의 한계

지난 2002년, 방송인 강호동의 진행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강호동의 천생연분’은 13년 만에 ‘천생연분 리턴즈’로 다시 돌아와 시청자들의 큰 기대를 모았으나, 러브버라이어티의 한계를 또 한번 보여주며 2개월 만에 종영이라는 씁쓸한 퇴장을 맞았다.

댄스, 노래 등 스타들의 장기를 보여주는 ‘매력 발산’ 코너를 통해 마음에 드는 이성 출연자를 선택하는 방식, 또 막대과자 나눠먹기, 입으로 종이 옮기기, 서로 껴안고 풍선을 터트리는 등 과거 인기를 모은 게임을 통해 추억을 되살리겠다는 취지로 호기로운 시작을 알렸던 ‘천생연분 리턴즈’는 ‘러브 폰’과 ‘MT’라는 새로운 포맷을 시도했음에도 불구,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1기부터 4기까지 시크릿 송지은 전효성, 서강준, 이완, 허경환, 양상국, 장도연, EXID 하니, 슈퍼주니어M 헨리, 강인, 강예원, 신수지, 문희준, 유승옥, AOA 혜정, 나르샤 등 아이돌을 비롯한 45명의 스타들이 출격해 ‘달달함 만들기’에 참여했지만, 기존 ‘로맨스 예능’에서 보여줬던 식상한 포맷과 적절히 활용되지 못한 1박2일 MT, 메신저 등의 재료들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MC 이휘재, 슈퍼주니어 이특, 붐의 기량이 충분히 발휘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천생연분 리턴즈’의 세 MC들은 첫 시작부터 확실한 진행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았던 이유정PD는 “MC 이휘재의 경우, 연예계에서 굉장히 발이 넓기 때문에 출연하는 스타들이 거짓말을 할 수가 없다”며 “모두 ‘리얼’로 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점은 분명 장점이 된다. 또 붐과 이특이 합세해 이들 셋이 장난치듯 자연스럽게 진행을 하고 있는데 서로의 궁합이 잘 맞는다. 강호동씨 때와 다른, 장난스럽고 자유분방한 진행이 이들만의 특징”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천생연분 리턴즈’는 리얼함 이라는 진정성에서도, 자유분방한 진행을 통한 출연진들과의 소통에서도 별다른 특이점을 보이지 못하며 러브 버라이어티 예능의 한계를 또 한번 보여줬다.

   
▲ SBS ‘썸남썸녀’ 스타들의 리얼 연애담…공감↑ 김정난, 채정안, 선우선, 심형탁, 채연, 서인영, 강균성

◇ SBS ‘썸남썸녀’ 스타들의 리얼 연애담…공감↑

‘썸남썸녀’는 출연하는 스타들이 서로의 연애 상대를 찾는 것에 대해 조언을 하고 도움을 주며 함께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사랑을 찾아가는 스타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으며 과거의 사랑에 대한 고백, 연애관, 소개팅 장면 등 연애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일주일 동안 카메라에 담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사랑’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스타들이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고, 또 서로의 사랑을 응원한다는 측면에서 그들이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을 엿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출연진들 스스로도 “연애 못하는 저한테 소개팅도 시켜주고,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겠느냐”는 말을 할 정도로 모두가 즐겁고, 진지한 태도로 임하고 있다. 남의 연애가 더 재밌듯이, 소개팅을 하는 스타들의 모습이나 문자로 애프터 약속을 잡는 모습 등 시청자는 그들의 연애사를 지켜보며 설렘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연기자 김정난, 채정안, 선우선, 심형탁과 가수 채연, 서인영, 강균성 등 30대부터 40대 초반까지 결혼 적령기를 넘은 연예인들이 털어놓는 사랑에 대한 진솔한 생각과 과거 경험담 등이 시청자의 시선을 모은다. 아직 시청률 측면에 있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이지 못 하고 있지만, 다른 ‘썸 예능’ 프로그램들에 비해 진정성 측면에서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태. ‘썸남썸녀’ 제작진은 무엇보다 ‘진정성’과 ‘진실성’으로 일회성에 그치는 스타 매칭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를 둔다는 전략이다. 또 아직 스타들 각자 한 번씩의 소개팅만 이뤄진 만큼, 앞으로 펼쳐질 다양한 연애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 불타는 청춘 김국진, 강수지, 김완선, 김도균, 김혜선, 양금석, 권은아

◇ ‘불타는 청춘’ 싱글 중년의 친구 찾기

SBS ‘불타는 청춘’은 싱글 중년 친구찾기를 콘셉트로 개그맨 김국진, 가수 강수지, 김완선, 김도균, 연기자 김혜선, 양금석, 권은아 등 중년 싱글들이 1박2일 여행을 떠나 서로를 탐색하며 시간을 보내는 프로그램이다. 20∼30대만 ‘썸’을 타란 법은 없듯이, 싱글로 돌아온 스타들, 나이 50을 넘기고도 연애가 여전히 어렵고 서툰 이들이 ‘불타는 청춘’을 통해 “마음만은 아직 청춘”이라는 생각을 소소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달리기하듯 연애상대를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40~50대의 중년 마음잡기라는 생각으로, 편안한 복장으로 시골집에 모여앉아 음식을 해먹고 추억의 게임을 하는 등 천천히 서로를 알아가고 있다.

시청자는 벌써 김국진·강수지, 김도균·양금석 등의 커플에게 “정말 잘 어울린다”며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네 커플은 각각 미묘한 ‘썸’타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국진은 강수지에게 뚝뚝한 척 관심 없는 듯 보이지만, 강수지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며 쑥스러운 미소를 남발하는 등 감정을 숨기지 못 한다. 또 김도균은 우직하게 양금석만을 바라보는 순정남으로 변신해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박상혁 PD는 “예전에 누구나 좋아했던 스타들이 인생 이야기를 하면서 삶의 지혜를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같이 모여서 즐겁게 놀지만, 출연진 모두 가슴 한편에 외로움들이 있다. 밤에 지켜보다보면 저희도 느끼는 것들이 많다. 그런 모습이 방송을 통해 잘 보여 지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비록 SBS ‘썸남썸녀’나 MBC ‘우리결혼했어요’ 만큼의 설렘은 없지만 마음만은 청춘인 중년 싱글 남녀의 모습이 즐거운 삶에 지친 중년들에게 큰 힐링을 주고 있다.

   
▲ 님과함께 시즌2 안문숙 김범수, 장서희 윤건

◇ JTBC ‘님과 함께2’ 리얼함이 ‘무기’

‘님과 함께’의 가장 큰 매력은 실제라고 착각이 들 만큼의 ‘리얼함’을 무기로 타 가상연애 ‘썸 예능’과 달리 좀 더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에 있다. 앞서 시즌1에서 임현식, 박원숙, 박준금, 지상렬 등이 출연해 재혼에 느끼고 있는 감정을 리얼하게 담아 큰 호응을 얻었던 ‘님과 함께’는 시즌2에서 ‘만혼’을 콘셉트로 잡아 돌아와 리얼한 결혼 생활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출연자들의 연령대가 30~50대인만큼, 시즌1에서는 봤던 가상 결혼커플들의 스킨십과는 차원이 다른 리얼함을 보인다. 안문숙, 김범수 커플은 가상인데도 불구, 포옹은 기본이고 뽀뽀까지 자연스럽게 하고, 19금 이야기도 서슴치 않는 등 과감하게 생활하고 있다. 장서희 유건 커플 역시 ‘밀당’이나 ‘간보기’를 배제하고 솔직한 감정으로 서로를 대한다. 때문에 묘하게 흘러가는 이들의 관계가 시청자들에게 더욱 리얼하게 다가가고 있는 것.

시즌1의 썸 커플에서 시즌2의 만혼 부부로 김범수와 재회한 안문숙은 수위 강한 발언들로 가상결혼의 기쁨을 털어놓기도 했다.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 그는 “시즌2까지 오니까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든다”며 “김범수씨와 프로그램을 하는 동안은 진짜 사랑을 할 것이다. 가상이지만 옆에 비빌 언덕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는 저도 모른다”고 전했다.

‘썸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가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맛보는 짜릿함이라는 재미를 준다. 무엇이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불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짜릿함과 묘한 쾌감이 시청자들을 점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방송된 대표적인 ‘썸 예능’ MBC ‘우리결혼했어요’는 ‘리얼함 부족’이라는 지적과 숱한 논란거리를 양산하고 있음에도 불구, 장수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그만큼 남의 연애를 지켜보는 재미는 남다르다. ‘썸 예능’에 대해 방송사 한 관계자는 “진정한 사랑을 찾아 나서는 연예인들의 모습에서 ‘스타들도 별다를 바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썸남썸녀 님과 함께2 불타는 청춘 천생연분 리턴즈/사진=JTBC, 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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