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암살’ 전지현, 대표작은 언제나 ‘다음 작품’…그녀의 연기는 업그레이드 중
[SS인터뷰] ‘암살’ 전지현, 대표작은 언제나 ‘다음 작품’…그녀의 연기는 업그레이드 중
  • 승인 2015.07.28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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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서울TV 정찬혁] 전지현, 이정재, 하정우 주연의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이 개봉 5일 만에 337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흥행 기록을 새롭게 쓰고 있다. 이와 함께 전지현이 임신 10주차에 접어들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영화 ‘베를린’, ‘도둑들’,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이어 이번 ‘암살’의 흥행과 임신 소식까지. 전지현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임신 소식이 보도되기 전 전지현은 평소와 같이 인터뷰를 진행했다. 빽빽한 인터뷰 일정을 마무리하는 날이라 조금은 들떠 보이는 전지현에게 ‘암살’의 관람 소감을 묻자 최동훈 감독에 대한 극찬이 이어졌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감독님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시나리오는 영화보다 훨씬 심각하고 감독님의 유머코드가 없었어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님이 대단하다고 느낀 게 원래 주고자 했던 메시지와 감독님 특유의 색이 모두 담겨있어서 놀랐어요.”

   
 

전지현은 2012년 ‘도둑들’ 이후 두 번째로 최동훈 감독과 작업했다. 전지현은 “김혜수 언니도 두 번 작품 했고, 저도 두 번째 작품인데 감독님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감독님하고 ‘도둑들’ 촬영할 때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라며 “‘암살’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마음의 결정을 할 수 있었어요. 감독님이 먼저 ‘암살’을 기획할 거라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기분 좋게 ‘할래요’라고 바로 말했어요. ‘별그대’는 그다음에 결정됐고 ‘암살’이 먼저 계획된 작품이었죠”라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전지현은 최근 최동훈 감독의 ‘뮤즈’를 밀고 있다며 세 번째 작품에 대한 기대도 함께 내비쳤다.

물론 부담감도 있었다. ‘암살’에서 전지현은 친일파 암살 작전 대장인 독립군 저격수 안옥윤 역을 맡았다. ‘암살’은 안옥윤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극이 펼쳐진다. 여자 주인공으로 영화를 이끌며 1인 2역까지 맡아야 하니 부담감이 없는 것이 이상하다. 하지만 완벽한 캐릭터와 시나리오에 대한 욕심이 더 컸다.

“캐릭터만 좋았어도 감사한 일인데 이야기가 정말 완벽한 거예요. 좋은 배우들이 욕심을 낼만했죠. 안옥윤이라는 인물을 표현하는 것에 고민이 많았어요. 안옥윤은 이야기가 많고 보여줄 게 많은 인물이에요. 영화가 100회 촬영이라면 안옥윤이 80회 촬영이니깐 영화의 80%에 등장하는 셈이죠. 매 신에서 안옥윤의 이야기를 할지, 어떻게 안옥윤을 보여줄지에 대한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이야기가 많은 인물일수록 다 보여주려고 하면 보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지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야기를 많이 하기보다는 힘을 뺄 땐 빼면서 완급 조절을 했어요.”

   
 

‘암살’에서 전지현은 완벽했다. 전지현 스스로는 “서로를 달리 표현하는데 강박감이 있었는지 어색했다”고 했지만 절제된 안옥윤과 부족함 없이 자란 미츠코 모두를 별개의 캐릭터로 어색함 없이 완성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139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을 지루하지 않게 이끌어갔다.

전지현에게 ‘암살’은 안옥윤이 집을 떠났다 다시 돌아오는 여정이다. 영화 대부분 장면에 등장하는 전지현은 촬영하다 연기에 대해 의문이 들 때마다 ‘여정’이라는 굵은 선을 잡아가며 중심을 잡았다. 최동훈 감독의 디렉팅도 한몫했다. 최동훈 감독은 과거 ‘도둑들’ 촬영 당시 전지현에게 숨도 쉬지 말고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형식적인 대화 간 침묵을 줄이니 연기에 군더더기가 없어졌다. 이번 ‘암살’ 촬영에서 전지현은 최동훈 감독에게 “감독님 저 또 연기 업그레이드하러 갈게요”라고 말했다. 최동훈 감독의 작품을 끝낼 때 마다 많이 발전하겠다는 기대감이 있다는 전지현은 흥행에 대한 질문에도 긍정적인 욕심을 표했다.

“사실 ‘도둑들’ 이후로 바뀐 건 없어요. 천만이라는 수치가 직접 피부에 와 닿는 건 없어요. 오히려 ‘별그대’를 했을 때가 중국에서도 열풍이라 반응이 더 뜨거웠거든요. 그래서 어떤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기분 좋은데 사실 뭐 ‘기록’ 정도가 아닐까요. 물론 작품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냥 사람이 살면서 잘될 때는 일이 쭉 잘되는데 안 될 때는 쭉 안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래서 요즘처럼 일이 잘될 때 ‘최고치로 잘 돼보고 싶다’라는 그런 느낌은 사실 있어요.”

전지현의 말대로 요즘 전지현은 모든 일이 잘되고 있다. 한때 부진했던 흥행성적은 이미 충분히 만회했다. 영화, 드라마, CF의 성공은 물론 인간 전지현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임신이라는 축복도 얻었다. 따가웠던 대중의 시선도 결혼을 기점으로 한층 부드러워졌고, 그녀 자신도 대중들이 보는 시선에 어떤 색안경이 걷힌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런 전지현의 최근 관심사는 ‘잘 먹고 잘사는 것’이다. 두루뭉술한 대답이라는 생각도 잠시, 전지현은 꽤 구체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결국은 연기였다.

“여러 의미가 있는데 기준이 좀 모호하잖아요. ‘잘 먹고 잘사는 게 뭔데?’라고 반문할 수도 있는 거죠. 여러 타입의 배우가 있는데 저는 영화 촬영 내내 캐릭터에 빠져 살지 않아요. 어떤 배우는 자신을 극한까지 몰고 가서 외로움을 끝까지 느낀 다음에야 진정한 감정이 나올 수 있다고 하는데 제가 그런 삶을 산다면 연기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인간 전지현으로 사는 인생이 훨씬 더 많거든요. 하지만 저와 일을 떨어트릴 수 없고 궁극적으로 좋은 연기를 해야 하는 사람이잖아요. 그러려면 저는 좋은 사람으로서 잘 먹고 잘살고 싶은 거예요. 저도 별거 없어요. 그냥 집중하고 싶은 거죠. 제 삶이 너무 복잡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많다면 연기뿐만 아니라 뭐든지 일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겠어요?”

살면서 모든 걸 잊고 집중할 수 있는 일이 몇 개나 될까? 배고픔도 아픔도 잊을 정도로 몰두할 수 있는 일이 전지현에겐 연기다. 전지현은 연기할 때 살아있다는 생각이 들고 재미있다고 한다. 모든 걸 잊고 몰입하고 그로인해 즐거움을 느끼니 성과가 좋은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전지현은 과거 자신의 작품을 돌아보니 자신의 나이에 맞는 역을 더 많이 못 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전지현은 “20대만이 표현할 수 있는 생각과 모습을 좀 더 담아 놓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라며 “지금도 늦었나? 스스로 물었는데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몇 년 전까지 전지현의 대표작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였다. 한동안 영화계에서 부진했던 전지현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연속으로 작품을 흥행시키며 CF퀸이 아닌 톱 여배우로 우뚝 섰다. 이제 그녀의 대표작은 ‘엽기적인 그녀’도 ‘도둑들’도 아닌 ‘암살’이다. 30대의 전지현은 앞으로 30대의 전지현만이 표현할 수 있는 모습과 연기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대표작은 항상 ‘다음 작품’이 경신할 것이다.

‘암살’ 전지현 인터뷰 / 사진=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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