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잠만 잤다’ 저자 이재목 "가정 이룬 커플 연락 올 때 보람"
[인터뷰]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잠만 잤다’ 저자 이재목 "가정 이룬 커플 연락 올 때 보람"
  • 승인 2015.07.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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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잠만 잤다’저자 이재목 "가정 이룬 커플 연락 올 때 보람"

 남녀의 만남을 주선하는 직업을 가진 한 남자가 현대사회 젊은이들에게 건강하고 현명한 연애 및 이별 방법을 제시했다. 그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잠만 잤다’라는 책으로 잠만 잤다가는 다가오는 인연을 알아보기 힘들 것이라는 센스있는 경고를 내세운 듀오의 이재목 영업지원팀장이다. 개그맨이었던 그가 남녀간의 만남에 대한 ‘솔루션 제시’에 사명감을 느끼고 연애상담가로서 일을 한 지 15년이 됐다. 이 팀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젊은이들에게 고하는 ‘연애 설명서’를 들어봤다.

Q. 개그맨에서 연애상담가로서의 전향, 어떻게 진행된 건가

A. 흔히 말하는 우연한 기회에 시작했다. 개그맨 선배의 추천으로 앞으로 ‘이 직업’이 뜬다라는 말에 경험이나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정작 추천한 선배는 5개월후 다른 직업으로 이직함) 개그맨과 비슷한 것은 낯선 사람과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선 비슷했으나, 더 강한 상대를 만난 느낌이랄까. 공개홀이나 극장에 온 관객들보다 더 안 웃고, 더 경직된 태도로 온 사람들의 마음을 푸는 것에 묘한 승부욕과 카타르시스를 느껴서 이 일을 하게 됐다.

Q. 연애상담가로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가

A. 얼마전 KB손해보험과 LIG손해보험사간 기업합병 기념 미혼직원간 미팅이벤트를 1박 2일간 진행했다. 과거에는 연애나 결혼을 테마로 한 산업이라든가, 직업이라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인색하고, 부정적인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제는 두 거대기업의 인사복지 프로그램의 전면에 이재목의 미팅 이벤트와 연애특강이 전면에 배치될 만큼 사회적 분위기와 요구에 변화했다. 여기서 총 25쌍 중 8쌍의 커플이 탄생했다.

또 원주시청의 공무원과 국립과학수사 연구원이 기획행사를 통해서 만나 결혼을 했고, 두 명이 세 명이 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면서 괜히 ‘사촌오빠’쯤 되는 양 희열과 보람을 느꼈다.

Q. 커플 된 사람들의 결혼 성사시 결혼식 사회를 봐 주신다고 읽었다. 몇 회 진행해 보셨는가

A. 약 50회가량 진행했다. 사실 결혼식을 많이 가지는 못한다. 주로 소개팅이나 미팅 이벤트 등의 미혼남녀간 만남이 주말에 이뤄지기 때문에 요청은 많으나, 응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그맨에서 연애상담가로 변신

‘연애의 시작과 끝’ 책에 담아

‘노년의 性’ 등 관심 둘 과제

Q. 본인의 연애는 어떻게 진행 중이신지?

A. 의사한테 ‘건강하세요?’ 라고 묻는것과 같고, 부동산 중개인한테 ‘집은 있으세요?’ 라고 묻는 것과 같은 질문이다. 지난주 금~토요일에 1박 2일 미혼남녀 여름맞이 사랑의 인연만들기를 진행하고 왔다. 아침 9시부터 행사를 준비해서 그날 밤 10시에 일이 종료됐다. 서서 대략 8시간 정도 일했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같은 팀 후배들과 한바탕 수다를 떨었다. 이럴 때 만약에 ‘오늘 영화보자’, ‘저녁때 홍대 가서 콘서트 볼까’ 심지어 ‘아무리 행사라지만 왜 그리 전화가 안돼?’ ‘사랑이 식은 거아냐’ 라고 하는 애인이 있다면 그건 아마 재앙일 거라는 말로 한참 동안 다같이 웃었다. (참고로 행사 스태프 전원이 솔로다) 남 짝을 찾아주는 사명감과 행복한 주말 데이트라는 선택 속에 놓여있는 직업이다. 당분간은 일에 집중할 생각이다.

Q. 책 제목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계기가 무엇인가

A. 개그맨 시절 소위 한번 꺾는 것이 개그의 기본이었는데 그 기술이 작용한 거 같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게 백마 탄 왕자는 없다. 아무리 예쁘고 좋은 집안의 공주라도 왕자에게 손을 흔들며 본인이 여기 있다고 말하고, 왕자가 오면 먼저 일어서서 상냥하게 미소 지으며 인사해야 왕자도 사랑한다고 용기낼 것이다. 책 제목의 핵심은 ‘공주’라는 단어에 있다. 하녀나 향단이가 아닌 좋은 조건의 매력 있는 미혼남녀들을 대변한 것이다.

Q. 독자의 타깃을 어떻게 설정했는가

기본적으로는 연애의 시작과 끝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사실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연애나 결혼과 관련한 조언이나 지침서는 눈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방금 헤어진, 혹은 사귈까말까 고민 중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무엇보다 필자의 전공이 ‘인연의 시작’이기에 어떻게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고자 했다.

Q. 향후 중년을 위한 강의를 진행하거나 책을 쓸 생각도 있는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말이 있다. 인생에 있어 남녀간 사랑의 범주를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즉 연애와 같은 남녀의 사랑은 나이와 세대, 지위고하를 막론하는 인간 본연의 의무이자 권리다. 대한민국의 경우 기술적 발달 속도에 비해서 사람의 기본적인 행복과 삶에 대한 고찰과 배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세상에서 연금보험만 개발하지 말고 노인들의 성문제나 중년부부의 정신적, 육체적 소통에 대해서도 시급히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지금 필자가 업무상 만나는 미혼남녀들 역시 필자와 같이 나이를 먹음에 따라 꾸준히 그들의 관계를 관찰하다보면 어느새 중년들의 이야기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늘 해본다. 공무원처럼 필자에게도 안정적인 ‘연애연금’이 보장된 것이 아닐까 혼자 생각해본다.

김유진 기자 ujin6326@gmail.com

기사제공 = 데일리스포츠한국 / 스타서울TV 제보 sstvpre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