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 STAGE]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우리 사회의 치부와 아픔으로 자란 한그루의 거목(종합)
[SS STAGE]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우리 사회의 치부와 아픔으로 자란 한그루의 거목(종합)
  • 승인 2015.09.0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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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것이 알고 싶다’ 문성근, 김상중, 정진영

[SS STAGE]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우리 사회의 치부와 아픔으로 자란 한그루의 거목(종합)

사회, 종교, 미제사건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 탐사하는 프로그램으로 1992년 3월 31일에 SBS에서 첫 방송한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가 1000회를 맞이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대한민국의 민영방송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중 가장 오래 됐으며, SBS 최초의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문성근의 진행으로 ‘이형호 어린이 유괴사건’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불러일으키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23년의 시간 동안 문성근(1·4대)부터 김상중(7대)까지 6명의 진행자가 있었으며 거쳐 간 PD만 80여 명에 달한다.

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위치한 더 브릴리에 예식홀에서 열린 ‘그것이 알고 싶다’의 10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민인식 교양국장은 “‘그것이 알고 싶다’ 조연출로 시작했다. 입사해서 처음 시작한 프로그램이 ‘그것이 알고 싶다’였다. 첫 촬영에서 문성근 선배한테 사인을 받으려다 선배한테 혼난 경험이 있다. 그 이후 23년이 지나고 1000회를 맞이했다”라며 1000회 소감을 전했다.

   
▲ SBS 민인식 교양국장

이어 민인식 교양국장은 “‘그것이 알고 싶다’는 큰 거목이 된 것 같다. 나무도 천 년이 되면 종에 상관없이 다양한 모습을 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시사다큐 프로그램이자 고발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모든 요소가 포함된 것이 ‘그것이 알고 싶다’가 걸어온 1000회의 과정이다. 시사고발프로그램의 역할, 토요일 밤 11시 타사 예능프로그램과 싸워야 하는 역할, SBS 이미지의 역할을 모두 수행하며 큰 나무를 만든 것 같다. 앞으로 2천회 3천회까지 갈 거라 생각한다”라며 애착을 보였다.

1대와 4대 MC를 맡은 문성근은 “시사프로그램을 연기자가 진행한 건 처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문성근은 세트장을 걸으며 진행을 했다. PD나 기자는 이러한 부분에서 부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연기자는 이를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다. 문성근은 “연기자가 진행했기에 화면이 역동적이었고 시선을 붙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 진행자로 섭외됐을 때 연극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말하는 거리감이 기존 방송보다 멀었다. 멀리 있는 카메라를 향해 말하다보니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크게 말했다. 그런 부분이 ‘그것이 알고 싶다’의 특징이 됐다. 처음 보는 포맷이고 눈길을 끄는 요소들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7대이자 현재 진행을 맡고 있는 김상중은 “2008년 3월 1일 659회 숭례문 화제로 MC를 시작했다. 당시 민인식 국장은 CP였다. 함께 출발했는데 그는 지금 국장이 됐고, 나는 여전히 승진하지 못하고 MC다”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했다.

김상중은 “나는 저널리스트가 아니다. 저널리즘을 가지고 끝까지 두드리고 취재에 열과 성의를 다하는 건 제작진이다. 아울러 시청자도 함께 했기에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금까지 오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닌 건 아니라 질타했고 공분할 부분은 함께했다”라며 그간 ‘그것이 알고 싶다’가 걸어온 길을 회상했다. 김상중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정치, 사회, 경제 모든 걸 알려주는 것이 ‘그것이 알고 싶다’가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5대 MC인 정진영은 “첫 단추가 잘 끼워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큰 기쁨과 반향을 일으킨 건 제작진의 열정과 이전 MC들의 진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정진영은 ‘그것이 알고 싶다’의 ‘그것’에 대해 “우리의 ‘소망’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의 아픔과 치부를 이야기하지만 그걸 넘어 우리가 도달해야하는 소망점을 말하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3년이라는 시간동안 ‘그것이 알고 싶다’는 사회, 종교 분야 뿐 아니라 학대받는 아이들, 성적 소수자, 시설에 감금된 인권유린 피해자, 희귀질환을 앓는 사람들, 미제 사건의 범죄 피해자들 등 다양한 이슈를 다뤄왔다. 성역이나 선입견 없이 소재를 찾지만 스토리텔링형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걸맞게 미스터리한 구성을 살릴 수 있도록 고민해왔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드라마틱한 구성을 시도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미니 시리즈나 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평한다. 이날 김상중은 “그럼에도 앞으로 더 진화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예전 진행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시도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 가서 좀 더 생생한 느낌을 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라고 말했다.

8년에 가까운 시간을 ‘그것이 알고 싶다’의 진행을 맡은 김상중을 비롯해 초대 MC 문성근, 5대 MC 정진영 모두 본업은 연기자다. 다양한 역을 연기하는 것이 연기자로서 당연히 품어야하는 욕심이지만 ‘그것이 알고 싶다’와 같은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역할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문성근은 “그것이 알고 싶다’를 오래하면 늘 반듯한 모습을 보이다보니 관객들이 영화에 젖어들지 못할 염려가 있다. 그만 둔 여러 가지 이유 중에 한 부분이기도 했다”라고 제약에 대해 언급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하면서 생긴 역할의 제약에 대해 김상중은 “캐스팅 섭외에 대한 제한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제한이다. 악역도 물론 할 수 있다. 진정성 있는 악역이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은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1000회라는 금자탑을 달성하며 수많은 사건을 보도했고 반향을 일으켰다. 문성근은 자신의 진행을 맡은 사건 중에서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사건이 기억이 남는다. 장준사 선생 빈소에 마지막 목격자가 문상을 왔다. 그 분을 붙잡고 녹음을 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문성근은 “6.25때 북한에 끌려간 남편이 탈북해서 6개월 간 결혼 생활을 했던 아내를 다시 만나는 장면이 있다. 두 분이 여관에서 만나는 부분에 더빙을 하는데 내레이션을 다 지우자고 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설명이 됐다. 그 장면이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진영은 “진행을 하던 시절이 참여 정부 시절이다. 언론의 자유가 많이 허용됐던 시절이다. 온갖 이야기를 온갖 매체에서 하는데 방송에선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많은 작품을 했는데 하나를 꼽으면 고 김선일 씨 피랍사건을 말하고 싶다. 갑자기 아무도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일이 생겼다. 보통 5~6주의 제작기간이 필요한데 일주일 만에 모든 제작진이 밤새며 만들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김상중은 가장 최근인 ‘세월호 사건’을 언급했다. 김상중은 “진행을 하면서 피해를 본 분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들이 나에게 일어났다’라는 말이다. 나 역시 그렇다. 모든 일들이 기억하고 싶으면서 아닌 일들이었다. 그럼에도 가장 기억이 남는 건 세월호 사건이었다. 우리 사회의 총체적 문제를 드러낼 수 있었던 사건이었다. 끝끝내 감정을 추스를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1000회를 맞이한 소감에 대해 문성근은 “1000회를 맞이해 정말 기쁘다. SBS 간판 프로그램이 됐다 생각한다. 지금까지 제작진이 애를 많이 써주셨는데 앞으로도 더욱 길게 발전하기를 기원한다”라며 축하했다. 정진영은 “벌써 1000회가 됐다. 진화라는 것은 최적화의 과정이라고 알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처음 시작했던 정신을 최적의 상황에서 말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계속 나아간다면 2천회, 3천회까지 갈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상중은 “시사교양프로그램이 1000회의 금자탑을 이루긴 어려운 일이다. 내가 할 일은 이 금자탑을 잘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별히 더하거나 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앞으로 남은 시간 잘 진행하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3년, 1000회의 시간 동안 수많은 제작진과 진행자, 사건들이 지나갔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23년이라는 시간동안 국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알아야 하는 ‘그것’을 위해 달려왔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더 많은 시청자들이 볼 수 있고 주목할 수 있도록 ‘사건’과 함께 ‘프로그램 기법’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은 시청자들로부터 나온다는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이 23년 동안 ‘그것이 알고 싶다’를 성장시켜 거목으로 만들었다. 우리의 아픔과 치부를 이야기하지만 그 넘어 소망을 바라보는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역사에는 제작진, MC, 시청자 모두가 녹아있었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 1000회 기자간담회 / 사진=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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