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예뻤다 종영] 황정음·박서준·최시원·고준희 , '대체불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이유
[그녀는 예뻤다 종영] 황정음·박서준·최시원·고준희 , '대체불가'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이유
  • 승인 2015.11.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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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예뻤다’가 11일 종영했다. ‘그녀는 예뻤다’는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입지를 다진 작품이었고, 누군가에게는 재발견이란 수식어를 달게 해준 작품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연출 정대윤 l 극본 조성희 분)는 주근깨 뽀글머리 역대급 폭탄녀로 역변한 혜진과 초절정 복권남으로 정변한 성준, 완벽한 듯 하지만 빈틈 많은 섹시녀 하리, 베일에 가려진 넉살끝판 반전남 신혁, 네 남녀의 재기발랄 로맨틱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황정음이 혜진, 박서준이 성준, 고준희가 하리, 최시원이 신혁을 맡아 열연했다.

첫사랑 폭탄녀와 복권남의 재회가 다소 진부한 로맨스 소재일 법 했지만 배우들의 열연으로 ‘그녀는 예뻤다’는 배우들의 ‘모스트스러운’ 열연으로 흥행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았다. 지난 10월 29일 방송된 13화는 전국 시청률 18.0%를 기록하며 2015년 MBC 주중 드라마 최고 시청률(11월 11일 기준) 타이틀을 가져갔다.

   
 

황정음 ‘믿보황’ 자리 굳혔다

황정음은 MBC에서 지성과 ‘킬미힐미’를 흥행시킨지 6개월 여 만에 다시 ‘그녀는 예뻤다’를 선택했다. ‘킬미힐미’를 통해 ‘예쁨’을 내려놓은 황정음은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본격적으로 ‘예쁨’을 포기했다.

외모, 집안 배경, 성격까지 모든것을 갖춘 김혜진은 청소년기가 되자 폭타머리에 안면홍조를 겪으며 미모를 잃었다. 이를 위해 황정음은 빨간 얼굴, 과한 곱슬머리 분장을 하고 시청자들 앞에 섰다.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화려한 의상 대신 정장바지, 흰양말에 검정 구두를 신는 촌스러운 모습으로 신혁으로부터 ‘잭슨’이란 별명을 얻었다. 항정음은 중반, ‘예뻐지기 전까지’ 잭슨스러움을 유지하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특히 황정음은 1회에서 신혁(최시원 분)과 부딪혀 바닥에 넘어진 후 자일리톨 껌을 자신의 앞니로 오해해 “앞니가 빠진 것 같다”고 걱정하는 장면에서 능청스러운 코믹연기를 보여줬다. 박서준과는 로맨스를 보여줬다면 최시원과 코미디 또한 놓지 않은 것.

‘내 마음이 들리니’ ‘골든타임’ ‘비밀’을 흥행시킨 후 ‘끝없는 사랑’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보였지만 ‘그녀는 예뻤다’를 수목극 1위 자리에 올려놓으며 ‘믿고 보는 황정음(믿보황)’이란 타이틀을 아깝지 않게 만들었다.

   
 

박서준 지상파 첫 주연에서 '대박'

박서준의 지상파 주연 데뷔 역시 성공적이었다. ‘드림하이2’로 시작해 ‘금나와라 뚝딱’ ‘따뜻한 말 한마디’ ‘마녀의 연애’ ‘킬미힐미’ 뿐 아니라 영화‘악의 연대기’ ‘뷰티인사이드’로 성공적인 스크린 진출을 알렸다.

‘킬미힐미’에서 황정음을 오빠로 만났다면 이번엔 소심하고 키 작고, 체중이 남들보다 더 나가다 환골탈태한 지성준으로 만났다. 외모 성격에서 정변한 지성준과 박서준의 씽크로율은 제법 높았다.

지성준은 고집 세고 독단적인데다 싸가지 없고 독종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남자주인공의 정석을 따랐다. 하지만 박서준을 만나 ‘모스트스럽게’ 완성됐다. 박서준이 만들어 낸 지성준에 ‘지부편앓이’ ‘지랄준’란 말이 등장한 것. 박서준의 훤칠한 비주얼이 돋보인 ‘지성준 패션’도 패션 뿐 아니라 수많은 ‘남친짤’이 탄생하며 여성시청자들의 인기를 입증했다.

‘그녀는 예뻤다’ 제작사 측은 “박서준은 촬영장에서 항상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 연구에 열성적이다. 사실 지성준 이라는 캐릭터가 연기하기에 쉽지 않은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대본에 충실하면서도 그 안에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내고 있다. 그런 그의 노력과 열정이 작품 속에 발현되며 ‘지부편앓이’ 로 그 인기가 이어지는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서준은 대체불가 지성준 캐릭터를 만들어 내며 첫 주연작에서 흥행을 맛본 것은 물론 ‘로코킹’ 타이틀을 얻었다.

   
 

김신혁, 최시원이라 다행이다

최시원은 과장되고 오버스러운 김신혁으로 시청자를 설득시키는데 성공했다.

‘열여덟 스물아홉’으로 첫 연기를 시작한 최시원은 ‘오 마이 레이디’ ‘아테나 : 전쟁의 여신’ ‘포세이돈’ ‘드라마의 제왕’으로 슈퍼주니어 활동 못지않은 배우 필모그라프를 쌓아왔지만 출연작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예뻤다’에서 연기한 김신혁은 최시원에게 맞춤옷이었다. ‘전세계에서 한방에 통하는 할리우드표 허세 완전 충전’이란 설명을 달고 있는 김신혁은 장면 장면이 과장되고 오버스러웠다. 하지만 이 오버스러움은 최시원을 만나 시청자에게 ‘매력’으로 다가왔다.

특히 최시원은 ‘그녀는 예뻤다’ 출연에 앞서 ‘무한도전’ 식스맨 선발에 참여해 이미 ‘신선한 오버’의 매력을 보여준바 있다. 특히 자신의 흑역사가 될 수 있는 포춘쿠키를 전면에 내세운 것 뿐 아니라 할리우드식 오버 제스처로 대중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무한도전’으로 대중성을 확보한데 이어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흥행에 대한 갈증을 해갈, 몸에 딱 맞는 캐릭터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한 최시원. 최시원은 최시원이 아니라면 상상할 수 없는 김신혁을 만들어 놓고 잠시 안방극장을 떠난다.

오는 19일 입대를 앞두고 있어 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독보적 존재감과 함께 유일무이 캐릭터를 만들어 낸 최시원이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이유다.

   
 

고준희, 이런 친구 또 없습니다

고준희 역시 누구보다 민하리에 제격이었다.

고준희는 ‘그녀는 예뻤다’에서 자신의 비주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그 비주얼의 장점을 보여주는 것으로만 소비하지 않았다.

극중 민하리는 예뻐도 너무 예쁜 초미녀에 몸매는 얼굴 보다 더 뛰어난 인물.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민하리는 시원하게 쭉 뻗은 팔다리에 대문자 S가 완벽하게 겹쳐질듯 한 볼륨감 넘치는 퍼펙트바디의 소유자다.

고준희는 실제로 민하리의 비주얼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황정음이 정장바지, 흰양말에 검은색 구두로 ‘잭슨’ 패션을 완성하는 동안 다양한 패션으로 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맨투맨 티셔츠에 라이더 등의 아이템 뿐 아니라 플리츠 원피스 안에 터틀넥을 레이어드 한 믹스앤 매치로 감각을 뽐냈다.

극중 김혜진의 둘도 없는 친구면서 지성준 때문에 살짝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곧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의리녀’ 타이틀을 지켰다. 극 내내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방해하는 대신 두 사람의 사이를 응원하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의리녀’의 모습을 보여준 것.

캐릭터의 매력 뿐 아니라 연기적인 성장도 돋보였다. 친구와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며 섬세한 감정을 그려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내 마음이 들리니’ ‘추적자 THE CHASER’ ‘야왕’ 영화 ‘결혼전야’ ‘나의 절친 악당들’으로 꾸준히 필모그라프를 쌓은 고준희.  전작들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한 고준희는 ‘그녀는 예뻤다’를 통해 ‘패셔니스타’로 각인된 이미지를 벗어날 수 있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 / 사진=MBC ‘그녀는 예뻤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