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몽백합배 반집패, 커제 '신의 한 수'는 중국룰…공배 규정에 우승 발목
이세돌 몽백합배 반집패, 커제 '신의 한 수'는 중국룰…공배 규정에 우승 발목
  • 승인 2016.01.0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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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몽백합배 반집차 패, 커제 '신의 한 수'는 중국룰…공배 규정에 우승 발목

   
▲ 이세돌 몽백합배 반집차 패, 커제 '신의 한 수'는 중국룰…공배 규정에 우승 발목 / 사진 = 뉴스1

이세돌(33) 9단이 ‘중국 룰’에 발목이 잡혀 중국의 바둑의 새 강자 커제(19) 9단에게 아쉽게 패했다. 이로써 이세돌 9단은 3년 만에 노리던 메이저 대회 우승에 실패했다.

이세돌은 5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시에서 열린 제 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결승 5번기 최종 5번국에서 커제 9단에게 281수만에 백 반집패, 종합전적 2승3패로 우승을 놓쳤다.

우승자 커제는 180만 위안(약 3억 2000만원), 준우승한 이세돌은 60만 위안(약 1억 8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두 기사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번 결승에서 이세돌은 1국에서 흑불계승을 거뒀지만 2국과 3국에서 커제에게 연속으로 불계패를 당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하지만 이세돌은 지난 4일 열린 4국에서 백을 쥐고 160수 만에 백불계승을 거둬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며 최종국까지 끌고 갔다.

4국까지 2승2패로 팽팽하게 맞서던 이세돌과 커제는 최종 5번국에서도 접전을 펼쳤다.

이날 이세돌은 초반에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후반 커제에게 예상하지 못한 수를 내주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하지만 이세돌은 다시 전열을 가다듬고 우상변에서 커제의 실수를 틈타 미세한 형국을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커제가 마지막에 공배를 메운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그 ‘신의 한 수’는 바로 ‘중국 룰’이었다. 커제가 반패를 잇지 않고 공배를 메운 것이다.

집 사이의 경계를 일컫는 공배는 한국 규정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데 크게 상관이 없다. 하지만 중국 바둑에서는 살아있는 돌과 집을 합해서 마지막 계산을 한다. 결국 커제가 공배에 자신의 돌을 놓으면서 살아있는 돌을 하나 더 만들었고 반집차 승리를 거뒀다.

한국의 규정이었다면 이세돌의 승리였지만 중국이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중국 규정에 따라 이세돌은 아쉽게 반집차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세돌도 중국 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중국 규정을 잘 알고 있다. 이세돌도 이를 활용해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몽백합배 최종국에서 패한 이세돌은 커제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 6패로 뒤지게 됐다.

이세돌로서는 이번 몽백합배가 커제와의 설욕전에서 패했다는 점, 그리고 3년만에 메이저 대회 정상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는 점이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이세돌은 지난해 11월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준결승에서도 맞붙었다가 패한 바 있다. 커제는 이세돌을 꺾으면서 여세를 몰아 이 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또 지난 2012년 12월 삼성화재배 이후 3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렸던 이세돌의 메이저 우승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한편 이세돌을 꺾은 커제는 2015년에만 백령배 세계바둑오픈,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에 이어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 정상까지 차지했다. 커제는 3개 중국 대회 우승을 합쳐 2015년에만 총 6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스타서울TV 김중기 기자 / 이세돌 몽백합배 중국 룰에 반집차 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