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들추기] ‘응팔’ 어남택 만든 건 스포일러? 어남류는 꿈이었을까
[TV들추기] ‘응팔’ 어남택 만든 건 스포일러? 어남류는 꿈이었을까
  • 승인 2016.01.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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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응답하라 1988 속 한 장면, 류준열 혜리-이미연 김주혁

[TV들추기] ‘응팔’ 어남택 만든 건 스포일러? 어남류는 꿈이었을까

‘어남택(어차피 남편은 택이)’이 현실이 됐다.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마지막 1회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주인공 덕선(혜리 분)의 남편은 택(박보검 분)으로 결정됐다.

15일 방송된 ‘응팔’ 19회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 편에서는 택과 덕선이 북경에서 만나 술자리를 함께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호텔로 돌아온 덕선은 그의 동료 승무원의 실수 때문에 자신의 객실로 들어갈 수 없게 됐고, 이에 택은 덕선을 자신의 방으로 이끌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수면제를 먹는 택을 걱정하던 덕선은 실수로 지난날 키스 이야기를 꺼냈고, 택은 놀란 눈으로 “꿈이 아니었구나.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물었다. 덕선은 “겁이 났어. 우리 친구잖아. 어색해지면 어떡해. 너랑 어색해지는 거 상상이 안 되거든”이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택은 갑자기 덕선에게 입을 맞췄고, 이로써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마음을 확인했다.

이후 2016년 현재, 결혼해 살고 있는 덕선(이미연 분)과 택(김주혁 분)의 모습이 비췄다. 택과 덕선은 첫 키스 시기를 떠올리며 1989년과 1994년을 언급했고, 두 시기 모두 두 사람이 키스했던 날과 일치했다. 어남택 확정의 순간이었다.

이는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를 지지했던 팬들에게 집단 멘붕을 선사했다. 덕선을 향한 정환(류준열 분)의 눈빛과 고백 등은 '어남류'의 대표적인 증거라는 관측이 나왔고, 이에 극 초반부터 '어남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기도 했다. 방송 초반부터 정환을 응원하던 팬들은 마지막까지 '어남류'를 지지하고 있었고, 매주 던져진 ‘덕선이 남편 찾기’ 떡밥들은 ‘어남류냐, 어남택이냐?’를 놓고 수수께끼 같은 추리를 이어가게 만들었기 때문.

'응팔' 15화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정봉(안재홍 분)과 미옥(이민지 분)이 카페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방송됐다. 이날 두 사람은 드라마 ‘시크릿가든’ 거품키스를 패러디해 큰 화제를 모았었다. 당시 ‘어남류’ 팬들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미옥을 기다리는 정봉의 뒤쪽에서 인형을 발견한 것. 초록색 인형과 노란색 인형이 마주보고 있고, 빨간색 인형이 떨어진 곳에서 혼자 등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초록색은 정환, 노란색은 덕선, 빨간색은 택이를 나타내는 색깔이었다. 이에 결국 정환과 덕선이 이뤄지는 증거가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지기도 했다.

또한 ‘응팔’ 18화 마지막 부분에서는 이미연이 김주혁에 “음식물 쓰레기 좀 버려달라”고 부탁하자 김주혁은 “만화방 갈 때 버렸다”라고 답했다. 이 대사에서 ‘어남류’ 지지자들은 ‘김주혁은 정환이’라는 증거를 찾았다. 이유는 “만화책은 앞서 정환이가 자주 읽던 것”이라며 김주혁이 정환이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 tvN 응답하라 1988

‘어남택’ 결말을 놓고 현재 누리꾼들 사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스포일러’ 때문에 결말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것. 앞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정환 덕선 공항키스’라는 제목으로 “지금 어디 공항에서 혜리와 류준열이 키스신 촬영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는 내용이 담겨 게재됐다. 누리꾼들은 이를 보고 파일럿이 된 정환과 스튜어디스가 된 덕선이 공항에서 만나 키스를 하는 것으로 해피엔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고 추측했고, 해당 내용이 온라인을 통해 일파만파 퍼졌던 것과 관련해 제작진이 결말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이야 알 수 없지만, ‘어남택’ 결말은 ‘어남류’를 지지했던 많은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방 이후 급격히 줄어든 정환의 분량과 주인공 정환이 조연으로 전락하게 된 것에도 적잖은 논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환은 방송 초반만 하더라도 무뚝뚝하게나마 자신의 마음을 행동으로 직접 표현하는 적극성을 띈 인물이었다. 밤길 귀가하는 덕선을 데리러갔고, 소개팅을 말리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갑자기 덕선을 향한 관심을 끊어버리고 너그럽게 친구의 사랑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이날 방송에서는 “덕선과 잘 해보라”며 밀어주기까지 했으니 납득할 수 없는 전개였다. 18화에서 덕선에게 진지하게 고백했지만, 장난이라고 웃어넘긴 정환의 행동 역시 마찬가지.

극의 큰 틀을 이뤄오던 ‘덕선이 남편찾기’ 물음은 사실상 결론이 났다. 마지막 복선이었던 정환의 피앙세 반지 프러포즈와, 택의 첫 키스 꿈은 반전이 아닌, 함정으로 끝을 맺게 됐다.

한편 tvN '응답하라 1988'은 17일 20회를 끝으로 종영된다.

[스타서울TV 이제나 기자/사진=tvN ‘응답하라 1988’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