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TV] ‘PD수첩’ 사채의 덫 “사채업자가 업소 가서 일해서 갚으면 된다고”
[오늘밤TV] ‘PD수첩’ 사채의 덫 “사채업자가 업소 가서 일해서 갚으면 된다고”
  • 승인 2016.02.23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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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수첩

‘PD수첩’에서 사채의 덫을 파헤친다.

23일 오후 방송 예정인 MBC ‘PD수첩’에서는 ‘사채의 덫 - 대한민국 대부업 보고서 ’가 전파를 탄다.

작년 6월 기준 전국에 등록된 대부업체 수는 약 8천 7백여 개! 이들 업체로부터 돈을 

빌린 사람은 약 260만 명에 이른다. 각 지자체의 대부업 관리 감독 인력은 턱없이 부

족하고, 미등록 대부업체의 관리체계는 미흡한 실정. 게다가 작년 12월 그동안 

34.9%로 이자를 제한했던 대부업법의 시효마저 만료돼 금리 상한선이 없는 틈을 탄 

불법 대부업자들의 기승이 우려되는 상황. 이에 ‘PD수첩’이 국내 대부업 운영 실태

를 심도 있게 짚어봤다.

▣ 인권보다 재산권이 먼저?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람들

작년 3월, 경기 파주경찰서에 ‘내가 딸을 죽였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신고전화가 들

어왔다.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인 김모 씨는 딸을 살해하고 본인도 목숨을 끊으려다 

실패해 자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김 씨의 지갑 속에는 각종 독

촉장이 들어 있었다. 이혼 후 생활고에 시달린 김 씨가 대부업체로부터 빌려 쓴 천 

오백만원의 빚 때문에 독촉에 시달린 것. 결국 김 씨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말았다. 

도심 번화가에서 대형 카페를 운영하던 박혜영(가명)씨. 어느 날, 그녀를 찾아온 사

채업자는 친척의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 계약서를 내밀고 작성을 강요했다. 몇 달 

뒤, 그 친척은 가족에게 폐를 끼쳤다는 미안함과 항상 누군가 자신을 쫓는다는 불안

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결국 혜영(가명)씨는 사랑하는 친척과 운영하던 카

페까지 잃었지만 사채업자들의 독촉은 계속 됐다. 

“입금이 안 되면 전화가 계속 울려요. 끊임없이 울려요. 매장도 전화가 계속 울리

고 그러다 보면 한순간에 들어와 있어요. 매장에ⵈ 어느 분(사채업자)은 저한테 그랬

어요. 그냥 업소에 가서 일해서 거기서 (우리 돈) 갚으면 된다고. 그게 무서운 거예요

ⵈ”

                                                        - 박혜영(가명) 씨 INT 中 

▣ 음지의 약탈자들

취재 도중 우리는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대부 중개업체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

다. 이에 제작진은 대부 중개업의 영업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업체를 잠입 취재 했

다. 저축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한 조건의 고객도, 이율이 더 높은 대부업체로 연결하

라고 교육하는 업체 담당자. 중개업체는 많은 수수료를 받아내기 위해 서민들을 빛

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사금융(대부업)은 실적에 100% 잡힙니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60%만 잡힙니다

ⵈ (중략) 

유니세프처럼 고객한테 ‘단 1%라도 저렴하게 해주겠어’ 하다가는 망해요. 어떤 고객

이 300만원 필요한데 저축은행도 (대출승인)나고 사금융도 나면 어디서 받는 게 낫

겠어요? 사금융이죠.“

                    - 대부중개업체 직원 

협박에 시달리며 살인적인 이자를 지불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왜 사채를 쓰게 된 걸

까?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서민이 은행권 대출을 받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걸까? 제

작진은 서민금융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은행을 찾아가 상담을 받아봤다. 4대보험

에 가입되지 않은 비정규직이라고 하니, 소득을 증빙할 자료가 없다고 딱 잘라 말하

는 직원. 하루 종일 돌아다녔지만, 대출의 문턱은 높기만 했다. 제1・2금융권에서 대

출을 거절당한 저소득・저신용자들에게 합리적인 이율을 제시하며 돈을 빌려주겠다

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정부가 저신용자 된다고 했다가 거기서도 안 되면, 대한민국에서 저를 대출해주

는 데가 없잖아요 ⵈ 그러다보니까 사채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거예요. 거기는 신용

등급을 보지는 않거든요 ⵈ 어쩔 수 없이 살려고 썼다가 그게 죽는 길인지 모르고 쓰

는 거예요”

                   - 유현정(가명) 씨 INT 中 

4주 간 제작진이 취재하며 본 것은, 그야말로 ‘빚 권하는 사회’였다. 그리고 그 뒤에

는 막다른 길에 몰린 서민들에게서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는 불법 대부업자들이 

숨어 있었다.

▣ 일본계 대부업체, 국내 시장의 주축이 되다

업계에 따르면, 2015년 9월말 기준 일본계 대부업체들의 총 대부잔액은 6조 5천억 원

으로 전체 대부잔액의 59%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한국의 자본시장에 눈을 돌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에서는 높은 대부 이자로 인한 피해

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그 결과 2010년에는 법 개정을 통해 최고 이자율을 20%

로 제한했다. 이와 비교하여 높은 이자율을 보장해주던 한국은 또 다른 기회의 땅이

었던 것. 국내로 진출한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막강한 자금력을 과시하며 방송 광고

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며 국내 금융계

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본은) 빚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서 입법운동을 하고 금리규

제를 엄격하게 정했어요. 하지만 (일본 대부업체가) 한국으로 옮겨 가서 또다시 나

쁜 짓을 하고 있어요. 고금리 피해자를 낳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마음이 아파요....

(중략) 한국 사회도 법적규제를 강화하면 빚 때문에 고통 받는 사람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운동을 꼭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 우쓰노미야 겐지 변호사 INT 中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부업 등록제도도 허술하고 불법 영업에 대한 처벌도 크지 않

은 현실이 불법 대부업자들을 양산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

란히 신용 등급이 낮은 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어, 보다 합리적인 대출 제도에 대한 

고민과 법률 제정이 시급하다. 

‘PD수첩’ 1072회는, 근절되지 않는 불법 사채 시장의 실태와 그 부작용을 집중 취

재 했다. 

23일 오후 11시 10분 방송.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