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시간이탈자’ 임수정 “시간이 흘러도 강렬한 사랑”…여자로 남고 싶은 여배우 ⓶
[SS인터뷰] ‘시간이탈자’ 임수정 “시간이 흘러도 강렬한 사랑”…여자로 남고 싶은 여배우 ⓶
  • 승인 2016.04.14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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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인터뷰는 ‘시간이탈자’ 임수정, 청순한 외모에 숨어있는 그녀의 뚝심 ⓵에서 이어집니다.

‘시간이탈자’를 선택한 이유가 멜로의 감성이 들어있어서라고 했는데 다른 장르보다 로맨스 영화를 고집하는 편인가.

원래는 장르 영화를 좋아해요. 그래도 작품을 선택할 때는 멜로가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사랑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잖아요. 로맨스가 영화에서도 늘었으면 좋겠는데 사실 국내뿐만 아니라 할리우드도 마찬가지예요. 할리우드의 여배우도 ‘스타워즈’ 시리즈나 ‘헝거게임’ 등을 보면 여성 캐릭터가 주축이 돼지만 멜로에서 여배우가 주축이 되는 큰 규모의 영화는 적잖아요. 그래서 저도 상업영화에서 주어진 여배우의 롤을 충실히 하고, 저예산영화 같은 분야에서는 깊은 감성을 다루는 작품에 참여하며 자유롭게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임수정도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다. 점차 멜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텐데.

사랑에 대한 감정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강렬해지고 표현하고 싶어지는 것 같아요. 나이가 많이 들어 40대를 넘어가고 쉰이 돼도 여자이고 싶은 거 있잖아요. 여자로 남고 싶고 여자의 느낌을 주고 싶은 거. 나이가 들어도 아름답고 사랑스럽고 심지어 섹시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런 여자이자 배우 임수정으로 나이 들고 싶어요.

   
▲ 영화 ‘시간이탈자’ 임수정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나 여배우가 있나.

국내배우도 물론 너무 많은데 계기가 있었어요. 이제 60대에 접어든 프랑스 여배우 제인 버킨의 공연을 본 적 있어요. 3~4년 전에 쓰나미 자선공연으로 일본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도 공연했어요. 그때 큰 키에 블랙 정장 바지에 큰 셔츠를 입고 스탠딩마이크 앞에서 샹송을 불렀어요. 한 손은 바지주머니에 집어넣고 건들거리며 노래를 부르는데 너무 사랑스럽고 멋지고 섹시했어요. 그때 제인 버킨처럼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마침 저는 30대 초반에서 중반을 지나가는 시기라서 더욱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결혼에 관한 지금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어릴 때부터 30대에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40대 초반에 하고 싶어요. 30대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여자로서 로망이 있는 시기였어요. 온전하게 저만을 위해 시간을 보내고 싶었어요. 또래 친구들은 다들 가정이 있고 아이도 있어서 육아와 가정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저는 온전히 나만을 위해 지내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어요. 20대는 일밖에 없었어요. 일이 전부였어요. 저를 돌보지 못했어요. 오로지 필모그래피를 쌓는 것에 저를 지배했어요. 지금도 배우로서 많은 목표가 있지만 개인의 삶도 조화롭게 맞춰나가면서 살고 싶거든요.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배우로서는 어떤 목표를 지니고 있나. 

신인 때도 그렇고 지금도 하나예요. 연기로 인정받는 배우. 평단과 대중의 인정받는 스코어도 하나 정도 갖고 싶어요. 그걸 향해 달려가는 거죠. 그 스코어가 천만 이상이 될 수도 있죠. 그런 마음이 몇 년 전부터 생기더라고요. 이전 작품은 대부분 손익분기점은 넘겼어요. 연기력과 흥행력 모두 인정을 받는 작품을 몇 년 안에 보여드리고 싶어요.

   
▲ 영화 ‘시간이탈자’ 임수정

10년이 넘게 영화에만 출연했다. 요즘은 사전제작 드라마도 많이 나오는데 드라마 출연 의사는 없나.

제작 환경이 많이 좋아져서 생각은 있어요. 그동안 영화만 했던 가장 큰 이유는 영화가 더 좋아서요. 영화가 너무 좋아요. 10년 동안 영화만 했는데 저처럼 10년 동안 영화만 한 여배우는 없더라고요. 너무 미련하게 파고들다가 얼마 전에 알았어요. 다른 분들은 드라마와 영화를 함께하면서 대중에게 자주 노출된 거죠. 저는 영화만 하는데 그것도 다작하는 게 아니라서 대중과의 소통이 부족했어요. 배우는 결국 연기를 하는 사람이고 어떤 무대든 하는 게 맞는데 좀 미련하고 고집스러웠죠. 영화는 계속하고 제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향해 가겠지만 다른 분야의 도전도 열어놓고 있어요.

확실히 생각의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배우는 대중의 선택을 기다리는 처지예요. 캐스팅도 다 기다림이고 관객의 선택, 시청자의 채널 선택 등 언제나 선택 받아야하는 입장인데 소통이 필요하잖아요. 소통하는 데는 여러 창구가 있는데 저에겐 영화 하나였던 거예요. 다른 창구들도 활용할 수 있는 건데 말이죠. 인스타그램도 그런 일환으로 시작했어요.

[스타서울TV 정찬혁 / 사진= YNK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