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지켜주고 싶은 국민 남동생 유승호의 고민 (‘봉이 김선달’)
[SS인터뷰] 지켜주고 싶은 국민 남동생 유승호의 고민 (‘봉이 김선달’)
  • 승인 2016.07.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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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남동생이 어느덧 훌쩍 커 입대를 하고 남자가 되어 돌아왔다. 초등학생 때만 연기를 하려던 어린 유승호는 어느덧 24살이 됐고 여전히 모두에게 사랑받는 배우다. 아역배우 출신의 연기자들은 대중들에게 각인된 어린 이미지 때문에 성인배우의 문턱을 넘기가 힘겹다. 또래 아역 배우 중 단연 돋보였던 유승호는 온 국민이 그의 성장을 지켜봤다. 무거운 중압감 속에서 유승호는 한 번의 흐트러짐 없이 묵묵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넓히며 완벽히 성인 연기자로 성장했다.

유승호는 전역 후 네 작품을 몰아치며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풀지 못했던 자신과 팬들의 갈증을 한 번에 채운 느낌이다. 특히 7월 6일 개봉하는 영화 ‘봉이 김선달’(감독 박대민)에서 유승호는 대동강을 팔아 치운 전설의 사기꾼 김선달로 분해 이전에 없던 유쾌한 모습을 선보인다.

반듯한 외모와 이미지로 모두의 남동생이자 연인이자 사윗감인 유승호는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지만 속에는 고민을 한가득 안고 있었다. 단단한 청년 같았던 유승호의 안에는 여전히 초등학생 유승호가 있었다.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건실한 청년의 모습을 보이다가고 없던 모성애, 부성애를 생기게 하는 연약한 속내를 슬쩍 비추기도 했다.

   
 

‘조선 마술사’에 이어 이번에도 사극이다.

전혀 의도한건 아니었어요. ‘조선 마술사’ 촬영 당시에 ‘봉이 김선달’ 시나리오가 들어왔어요. 연달아 개봉할 것 같아 고민은 있었죠. 캐릭터의 분위기나 성격이 달랐고 장르가 코미디라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읽어서 꼭 해보고 싶었어요. 다행히 캐릭터 겹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본격적으로 코믹연기를 펼쳤는데 어려움은 없었나?

좀 힘들었어요. 저와 김선달은 정반대의 성격이에요. 그래서 나름대로 유쾌하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연기했는데 감독님은 부족함을 느끼셨죠. 그걸 넘기가 쉽지 않았어요. 다행히 후반부로 갈수록 스스로 코믹에 욕심이 생겼어요. 코믹연기를 할 때 옆에서 스태프들이 키득거리는 게 기분이 좋고 행복해지더라고요. 나중에는 감독님이 ‘오버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신이 나서 아이디어도 내곤 했죠. 저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연기한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고창석, 라미란 같은 베테랑 배우들이 큰 힘이 됐을 것 같다.

‘조선 마술사’를 촬영할 때는 전역 후 첫 작품이라 많이 긴장하고 떨었어요. 감독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아쉬운 스코어를 기록했죠. 그때는 전역하고 바로라서 제가 많이 긴장하고 떨었어요. 이번에는 창석 선배님, 미란 선배님, 민석이 형 등 사기패가 든든한 가족처럼 느껴져서 부담을 덜었어요. 덜 긴장해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기패만 봐도 재미없을 수 없는 조합이고 배우가 아닌 스태프들도 개그감이 충만했어요. 항상 웃음이 넘치는 현장이었어요.

   
 

군대까지 다녀왔는데 스스로 성인 연기자라는 인식이 생겼나?

이제 24살이고 다들 성인이라고 말씀을 해주시지만 제가 이쪽 일을 시작한건 유치원 시절이에요. 아역 시절이 너무 길어서 그런지 제 마음은 아직 초등학교에 머물러있어요. 이제는 심지어 저보다 어린 스태프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아직 어색하고 ‘내가 성인일까?’ 그런 의문이 있어요. 아직도 어릴 때 받았던 상처가 있나 봐요. 이런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현장에만 가면 아직도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 같아 기가 죽는 것도 없잖아 있고요.

성인 연기자로서 문턱을 넘는 시기에 갑자기 군대를 다녀와서 놀랐다.

잠시 벗어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어요. 그곳에 있으면 하고 싶어도 못하잖아요. 어차피 다녀와야 하는 곳이기도 하고 어릴 때 군인을 꿈꾸기도 했고요. 그래서 보충대도 웃으면서 갔어요. 어머니는 울고 계신데 밝게 웃으며 뛰어갔죠. 근데 들어가서 깨달았어요. ‘군대는 1년 9개월이면 충분하구나.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죠(웃음).

남들보다 일찍 다녀와서 이제는 마음이 가벼울 것 같다.

병역을 마쳤다는 건 홀가분해요. 가끔은 다시 군대로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 ‘조선 마술사’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데 당시 잘되고 싶은 마음에 최선이라고 생각한 작품을 선정했어요. 열심히 했는데 결과적으로 흥행에는 실패했죠. 당시 부정적인 반응들이 저한테는 엄청나게 큰 상처가 됐어요. 그래서 군대로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마음이 아픈 것보다 몸이 힘든 게 나을 것 같더라고요. 다행히 ‘리멤버’가 잘 되서 기분 전환이 됐어요.

   
 

평소 고민이 많아 보인다. 술도 안 좋아하는 걸로 아는데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어딜 가나 사람들의 시선이 따르니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보통 남자들처럼 편하게 놀고 싶고 친구들끼리 있으면 격한 장난도 칠 텐데 사람들 눈치가 보여요. 바른 생활 이미지가 있다 보니 ‘그럼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생각만하다 방법도 찾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어요. 그냥 안고 있으면 때가 되면 사라지더라고요. 감내하는 스타일이에요.

어릴 때부터 배우활동을 해서 커가는 과정을 대중들이 모두 지켜봤다. 부담을 많이 느끼는 것 같은데.

부담이 많아요. 하지만 이를 탓하기는 죄송해요. 대중들에게 각인된 이미지 때문에 제가 뭔가 자유롭게 할 수 없고. 예를 들면 연애를 하거나 친구들과 편하게 놀 수 없는 게 있죠.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잃었지만 대신 얻은 것들이 많아요. 지금 제 친구들은 취업으로 힘들어 하고 스트레스 받는데 저는 당시 포기했던 것들 덕분에 친구들보다 편하고 안정적으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잃은 만큼 얻었다고 생각하며 위안삼고 있어요.

배우로서 책임감이나 인식도 예전과 지금이 다를 것 같다.

제 위치도 그렇고 좀 더 책임감이 생겨요. 한 작품을 만나면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해서 완성해야겠다는 의무감도 있고요. 고등학교 시절에 책에서 그런 이야기를 봤어요. 사람은 태어날 때 한 가지는 잘하는 걸 지니고 태어나는데 그걸 찾기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그때까지는 이 일을 크게 원하지 않았는데 부모님께서 저의 재능을 찾아주신 거라고 생각하게 됐죠. 제가 운동이나 춤,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잘할 수 있는 부분을 갈고 닦아서 가장 잘하는 걸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전역 후 네 작품이나 했는데 다음 작품이 궁금하다.

전역하고 의욕이 넘쳐 쉬지 않고 했던 거 같아요. 저에게도 안 좋았다는 걸 알았고, 영화 만드는 모든 분들께도 제가 여유 없이 촬영하니깐 서로에게 좋지 않다는 걸 알았어요. 이제부터는 욕심을 내려놓고 천천히 가고 싶어요. 다음 작품은 밝은 것보다는 우울한 작품일수도 있어요. 멜로보다는 슬픈 휴먼드라마가 좋고 아니면 스릴러나 악역도 해보고 싶어요. ‘봉이 김선달’ 같은 코믹도 좋아요.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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