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또 오해영’ 전혜빈, '예쁜 금해영'이기에 충분했다
[SS인터뷰] ‘또 오해영’ 전혜빈, '예쁜 금해영'이기에 충분했다
  • 승인 2016.07.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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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해영’에서 ‘금해영’ 역은 인간미 넘치는 배우, 전혜빈이기에 가능했다.

전혜빈은 지난 1일 오후 강남구 청담동 모처에서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연출 송현욱|극본 박해영)종영 인터뷰를 열었다. 그는 극 중 ‘또 오해영’에서 외모부터 성격, 스펙까지 모든 게 출중한 캐릭터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방영 내내 ‘예쁜 오해영’, ‘금해영’, ‘전해영’ 이라 불리며 시청자들의 애증을 한 몸에 받았던 그는 이날 하고 싶은 얘기도 풀고 싶은 얘기도 많았다.

전혜빈 역시 ‘또요일’을 보낸 시청자들과 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떠나보내기 아쉽다. 데뷔 이래 큰 사랑을 받은 게 처음이다. 배우들끼리 헤어지기가 쉽지 않더라. 현장에 안 나가는 게 이상하고 울고불고 난리였다. 이 여파가 오래갈 것 같다”라고 후유증을 호소했다.

그는 사실 ‘흙해영’을 맡은 서현진과 대조돼 자칫 악녀 캐릭터로 비칠 수 있었다. 극 중 전혜빈은 연인 ‘박도경’(에릭)과 결혼을 앞두고 예식 당일에 잠수를 탔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를 천국에서 지옥으로 추락시킨 장본인. 그 결과 극 중 많은 구설수에 오르며 비난을 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럴수록 그녀는 스스로를 단련했다.

   
 

“초반에 욕을 많이 먹어 슬펐다. 예쁜 오해영의 속 이야기가 모두 나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분량이 많을수록 아마 욕을 더 먹었을 거다. 이렇게 사랑 받은 드라마는 처음이다. 그만큼 욕도 어마어마했다. 그래도 과거에 아픈 상처가 있는 ‘예쁜’ 오해영을 보며, 공감 간다며 위로를 받았다는 댓글을 많이 봤다. 그래서 기쁘기도 했다. 내가 이 캐릭터를 더 잘해내야겠다고 다짐했고 더 많은 설명을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들었다”

선망의 대상 ‘예쁜’ 오해영 역할에 대해 그도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진땀나기도 했다고 얘기했다. 또 도경과의 관계에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금해영’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다. 그렇기에 캐릭터에 더욱더 몰입하며 적은 분량에도 자신의 상황을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오해영(서현진)과 박도경(에릭)의 사랑이 저로 인해 돈독해졌다. ‘금해영’ 캐릭터가 짠하고 안쓰럽지만 결국 쿨하고 멋진 여자라고 생각한다. 도경이를 너무 사랑해서 사랑받지 못했던 금해영이다. 도경이를 떠나갈 만 했다. 그래도 내가 준 상처가 큰 거는 분명하니깐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청자들에게 금해영이 떠났던 이유 좀 더 설명해보고 싶다. 이기심 때문이라기 보단 도경이를 위해 떠나간 준 거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인연이었다. 또 보통 오해영이랑 좀 더 가까워지고 진솔해 지는 시간들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았다.”

   
 

남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캐릭터로 사랑받기에 충분했지만 드라마 인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마음고생은 누구보다도 심했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여배우로서 밉상 캐릭터는 감당하기 힘들었을 터. 극 초반 ‘보통’ 오해영을 맡은 서현진과 에릭(박도경 역)을 두고 대립각을 이뤘던 그는 극 중후반부로 가서야 자신에 대한 사연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에게 연민의 감정 느끼게 했다. 극과 달리, 서현진과 관계는 실제로 돈독했다. 그는 서현진과 일화를 공개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사랑을 많이 받는 드라마일수록 욕을 먹는 게 차원이 다르더라. 어마어마했다. 그만큼 적의 존재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속상하고 우울했다. 하지만 드라마가 끝나면 캐릭터가 남는 거니깐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랬지만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근데 (서)현진이랑 특별한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도 제 마음을 알아주더라. 드라마 끝나고 두 달 동안 스페인어를 배울테니 여행가자고 하더라(웃음). 어릴 때 잃어버린 친구를 찾은 느낌이다. 제가 촬영 대기가 많았다. 30시간을 기다릴 때도 있었다. 현진이가 ‘언니 마지막 회 축하해요’라면서 세벽 세 시에 케이크를 주더라. 이렇게 배려가 깊고 체력 있는 배우가 없다. 눈물이 나오고 잘될 수밖에 없는 애구나. 훌륭한 배우구나 느꼈다.”

결말에 이르러, 전혜빈은 에릭과 서현진의 사랑을 누구보다 진심으로 축복해주며 자신 역시 소개팅을 받는 모습 등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준비를 했다. 그런가하면 두 사람의 결혼식에는 참석하지 않는 뒤가 깨끗한 여자,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여운을 남겼다. 배우 전혜빈이 생각하는 ‘금해영’의 엔딩은 어떤 모습일까.

   
 

“마지막 장면에서 오해영(서현진)이 예쁜 오해영에게 ‘행복해야 돼’라고 하는데 정말 그 말로 인해 예쁜 오해영이 행복해질 것 같았다. 어머니에게 전화를 받으며 프레임 나가는 신을 마지막으로 촬영했는데, ‘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짠하고, 그리고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쁜 오해영과 같은 동질감을 가졌던 이들에게도 희망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비록 아픈 상처는 있었지만 긍정적인 성격이라 행복했을 거다. 꼭 행복해야 한다고 예쁜 오해영에게 말하고 싶다.”

‘예쁜 오해영’은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상대를 거짓 없이 대했지만 결국 서로가 상처받지 않는 사랑을 선택했다. 전혜빈 역시 한때 사랑에 올인을 하기도 했지만 점점 방어적인 사랑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런 그녀에게 ‘흙해영’ 커플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평소에는 시크하고 쿨한척하고 내가 이끄는 스타일이다. 막상 연애를 시작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애교도 많아지고 순애보적인 사랑을 추구한다. 이제 나이가 있다 보니 마음을 열기가 쉽지 않더라. 과거에는 사랑에 올인을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서로의 양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할까. 어릴 적 이때쯤 결혼할 줄 알았는데 아직은 아닌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섣불리 나이나 때에 맞춰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진 않다. 사랑에 미치지 말자고 방어하지만 은연중에 흙해영의 사랑을 보니 ‘사랑은 이런거’라는 걸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솔직한 사랑을 해보고 싶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내 일을 열심히 하고 지내다보면 인연이라면 기시감을 가진 남자가 옆에 와있지 않을까요.(웃음)”

   
 

‘또 오해영’을 통해 엄친딸 정석을 보여주며 대중적 인기를 얻은 전혜빈은 어느덧 연기경력 14년차에 접어든 배우다. 그동안 15편이 넘는 작품에서 연기 내공을 쌓아왔지만 배우로서의 뚜렷한 대표작은 없었다. 이번 작품은 그녀에게 새로운 색깔을 덧 입혔다.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을지 기대를 모은다.

“데뷔 이래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을 함께 해 정말 영광스럽다. 눈물날 정도로 행복했었다. 평생 기억할 것이다. 떠나보내기 아쉽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사랑 받는 작품 속 사랑 받는 캐릭터를 하고 싶다. 저 스스로에겐 이 드라마 자체가 용기였다. 전혜빈이란 배우에게 또 다른 색깔을 남긴 것 같다.”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사진=나무엑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