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영화 ‘올레’ 신하균 “‘아재’라는 말 어울릴까요?” 현재에 충실한 무한 긍정 배우
[SS인터뷰] 영화 ‘올레’ 신하균 “‘아재’라는 말 어울릴까요?” 현재에 충실한 무한 긍정 배우
  • 승인 2016.08.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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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균신이라는 별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공교롭게도 성이 ‘신’이라서 그런 것 같다며 특유의 눈주름을 보이며 멋쩍게 웃는다. ‘복수는 나의 것’, ‘지구를 지켜라’, ‘순수의 시대’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자신만의 색을 지켜온 신하균이 코믹 연기로 돌아왔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올레’는 다 때려치우고 싶은 순간 우연한 계기로 제주도로 떠난 세 친구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인생의 샛길을 찾아가는 영화의 여정은 실제 신하균의 생활방식과 닮아있다. 현재에 가장 충실한 신하균의 지금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에서 표현되는 대부분이 시나리오에 원래 있었어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떤 배우와 어떤 조합으로 앙상블을 보이면 좋을까란 생각을 많이 했는데 같이 나오는 배우들과 케미가 좋아서 잘 나온 것 같아요. 박희순 선배님은 알고 지낸지 오래 됐어요. 오만석 씨는 이번에 처음 작품을 함께 했어요. 저도 무대에서 연극을 했고 박희순 선배는 더 오래했고 만석 씨는 연출도 많이 하시고 무대 활동을 많이 했던 분들이라서 친밀감이 생겼죠.”

코미디로 돌아온 신하균은 대학시절부터 선후배로 지내온 박희순과 동갑내기 배우인 오만석과 함께 했다. 영화에는 유독 막걸리를 마시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세 배우는 실제로도 촬영을 마치고 막걸리를 마시며 친목을 다졌다. 덕분에 영화 속 세 배우는 현실 친구의 모습을 완벽 재연했다. 최근 영화에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던 신하균은 친한 배우들과 호흡하며 주연으로서의 무게를 함께 짊어졌다.

“결과는 하면서는 잘 몰라요. 그저 저에게 맡겨진 역할을 표현하는 게 다죠. 관객분들이 많이 봐주시길 바라는데 잘 모르겠어요. 결과 때문에 작품을 선택할 수는 없는 거고. 이번에는 코믹 연기에 도전했는데 코미디가 되게 어려워요. 계산이 잘되어야 하고 너무 과해도 부족해도 안 되고 타이밍도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그래도 ‘올레’는 한명이 짊어지는 게 아니라 분담이 되는 거라서 좋았어요. 각자의 맡은 부분이 있지만 셋의 호흡이 잘 맞아야 재미있는 건데 호흡이 너무 좋았고 제가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영화 ‘올레’의 세 친구는 39살로 40대를 바라보고 있지만 함께 모이면 20대 청춘으로 돌아간다. 유치하게 서로를 놀리고 처음 보는 여자와의 하룻밤을 위해 추파를 던지기도 한다. 신하균은 영화를 찍으며 실제로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들을 떠올렸고 과거 사랑에 서툴렀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봤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들이 요즘 흔히 말하는 ‘아재’라면 신하균은 그런 아재와 다르다며 선을 그었다.

“39살에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이십대에서 서른 살로 넘어갈 때도 그렇고 크게 기억이 없어요. 지금도 나이에 관해 의미를 잘 안두고 있어요. 운동을 해서 그런지 오히려 지금이 체력도 더 좋아요(웃음). 마인드를 항상 젊게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아재’라는 단어가 저와 어울리는 지 잘 모르겠어요. 육체는 늙을 수 있지만 정신, 마인드가 늙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죠. 항상 관심을 가지고 귀를 열어야 해요. 현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동시대 사람들과 소통해야죠. 작품에 들어가면 후배 배우나 스태프와도 친하게 지내요. 지나간 건 어쩔 수 없고 미래는 고민한다고 바뀌지 않아요. 그런 생각을 안 하려면 지금 무언가 해야 돼요. 고민이 드는 순간은 있지만 빨리 잊으려고 하는 거죠.”

   
 

대화를 나누면서 신하균에게서 남들과는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는 인상을 받았다. 대중의 관심을 꾸준히 받아야하는 직업의 특성상 조금함이 있을 법도 한데 신하균은 과거나 미래보다 현재를 중시하고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했다. 연기를 위해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에 관해서 신하균은 “살다보면 다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거고 그러면서 배우의 매력이 나오는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충고의 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신하균은 자신의 연애관도 밝혔다.

“사랑을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요. 수줍어서 이야기 못하고 표현도 안하면서 알아봐주길 바라던 적이 있었죠.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떨려서 그런 것도 있겠죠. ‘썸’이라는 단어가 나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저는 싫어요. 관계는 명확해야죠. 친구라든지 동생이라든지. 책임지기는 싫고 관계는 지속하고 싶은 거잖아요. 모르겠어요. 고민하는 시간은 있을 수 있지만 서로의 마음을 아는 상태에서 썸은 있을 수 없죠. 결혼은 잘 모르겠어요.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거겠죠. 다음 작품도 뭐할지 모르겠어요. 어떤 작품이 올지 모르니깐 저도 궁금해요.”

끝으로 신하균은 “비슷한 처지의 분들은 위로를 받고 자신을 돌아보면서 삶에는 다른 길도 있다는 걸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남자 분들은 옛 친구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소주 한 잔 했으면 좋겠어요”라며 영화를 추천했다. ‘올레’의 세 친구가 제주도에서 인생의 샛길을 찾았듯 신하균은 지금 어디로 떠나고 싶을까.

“어디든 새로운 곳에 가고 싶어요. 바다를 좋아하니 인도네시아, 이집트, 팔라우 등 다가고 싶어요. 멀리 간다면 멕시코나 갈라파고스도 좋네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