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홀가분하다"… 강지환, 첫 50부작 도전작 '몬스터'를 떠나보내며
[SS인터뷰] "홀가분하다"… 강지환, 첫 50부작 도전작 '몬스터'를 떠나보내며
  • 승인 2016.09.29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배우 강지환이 연기인생 첫 50부작 도전작 ‘몬스터’를 홀가분하게 떠나보냈다.

27일 오후 서울 한남동 모처에서 진행된 ‘화이브라더스 미디어데이’에는 최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에서 활약한 배우 강지환이 밝은 표정으로 등장했다. 그는 근황을 전하면서 장장 8개월 동안 50부작 드라마를 마친 시간을 되돌아봤다.

“마지막 촬영 끝나고 작가님들하고 배우분들하고 깊은 시간을 몇 번 더 가졌다. 가족들이나 친구들하고 만나고, 잠도 많이 자고, 술도 마시고, 고기도 많이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못했던 것, 못 만난 친구들, 가족들과 조촐하게 보내고 있다”

‘몬스터’는 50부작으로 변일재(정보석 분)와 도도그룹에 처절한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강기탄(강지환 분)의 파란만장 인생이 담긴 드라마다. 처음으로 50부작이란 긴 호흡을 이끌어온 강지환에게도 배우로서 이 작품은 의미가 컸다.

“‘몬스터’가 끝난 지 열흘이 됐다. 2월부터 9월까지 약 8개월간 촬영했는데, 50부작은 저한테도 처음이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래도 제작진분들, 배우분들과 웃으며 끝날 수 있어서 지금은 서운한 것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더 크다”

‘몬스터’는 변일재의 사형 집행, 강기탄과 오수연(성유리 분) 재회, 시력을 잃은 강기탄이 성공확률 30%밖에 되지 않는 수술을 받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강지환 역시 이러한 결말에 만족스러워했다.

“결말이 속 시원하진 않았지만 저한테는 만족스러웠다. 누군가를 응징하고 끝나면 여운 없이 50부작을 끝내는 느낌만 들었을 것 같다. 답답하고 가슴 속에 먹먹함이 남았을 거다. 나머지 인물들에게 설정을 주면서 열릴 결말로 가는 게 좋았다. 마지막 그 씬을 작가님한테 미리 들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했다. 시즌2를 기다리는 건 전혀 아니다”

   
 

주연을 맡은 강지환은 극 중 자신의 명예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인생을 통째로 건 강기탄 역을 맡아 복잡미묘한 여러 감정선까지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소화했다. 또한 정보석, 박영규, 이덕화, 김보연 등 다양한 명품배우들과 하모니를 맞추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 변신이라고 한다면 중반까지 여러 감정신과 복수 캐릭터가 많았는데 후반부는 다른 인물들의 마침표를 위한 서포트 느낌의 캐릭터였다. 많은 분과 새로운 작업 환경에서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초점을 뒀다”

특히 데뷔했을 때 ‘리틀 정보석’이란 말을 들은 적도 있다는 강지환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선배 배우 정보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개인적으로 보석 형님과의 연기가 제일 떨렸다. 내가 어릴 때 영화와 드라마에서 한 획을 그었던 분이다. 데뷔했을 때 ‘리틀 정보석’이라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 그래서 정말 뵙고 싶었고 50부작 긴 작품의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예의를 갖추면서 잘 보이고 싶었다. 선배님이 오히려 배려해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웃으면서 끝낼 수 있었다. 다음 주엔 보석 형님네 놀러 간다. 그 정도로 친해졌다. 좋은 선배님을 만나 즐거웠다”

‘몬스터’에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강지환의 로맨스 행방이다. 그는 극 중 성유리와 조보아와 멜로 호흡에 남자 주인공으로서 아쉬움이 적잖이 남아있었다.

“멜로는 사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이다. 특히 성유리 씨와도 작품을 하면서 주인공들의 멜로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더 잘 붙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작품이 방대한 스토리를 끌어가다보니까 여러 사건들이 극대화됐다. 그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멜로는 배우 입장에서는 조금 아쉬워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어 “사실 작가님, 감독님, 배우들 사이에서 마지막에 제가 조보아 씨(도신영 분)를 선택하는지 성유리 씨를 선택하는지 비공식적으로 회의를 많이 했다. 드라마 흐름으로 따지자면 성유리 씨가 맞긴 한데…. 성유리 씨는 야망이 있더라. 박기웅 씨(도건우 분)가 부회장되고 하니까….(웃음) 야망이 있는 여자인 거 같아서 한 남자를 지고지순하게 바라보는 도신영 역할이 저 개인적으로는 좋았다”고 설명했다.

그런가하면 강지환은 촬영하던 중 화상, 교통사고 등으로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그가 부상투혼은 물론 몸 사리지 않는 열연을 펼칠 수 있었던 데에는 끊임없는 자기최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 작품이 힘들었던 게 사고랑 부상이다. 기존 미니시리즈는 초반에 힘들에 찍고 중반에 쉬고 막판에 다시 날을 새는데, 이 드라마는 1회부터 하이난, 중국가고 30회 이상까지 밤을 샜다. 만날 트렁크에 짐을 싸서 나왔다. 중간에 장염으로 고생하기도 했고, 경부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기도 했다. 촬영 중에는 화상을 입어 힘든 시간이 있었다. 드라마 제목이 ‘몬스터’이니까 ‘내가 괴물이 되겠구나’라고 자기최면을 하면서 견딜 수 있었다”

‘몬스터’ 마지막회는 14.1%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 속에 유종은 미를 거뒀다. ‘몬스터’는 그동안 동시간대 수많은 쟁쟁한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닥터스’, ‘구르미 그린 달빛’ 등과 경쟁했다. 아쉽게도 동시간대 1위는 놓쳤지만 부동의 지지층을 등에 업고 50부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기사를 봤는데 저희 몬스터는 주 시청대가 50~60대란 기사를 봤다. 사실상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처음에 맞붙었던 건 닥터스, 상처도 많이받고 감독님이랑 매일 상의했다. 근데 세 작품이 오니깐 ‘이거는 뭐’ 이렇게 되더라. 지친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가장 지지해주는 층이 확실했고 (몬스터 후속작 현재 방영 중인) ‘캐리여’와 차이가 나더라. 6개월에도 흔들리지 않고, 리우올림픽에도 흔들리지 않는거 봤다. 상승기복이 있거나하면 힘들었을텐데. 초반보다 기운이 빠졌지만 엔딩때는 13%좀 넘었다고 들었다. 어느 시청대를 공략하고 끝까지 가는 것도 몬스터 힘이 아니었나 생각이든다”

‘돈의 화신’, ‘빅맨’, ‘몬스터’ 등 작품을 통해 ‘복수극 전문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은 강지환이 향후 차기작 선정에는 조심스러움을 보였다. 그가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대중들 앞에 서게 될지 기대와 궁금증을 높였다.

“의도했던 건 아닌데 작품을 정하고 나서 늘 ‘복수극’이구나라고 깨달았다. 작품에 희로애락을 표현하고 싶고, 여러 감정을 연기하고 싶어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복수극을 하고 싶어서 한 건 아니었다. 그동안에는 신경을 안 썼는데 복수극 전문배우라는 말들이 많더라. 차기작은 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선택할 것 같다”

한편, 이날 자리에는 강지환을 응원하기 위해 같은 소속사 식구인 임지연, 강별, 이선호, 오연아가 함께해 자리를 빛냈다.

[스타서울TV 조인경 기자 / 사진 = 화이브라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