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TV] ‘다큐3일’ 서울세계불꽃축제, 총 예산 60억 중 화약 22억… “정적이 흐를 때, 들리는 관객들의 환호성”
[오늘밤TV] ‘다큐3일’ 서울세계불꽃축제, 총 예산 60억 중 화약 22억… “정적이 흐를 때, 들리는 관객들의 환호성”
  • 승인 2016.10.2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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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밤TV] ‘다큐3일’ 서울세계불꽃축제, 총 예산 60억 중 화약 22억… “정적이 흐를 때, 들리는 관객들의 환호성”

‘다큐3일’에서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다룬다.

23일 오후 방송 예정인 KBS 1TV ‘다큐3일’에서는 ‘불꽃, 추억을 그리다 -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전파를 탄다.

■ 올해로 14번째를 맞은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

매년 가을, 어두웠던 밤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불꽃쇼.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가 지난 10월 8일 토요일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14번째를 맞은 서울세계불꽃축제는 시민들에게 희망의 불꽃을 선사하기 위해 한화 그룹이 마련한 사회공헌활동으로 해마다 100만 명 이상 시민들이 참여하면서 서울의 대표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한국을 비롯한 일본, 스페인 3개국 대표 불꽃 팀이 참여해 각 나라의 특성을 살린 다채로운 불꽃을 선보였다. 이번 축제에서 사용된 불꽃은 10만 여발에 달하고, 축제에 투입된 총 예산 60억 원 중 화약에 사용된 예산만 약 22억이다.

이제는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연례행사가 된 불꽃축제. 단 1시간의 화려한 불꽃쇼 뒤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스태프들의 노고와 정성이 숨어있다. 최소 10개월 전부터 기획과 디자인 등 준비작업에 착수하고, 축제 일주일 전부터는 화약 설치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한다. 불꽃을 준비한 사람과 불꽃을 즐기는 시민들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2016년 서울세계불꽃축제. 불꽃처럼 뜨거웠던 72시간의 현장 기록을 들여다본다.

 

■ 불꽃축제 D-2, 선유도공원 선착장에선 무슨 일이?

축제를 이틀 앞두고 선유도공원 선착장에서는 길이 50m의 대형 바지선 위에서 화약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주 무대를 제외하고 화약 설치에 사용되는 바지선은 총 26척. 설치가 마무리된 바지선은 차례차례 여의도 현장으로 이동한다. 축제가 열리는 여의도에서 작업을 하면 바지선을 이동시킬 필요가 없을 텐데 굳이 ‘선유도’에서 작업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안전문제 때문이다. 작업 중에는 사고로 인한 폭발과 화약으로 인한 낙진, 화재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는데, 고층빌딩이 밀집해있고 사람이 많은 여의도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불꽃의 종류는 크게 타상불꽃과 장치불꽃 두 가지로 나뉜다. 타상불꽃은 지상 100m 이상 일정한 고도에 이르면 개화되는 불꽃으로 크고 화려하다. 반면 장치불꽃은 100m 이하에서 터지는 상대적으로 화약량이 적은 불꽃으로 디테일한 연출을 요할 때 쓰인다. (위 사진은 발사통에 들어가는 12인치 타상불꽃이다)

■ 보이지 않는 곳에서 빛을 내는 ‘숨은 불꽃’

화약을 설치하는 기술팀 엔지니어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땀 흘리며 축제 준비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기술팀 최고 경력자 김윤배 씨(61)는 작년 10월 퇴직했지만, 좋은 기술을 썩히기가 아깝다며 후배들을 위해 일 해달라는 회사의 부름을 받고 다시 현장으로 나왔다. 불꽃을 다룬지도 어느덧 40년... 김윤배 씨는 사람이 수동으로 불꽃을 점화하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평생을 불꽃과 함께 살아오면서 위험한 순간도 많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자신의 삶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남들보다 화려하고 재밌는 ‘불꽃같은 인생’을 살 수 있어서 좋았다며 웃는다.

불꽃같은 인생을 살았습니다. 지금까지

남들이 보면 힘들겠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정말 화려하게 살았어요. 

후회는 없습니다 

- 김윤배, 61세

 

선유도 현장에서 만난 또 한 명의 불꽃맨 정재현 씨(39). 그는 올해로 불꽃을 설치한 지 15년째인 기술원 주임이다. 1년에 크고 작은 불꽃 행사가 100여 회씩 열리는 요즘... 잦은 출장으로 남들 다 쉬는 휴가와 명절에도 쉬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하는 일이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을 통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시끄러운 화약이 터지는 순간, 정적 사이로 들려오는 “관객의 환호성”은 그가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어 돌아왔다.

시끄러운 화약이 터지는 순간에도

정적이 흐를 때

관객들의 환호성이 잠깐 들리거든요 그 멀리서도.

그런 보람으로 일하는 것 같아요

- 정재현, 39세

 

■ 불꽃놀이도 이젠 멀티미디어 시대

초창기 불꽃을 만드는 사람들은 지금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불꽃을 준비했다. 사람이 폭죽에 직접 불을 붙여 발사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달로 현재 불꽃놀이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불꽃이 터지는 시점을 30분의 1초까지 완벽히 제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영상, 조명, 레이저, 음향을 가미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불꽃놀이는 해마다 멀티미디어 쇼로 진화하고 있다.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에서 불꽃 디자인을 맡은 윤두연(33)씨는 8년 간 불꽃 디자이너로 활동한 베테랑 불꽃 전문가다. 하늘에서 터지는 모양을 디자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객의 특성에 맞게 행사의 콘셉트를 정하고, 음악을 선곡한 후 불꽃을 배치·발사하는 일까지 축제의 모든 것을 총괄하는 종합예술가. 하지만 불꽃은 쏘는 각도와 시간에 따라 그림이 달라지기 때문에 설치하는 기술팀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아무리 디자인을 잘 하더라도 기술팀과 조율이 제대로 안된다면, 의도치 않은 불꽃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윤두연 씨는 디자인을 완성하기까지 옆에서 조언해주는 많은 사람들이 있기에 하나의 멋진 쇼가 탄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손을 맞추고 일을 하는 게 

재미있는 시기인 것 같아요.

저는 지금이 좋고

지금처럼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일을 하고 싶어요

- 윤두연, 33세

 

■ 모두에게 잊지 못할 밤하늘 축제

2016 서울세계불꽃축제는 100만 여명(경찰 추산 70만 명)의 시민들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축제 당일, 여의도 한강에는 이른 시간부터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가득 찼다. 특히 63빌딩 앞에는 텐트를 치고 불꽃을 기다리는 일명 ‘텐트족’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이들은 가족, 연인, 친구들과 나름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며 불꽃을 기대했다.

많은 인파가 붐비는 여의도 대신 ‘숨은 명당’에서 불꽃을 보려는사람들의 열기도 만만치 않았다. 그 중에서 노량진 수산시장 주차타워는 63빌딩과 동일한 뷰 포인트로 불꽃놀이를 관람하기에 좋은 명소로 꼽힌다. 강변북로 카페촌은 연인들이 데이트하며 불꽃을 즐기기에 적격인 장소. 축제 몇 달 전부터 강변북로 식당가는 이미 예약이 끝났다. 여의도 맞은편 이촌동에서는 아파트 옥상에서 편하게 불꽃을 관람하려는 주민들로 활기를 띄었다.

딸과 함께 여의도를 찾은 이수자(57)씨는 1회 때부터 빼놓지 않고 불꽃축제를 찾았다. 피날레 불꽃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는 그녀는 불꽃을 보며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소망했다.

 

늘 가족끼리 밝은 모습으로

건강하게 살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많이 빌었습니다.

불꽃처럼 아름다운 시간들로요

- 이수자, 57세

23일 오후 10시 40분 방송.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