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 시국선언 "박근혜 하야"… 민중총궐기 투본 29일 오후 6시 대규모 집회
교수들 시국선언 "박근혜 하야"… 민중총궐기 투본 29일 오후 6시 대규모 집회
  • 승인 2016.10.2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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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수들 시국선언 "박근혜 하야"… 민중총궐기 투본 29일 오후 6시 대규모 집회 /사진=뉴시스

교수들이 시국선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했다.

성균관대학교 교수 32명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제1교수회관에서 시국선언서를 발표하고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부끄럽다"며 "건전한 시민의 상식을 뒤엎는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민주 공동체로 발전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교수 사회에서 제기되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첫 시국선언이다.

교수들은 "현재의 대통령은 국가를 이끌 수 있는 능력과 양심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며 "탄핵이 마땅하지만 임기를 1년 남기고 주요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탄핵 논쟁만이 바람직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대통령은 가능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거국적 중립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며 "모든 국정에 관한 관리를 새 내각에 일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가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진실규명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특히 대학가는 학생들에 이어 교수들까지 시국선언에 나서기 시작한 것.

경북대 교수들도 시국선언을 내고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은 봉건시대에서도 볼 수 없었던 것으로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정체성마저 흔들고 있다"며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국가를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고 압박했다.

교수들에 이어 각 대학 총학생회의 시국선언도 이어졌다.

한양대 총학생회는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일개 개인의 의사에 따라 좌지우지 됐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허탈함을 넘어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국정개입과 권력형 비리, 정유라 특혜 의혹 등을 포함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특검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평범한 대학생들에게는 '비선실세의 딸' 정유라가 받아온 온갖 특혜 의혹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개인의 부정한 입학과 학점 보장을 위해 대학본부와 교수, 교육부까지 동원해 왔다는 정황은 도대체 우리가 발 딛은 대학에 양심이란 어디에 있는가를 되묻게 만든다"고 개탄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우리들은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대선 이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최순실이 됐다"면서 "최순실 사태는 국정농단을 넘어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행위이며 국가의 뿌리를 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성균관대 총학생회도 교수들에 이어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할 수 없다. 이제는 책임져야 한다. 제기된 의혹뿐만 아니라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안까지도 성역없는 조사가 이뤄져야한다"며 "국민에게 모든 의혹이 밝혀졌을 때 대통령은 모든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 책임 지지 않는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꼬집었다.

홍익대 총학생회 역시 "대통령은 형식적인 사과와 변명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려 하지 말고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본인이 관련된 사실들을 털어놓음으로서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국민의 대표이자 민주주의의 수호자라면 최순실의 국정농단, 국기문란에 대해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사죄할 것과 밝혀지지 않은 의혹들을 특검을 수용해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학생들은 서울 마포구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갖고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 정권은 정당성을 잃었다"라며 "헌정사상 최악의 국기문란·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박 대통령은 모두 물러나고 처벌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고려대, 동국대 등도 시국선언에 가세할 예정이다. 당초 이날 관악캠퍼스 대학 본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할 예정이었던 서울대의 경우 해당 일정을 취소했다. 의견 수렴을 거쳐 선언문을 가다듬은 뒤 다시 일정을 잡기로 했다.

전날에는 박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를 비롯해 이화여대, 건국대, 경희대 학생들이 최순실 사태를 규탄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대학생 4명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대통령 탄핵을 주장하며 기습 시위를 벌여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시민사회도 목소리

시민단체들의 비판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청소년연대는 시국선언을 통해 "최순실 사태로 국정을 농단하고 민주주의를 퇴보시켰으며 국민을 배신한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한다"며 "침통한 마음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의 어이없는 행태가 청소년들에게 불신과 허탈감, 민주주의에 대한 상실감을 주는 등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정을 파탄으로 이끈 과오를 씻고 스스로 물러날 때를 아는 대통령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6월민주포럼은 "대통령의 사생활뿐 아니라 연설문, 경제, 외교, 안보, 인사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최순실이 개입하고 좌지우지했다는 데 대해 국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했다.

참여연대도 "더할 수 없는 재앙이다. 지금 국민들이 목도하고 있는 이 총체적 난국은 최순실이라는 개인이나 일부 측근의 농단이 아니다. 국민이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며 헌정 질서와 국정운영 체계를 무너뜨린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면서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대통령은 직책을 수행할 자격을 상실했다. 박 대통령은 탄핵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역시 "백일하에 드러난 최순실 등 비선 실세들의 제멋대로식 농간은 온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며 "이제 갈 길은 정해졌다. '최순실 특검' 등을 통해 진실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하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합당한 수준의 법적 처벌을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촛불 들고 거리로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도심에서 촛불집회와 행진도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30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는 희망버스와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공동행동 300여명(경찰 추산)이 동화면세점에서 구(舊) 인권위원회와 세종문화회관을 돌아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우리는 비겁했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이렇게 부끄러운 때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최순실의 나라에서 더 이상은 살 수 없다. 민주주의를 능멸한 대통령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니다"면서 "시민들과 함께 광화문을 걷겠다"고 말했다.

정부 주도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는 공동행동도 집회를 하고 행진에 동참했다.

이들은 "한 달이 넘도록 진행 중인 공공부문 파업은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면서 "최근 폭로되는 박근혜 정권의 비리와 부패는 그보다 훨씬 더 높은 차원에서 국민의 안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후 7시부터는 대한민국을사랑하는시민들 70여명이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하야 집회를 열었다. 보신각 앞에서는 오후 6시부터 정의당 100여명이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종로구 르미에르빌딩 앞에서도 30여명이 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병력 2개 중대 200여명을 나눠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는 29일 오후 6시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0만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