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⓵] ‘구르미 그린 달빛’ 곽동연의 아주 뜨거운 2016년 여름
[SS인터뷰 ⓵] ‘구르미 그린 달빛’ 곽동연의 아주 뜨거운 2016년 여름
  • 승인 2016.11.08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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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 속 방장군이었다. 2012년 방송된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곽동연은 극중 방장수(김상호 분)의 아들 방장군으로 등장했다. 공부를 못해도 너무 못하는 중학생 방장군을 연기한 곽동연은 데뷔작에서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이후 ‘사춘기 메들리’ ‘감격시대’ ‘모던 파머’ 등으로 배우 활동을 계속한 곽동연. 20살이 되던 해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그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

곽동연은 ‘구르미 그린 달빛’ 김성윤 PD와 이미 ‘사춘기 메들리’(2013)에서 연출과 배우로 만난 사이. 이번 작품 역시 김성윤 PD가 미팅을 제안해, 병연이 대사를 읽어 보게 했고, 이는 합류로 이어졌다.

곽동연은 김성윤 PD와 인연에 대해 “연락은 계속 주고받고 있었어요. 감독님이 절 김병연으로 선택한 이유는 듣지 못했어요. 감독님만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저도 말 모르겠어요. 그런 이야기는 잘 안 해요. 방송에서 보인 제 성격 외에 많은 것을 알고 계시니까 진지한 모습이나 강한 인상 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이 곽동연의 두 번째 사극이다. 극중 김병연이 이영(박보검 분)의 호위 무사인 만큼 몸을 쓰는 장면, 액션이 특히 많았다. 빠르게 돌아가는 현장에서 촬영 당일에 액션 합을 맞추는 일도 있었다.

“거의 모든 액션이 다 그날 합을 맞췄어요. 8회에 나온 골목길에서 영이랑 싸우는 장면도 당일 날 합을 맞췄어요. 오래 찍고 지친 상태였는데 다행히 잘 나온 것 같다. 목태감에게서 라온이를 구하는 액션은 이영과 제가 액션 방식이 상반된 게 나타난 장면이었어요. 액션은 무술팀 분들이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운이 좋은 게 제가 단기기억력이 좋아요. 짧은 시간에 집중하면 동작을 외우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칼이니까 아무래도 거리 조절이 힘들었어요. 풀 샷은 크게 휘둘러야 하고 클로즈업은 작게 휘둘러 정확하게 계산을 했으니까요.”

인터뷰를 하며 ‘구르미 그린 달빛’을 다시 한 번 정리 중인 곽동연에게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면 뭘지, 배우의 시선이 궁금했다. 곽동연은 자현당 장면을 꼽았다.

“개인적으로 좋은 장면은 제가 죽는 장면이요. 그리고 라온이랑 영이랑 닭백숙을 먹는 장면도 기억에 남아요. 3부에 이영 홍라온 김병연 셋이서 한 곳 바라모면서 궐이 이렇게 넓은 곳인지 몰랐다고 속마음 털어놓는 장면이 좋았어요. 자현당에 나와서 석양을 보면서 한 말이에요. 제가 ‘누군들 궁이 좋은 것이겠냐? 궁에 있는 누군가가 좋아지면 살만한 곳이 되는 거고’라고 말해요. 병연이가 속마음을 라온이에게 드러낸 대사라 기억에 남아요.”

극중 궁에 있는 누군가가 김병연에게 이영이다. 이영은 병연이에게 마음과 정을 나눠준 첫 번째 존재다.

“처음에는 영을 해할 목적으로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끼고 따르게 된 계기는 이 사람은 정말 정이 있는 사람이고 바른 생각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죠. 이 사람이라면 내가 만들고 싶은 나라를 피해자가 생기지 않게 만들지 않겠다는 생각. 백운회 등지면서가지 영을 모신 이유 같아요. 조금 더 극적으로 표현하자면 병연이가 사람으로 살 수 있게, 인간병기가 아닌 다시금 의미를 심어준 존재요.”

   
▲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 캡처

그런데, 병연이가 큰 그림을 그리며 화살을 맞아 세상을 떠난 줄 알았지만 마지막에 재등장했다. 죽은 줄 알았다가 살아난 것에 시청자들 모두가 놀랐다.

“뜬금없다는 반응이 있는 것을 알아요.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작가님이 영, 라온, 병연이는 너무 힘들고 아프게 살아와서 마지막까지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고 하셨어요. 다시 사는 과정이 시간이 없어 급박하게 진행됐지만, 그 말씀 듣고 나니까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동안 촬영한 대부분의 드라마는 촬영이 모두 마무리 되고 전파를 탔다. 평소에는 댓글을 잘 보지 않는 편인 곽동연이 ‘구르미 그린 달빛’을 촬영할 때는 연기, 캐릭터에 대한 반응을 알아 보기 위해 댓글창을 열었다. 더군다나 원작이 있는 드라마라는 점도 부담이었다. 다수의 시청자가 지적하는 내용이라면 곽동연은 이를 받아들여 더 나은 배우가 되기를 꿈꾼다.

“아쉽다고 한 것 보다 드라마에 시청자들이 몰입해 봐주셔서 감사해요. 그런 점들이 감사하고 힘이 난다. ‘구르미 그린 달빛’ 때문에 무더운 여름을 버틴다는 댓글이 있었어요. 너무 더웠고, 지쳤지만 지친 게 생각 안날만큼 행복했어요. 여름이라 가발보다 옷이 정말 더웠어요. 네곂을 입었는데, 보이지 않는 안 저고리라고 옷 태 때문에 전부 챙겨 입었어요. 더워서 기능성 셔츠를 비었더니 다섯 겹 이었어요. 땀띠가 나서 아직도 연고를 발라요.(웃음)”

   
 

땀띠 외에도 곽동연이 ‘구르미 그린 달빛’으로 얻은 게 있다. 올 여름을 함께 보낸 박보검, 김유정, 진영(B1A4) 등 배우 동료들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천호진 박철민 장광 이대연 등 묵직한 존재감을 가진 중견배우들과 함께 첫 주연으로 나선 젊은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안방극장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하고 벅차요. 저희끼리 가지고 있는 열정 에너지가 한데 모여 시너지를 이뤄냈다고 생각해요. 혼자 하던 고민을 누군가 같이하고 좀 더 하고 싶은 마음 있을 때 서로 ‘으쌰으쌰’해서 에너지가 전달 됐어요. 너무 잘 맞았다. 배우들끼리 합이 좋은 것 뿐 아니고 막내 스태프 형들까지 작품에 애착이 강했어요. 덜 자고 먹을 것 덜 먹으면서 진짜 좋은 작품 나왔어요. 보검이형 진영이형 유정이 등 좋은 친구들도 얻었고요. 저도 어린 이미지에 대해 고민 있었는데 해소가 됐어요. 기자, 시청자 분들이 과분할 만큼 많은 관심 사랑을 주셔서 앞으로 연기 생활할 때 든든한 원동력이 될 것 같아요.”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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