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마스터’ 강동원 “답답한 현실, 영화 통해 통쾌한 결말을 보고 싶었다”
[SS인터뷰] ‘마스터’ 강동원 “답답한 현실, 영화 통해 통쾌한 결말을 보고 싶었다”
  • 승인 2016.12.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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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벌써 세 번째다. 강동원이 ‘검사외전’, ‘가려진 시간’에 이어 ‘마스터’로 관객들 앞에 섰다. 사기꾼으로 시작해 시간에 갇힌 소년을 지나 이번에는 정의감 넘치는 형사다.

‘마스터’(감독 조의석)는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싼 이들의 속고 속이는 추격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강동원은 ‘마스터’에서 희대의 사기범 진회장(이병헌 분)과 배후 권력을 모조리 잡으려는 형사 김재명으로 분했다. 정의라는 것에 이유와 타협이 필요 없듯이 강동원은 그가 연기한 김재명에 관해 전사를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처음 도전하는 캐릭터지만 타협하지 않는 면에 있어 실제 강동원과 닮은 구석이 많다.

“대사를 빨리 하려고 했어요. 모든 게 머리에 들어있어서 내뱉는 캐릭터로 설정했는데 대사의 양이 워낙 많아서 힘들었어요. 설정 자체는 좋았던 것 같은데 평소에 말을 빨리하는 편이 아니라서 쉽지가 않더라고요. 대사가 꼬여서 NG가 많이 났어요. 일단 작품이 마음에 들었고 조의석 감독님과도 함께 해보고 싶었어요. 캐릭터 역시 지금까지 한 번도 안 해본 캐릭터였고요. 좋은 작품인데 안할 이유가 없었죠. 감독님께서 배우를 잘 믿어주시고 엄청 디테일하세요. 예민하게 고민도 많이 하시고요.”

   
 

강동원은 이전과는 다른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연기의 리듬감에 변화를 줬다.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 건 관객이 캐릭터의 감정을 잘 따라오게 만드는 것이었다.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위해서는 관객들이 강동원이 연기한 김재명의 감정에 몰입해야 했다.

“저는 어쨌든 영화를 선택한 큰 이유가 정말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이 마땅한 처벌을 받지 않는 걸 봐왔고 한국이 그렇게 깨끗한 나라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서민들은 1-2만원 가지고 고민하는데 권력형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상상도 못하는 금액을 만지면서도 처벌이 미미하잖아요. 그래서 영화를 통해 통쾌한 결말을 보고 싶었던 지점도 있었어요. 우리나라 국민들은 검찰이나 경찰, 국회의원에 대한 신뢰도가 낮잖아요. 그래서 영화가 오히려 판타지 같지만 그런 모습을 영화를 통해서라도 봤으면 했어요.”

영화는 혼란스러운 시국과 맞물리며 화제를 낳았다. 그래서 강동원의 캐릭터는 현실의 답답함을 해소해줄 역할로서 더욱 중요했다. 모두가 꿈꾸지만 그렇지 못한 현실 때문에 김재명은 어찌 보면 판타지 같다. 강동원은 이런 이상적인 캐릭터와 자신이 겹쳐 보이는 지점이 있다며 실제 자신의 성격과 비교했다.

“김재명 캐릭터와 비교하자면 굉장히 이상주의자 같은 모습이 닮았어요. 그러면서도 지극히 현실주의자 같을 때도 있는데 분명 성격적으로 비슷해요. 누군가는 김재명 캐릭터를 두고 특별한 전사도 없는 인물이 왜 이렇게 정의롭고 끝까지 진회장을 잡으려고 하냐고 묻는데 전 그냥 ‘원래 성격이 그런 사람이야’라고 말해요. 저는 김재명을 성격적으로 이해했고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어요. 만약 실제로 제가 김재명이라면 동네 파출소로 좌천된다고 해도 끝까지 진회장을 잡으려고 했을 거예요.”

   
 

강동원은 ‘마스터’에서 대한민국은 물론 할리우드에서 인정받는 이병헌과 ‘기술자들’, ‘스물’ 등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남긴 김우빈과 함께 했다. 오랜 기간 연예계 활동을 해왔지만 사적으로도 거의 마주 친 적 없는 사이였다.

“첫인상을 생각해보면 우빈이는 엄청 예의가 바르고 이병헌 선배님은 웃겼어요. 우빈이가 모델 출신이라는 걸 모르고 있다가 언제 모델 했었냐고 물었는데 그 말을 듣고 병헌 선배가 ‘나도 저런 말 해봤으면 좋겠다’라고 그랬어요(웃음). 이병헌 선배님은 캐릭터를 접근할 때 굉장히 아끼는 물건이나 사람, 애완동물처럼 대하면서 접근하세요. 그에 비해 저는 엄청 객관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저는 처음 시나리오 보고 디자인을 잡으면 그대로 쭉 가요. 감독님과도 논리적 오류가 있는 경우 외에는 캐릭터에 관해 많이 이야기하지 않아요. 각자의 스타일인 것 같아요.”

일할 때 즐기는 편이라고 밝힌 강동원은 ‘마스터’를 찍으면서 유독 고생을 많이 했다. 계속된 촬영으로 체력이 떨어지면서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도 했다. 필리핀에서는 곧바로 식중독에 걸리고 더위도 먹었다. 무더웠던 필리핀 촬영을 마치고 한국에 오니 다시 여름이 시작됐다. 그래도 그는 “현장이 가장 편해요”라며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자 자신의 장점이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성격이라고 꼽았다.

   
 

이전에도 최고의 스타로 군림한 강동원이지만 올해는 특히 남다르다. ‘검사외전’을 통해 흥행의 맛을 봤고 YG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마스터’ 역시 흥행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올해만 인터뷰로 세 번째 만남이다. ‘가려진 시간’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강동원에게 조만간 ’마스터‘ 개봉할 때 만나자고 인사하고 정말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났다. 여전히 그는 영화 촬영 외에 홍보나 방송 출연은 힘들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지금도 다수의 시나리오를 받고 차기작을 고르는 중이다. 내년에도 강동원의 ’열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바쁘게 잘 지낸 것 같고 소기의 성과도 있었어요. 분명 이전보다 많이 나아간 지점도 있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다들 열심히 해줬어요. 이번이 끝이 아니고 이전에도 계속 그렇게 해왔는데 유난히 올해는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홍보로도 바쁘게 보냈네요. 원래 ‘가려진 시간’과 ‘마스터’가 이렇게 붙어서 개봉할 건 아니었어요. ‘가려진 시간’은 개봉이 밀리고 ‘마스터’는 당겨지는 바람에(웃음).”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