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양파 “군대 방불케 했던 뮤지컬 ‘보디가드’ 준비…어렵지만 계속하고파”
[SS인터뷰] 양파 “군대 방불케 했던 뮤지컬 ‘보디가드’ 준비…어렵지만 계속하고파”
  • 승인 2016.12.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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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2월 데뷔, 82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화려한 데뷔를 했던 양파는 데뷔 이후 격변의 가수 생활을 보냈다. 승승장구했던 가수 생활을 잠시 접고 1999년 9월 미국으로 떠나 버클리 음대에서 퓨전 음악을 공부했다. 이후 한국에 돌아온 양파는 다시 활발한 활동을 펼치려고 했으나, 소속사와 계약 문제 등으로 오랜 기간 활동을 하지 못했다. 중간 중간 앨범을 내긴했으나, 활동기보다 공백기가 더 길어 음악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그런 양파가 새로운 도전을 한다. 2016년 12월, LG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뮤지컬 '보디가드' 무대에 오르며 뮤지컬 배우로 변신한 것. 주인공 '레이첼 마론'을 맡은 양파는 수준급 역량으로 눈에 띄는 신인 뮤지컬 배우가 됐다. 인생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를 LG아트센터 대기실에서 만났다.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음악 인생과 새로운 도전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뮤지컬은 확실히 방송이랑 또 다른 것이 있더라. 그래서 몸 관리나 준비 과정 전체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 엄청 열심히 먹고, 근육을 만들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면 피지컬 워밍업을 한다. 아침부터 얼굴이 검게 변할 정도였다. 진짜 힘들게 굴린다고 생각했다. 운동도 하면서, 신 연습도 했다. 대사를 빨리 빨리 못 외우니까, 처음에는 어버버했다. 진짜 매일 그렇게 하니까, 무대에 설 수 있었다.”

양파는 엄청난 연습량을 견디며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다고 했다. 노래와 감정전달만 했던 무대와 달리 뮤지컬 무대는 노래, 춤, 대사를 동시 다발적으로 보여줘야하니 정말 정신이 없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진짜 힘들었고. 잠깐이라도 스트레스 풀러 가고 싶은데, 계속 반복이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싸이고 답답하고 우울했다. 근데 몸이 너무 힘드니까 퍼저 살고 했다. 매일 매일매일 무대에 설수 있을까 고민했다. 가수들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를 때, 앞에 모니터 보고 할 수도 있는데 진짜 뮤지컬은 노래, 춤 대사 다해야 하니까 걱정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훈련을 하면서 발연기라는 소리는 듣지말자고 다짐하며 연습했고, 관객분들이 그런 모습을 잘 봐주시는 것 같다.”

가요계에서 양파는 실력파 가수로 통한다. 오래 음악을 해왔고, 그 시간을 통해 많은 노하우와 실력을 얻었다. 하지만 연기는 양파에게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본격적인 뮤지컬 합류에 앞서 연기 수업을 3-4번하고 들어왔는데, 저는 말을 많이 안하는 편이어서, 글 읽는 것도 잘하지 않더라. 딕션과 소리를 같이하는 것이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다. 또 역할 몰입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극중 캐릭터와 비슷한 역할이 담겨있는 영화 등을 많이 찾아봤다.”

수많은 연습 노력 끝에 양파는 그만의 레이첼을 탄생시켰다. 관객들은 양파표 레이첼에 호평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레이첼 역할에 최대한 몰입하기 위해 연습은 계속하고 있다. 연기 수업은 시간 날 때 마다 계속 하고 있다. 하루종일 신 연습을 하기 때문에 마르고 닳도록 한다. 막상 무대에 오기 전에 걱정을 하는데, 연습 과정을 통해 쌓인 것들이 무대에서 나온다. 그래서 연습한 것들이 쌓이긴 쌓였구나 생각을 했다. 그래도 아직은 정신없다. 무대에서도 현재 신을 보여주면서도 다음 신 생각을 하고 있다. 한 군데 몰았던 에너지를 나누고 동선, 대사 다 생각해야 하니까 정신이 없다.”

인생의 새로운 도전. 쉽지 않은 길임에도 양파는 뮤지컬 ‘보디가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휘트니휴스턴 존경’을 꼽았다.

“뮤지컬 도전 첫 신고식을 제일 센 걸로 한 것 같다. ‘보디가드’를 선택한 이유는 휘트니휴스턴 노래를 할 수 있어서였다. 난 연기를 해 본적도 없고 춤 춰본 적도 없다. 체력도 저질이라 엄청 걱정을 했는데, 무대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에 매력을 느꼈다. 한 곡에 감정을 몰입할 시간은 없지만, 그 찰나마다 무언가를 담는 것에 뮤지컬의 묘미인 것 같다. 같은 장면이지만, 매일 다르고 관객 반응까지 더해지니 새롭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들로 두 시간 채우면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여러모로 감사하다.”

   
 

그는 이번 도전을 하면서 가장 많은 도움을 줬던 지인으로 옥주현을 꼽았다. 과거 아이돌 핑클로 활동을 했던 옥주현은 수많은 편견을 이겨내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실력파 뮤지컬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옥주현이 많은 도움을 줬다. 주현이가 지인을 잘 챙기는 성격이다. ‘오늘 무슨 날이지’ 하면서 응원메시지를 보내준다. 뮤지컬 연습과 공연을 하면서 필요한 것들도 챙겨서 준다. 실제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예전에 주현이랑 잠깐 같은 회사에서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회사가면 주현이가 뮤지컬 준비로 탭댄스 연습을 했었다. 이번에 내가 작품을 준비하면서 그 생각이 나더라. 주현이가 ‘이 과정들을 모두 해냈구나’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내년이면 데뷔 20년차가 되는 양파의 새로운 도전 뮤지컬. 그는 뮤지컬 준비 과정을 ‘군대를 방불케 했다’고 평가했지만, 말투에서 뮤지컬에 대한 애정이 드러났고,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음을 어필했다.

“많은 사건을 겪고, 원래 성격이 조용한 편인데, 뮤지컬을 하면서 마음이 되게 열렸다. 여기서 끌어 올린 체력으로 앨범 작업도 해보고 싶고, 앞으로 또 이런 기회(뮤지컬)가 주어지면 좋겠다.”

[스타서울TV 송초롱 기자/사진=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