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공조’ 현빈 “인기와 관심, 사라질 걸 알기에 더욱 소중한 선물”
[SS인터뷰] ‘공조’ 현빈 “인기와 관심, 사라질 걸 알기에 더욱 소중한 선물”
  • 승인 2017.01.18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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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이 3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2014년 ‘역린’ 이후 ‘공조’로 돌아온 현빈은 ‘럭키가이’ 유해진과 남북 공조수사라는 독특한 소재의 새로운 버디 무비로 설 연휴 극장가를 공략한다.

‘공조’에서 현빈은 임무를 완수해야만 하는 특수부대 북한형사 임철령을 연기하며 유해진은 임무를 막아야만 하는 생계형 남한형사 강진태 역을 맡았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그들이 사는 세상’, ‘시크릿가든’, 영화 ‘만추’ 등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현빈은 ‘공조’에서 건물에서 뛰어내리고 달리는 차에 매달리는 등 거침없는 액션을 선보인다. 현빈은 촬영 수개월 전부터 이를 위한 훈련을 받았고 대부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묵직한 특수부대 북한형사를 연기하는 만큼 그는 대사를 최대한 절제하고 행동과 눈빛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했다.

“대사로 감정을 표현하는 게 연기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철령은 말보다는 행동을 보여주는 인물이에요. 그래서 대사가 아니라 눈이나 행동으로 표현해야 했죠. 액션이 될 수도 있고 작은 움직임이나 짧은 대사일 수 있죠. 표현하는 게 힘들었어요. 감독님과 그 부분을 가장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짧은 대사에서 느껴지는 뉘앙스나 톤, 눈빛 같은 사소한 부분이 철령에게는 크게 작용하는 포인트라고 생각했죠. 원래 설정과 크게 변한 건 없어요. 액션은 현장 컨디션에 따라 욕심낼 수 있는 부분은 있었어요. 특수효과나 액션팀과 상의하면서 제가 직접 소화한 부분들이 좋게 작용한 것 같아요. 실제 배우가 소화하니 더욱 다양한 앵글이 나올 수 있어서 좋은 시너지 작용을 한 것 같아요.”

   
 

‘공조’에서 현빈은 ‘왜 지금까지 안 보여줬을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려한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의 흐름 역시 기존과는 달리 경쾌하다. 대중들에게 유독 로맨스 이미지가 강한 그의 이러한 선택은 심경의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빈은 ‘공조’의 소재인 남북 최초의 비공식 공조수사에 끌렸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 그는 새로운 작품에 많이 참여해 관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고 말했다.

“관객들이 원하는 모습들을 수용해 작품을 선택하는 게 맞을지 아니면 표현하고 보여드리고 싶은 걸 선택하는 게 옳은지는 모르겠어요. 매 작품 충돌해요. 생각해보면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선택할 수 있게 해드리는 게 제 몫인 것 같아요. 그리고 결과는 받아들이는 거죠.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20대에는 뭔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거 같아요. 작품을 보고 여운이 남고 생각하게끔 하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지금은 ‘공조’처럼 재미있게 보실 수 있는 작품들도 눈에 들어와요. ‘꾼’도 마찬가지고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신인 때보다 지금 더 열심히 작품을 준비한다는 거예요. 제 연기나 영화가 좋고 나쁘고를 판단하는 건 관객이니 화면에 벗어나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현빈은 대중들에게 사생활이 잘 노출되지 않은 배우다. 최근 강소라와의 열애를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다. 그 흔한 SNS도 하지 않으며 특별히 그의 행동이 구설수에 오르내리지도 않는다. 공식석상에서도 늘 반듯한 모습이다. ‘공조’에서 함께 호흡한 유해진 역시 현빈을 반듯한 친구라고 말했다. ‘반듯하다’는 세간의 평에 관해 그는 “특별히 나쁜 행동은 안 한다”며 “막 장난치는 성격이 아니라 그렇게 보시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빈은 타인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지만 스스로 자극하는 성격이라고 밝혔다.

“스트레스를 많이 안 받는 것 같고 자극도 태연하게 넘기는 성격이에요. 주변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운동을 하면서 많이 풀어요. 안에 그런 화가 쌓이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아직 크게 다가오지 않아서 물 흐르듯 잘 넘어가는 것 같아요. 타인에 의해 스트레스를 받는 것 보다는 스스로 압박하는 게 있어요. 반듯하게 행동하려는 것에 대한 부분은 아니고 일에 대한 태도예요. ‘공조’라는 작품도 배우, 감독, 스태프를 비롯해 투자한 분들도 많은데 이들을 대표해 배우가 앞에 나서서 작품을 이야기하고 성과를 보여주잖아요. 실망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요.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100%가 아니더라고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주변에서는 좀 내려놓고 편하게 하라는 말도 하는데 스스로 용납이 안 돼요. 자기합리화일 수 있지만 카메라 안에서 최선을 다해야 카메라 밖은 내 몫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2003년 드라마 ‘보디가드’로 데뷔한 현빈이 올해 데뷔 15년차를 맞이했다. 20대에 이미 최고의 인기를 맛본 그는 30대가 되면서 여유를 얻었다며 지난 발자취를 되짚었다.

“‘삼순이’가 잘됐을 때는 잘 몰랐어요. 너무 일찍 왔죠. 불쑥 들어온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행복감을 못 느꼈어요. ‘시크릿 가든’이 많은 사랑을 받았을 때는 즐길 수 있었어요. 선물처럼 다가왔고 언젠가 없어질 거라는 걸 알고 누렸어요. 인기와 관심은 사라지고 작품의 여운도 그렇죠. 알고 있기에 그 사랑이 너무 감사하고 좋고 선물 같아요. 이제 그 순간을 즐기게 됐어요.”

   
 

영화 ‘역린’(2014)은 384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넘겼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결과였다.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2015)는 비슷한 소재의 ‘킬미 힐미’와 비교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공조’는 조인성의 스크린 복귀작인 ‘더 킹’과 같은 날 개봉해 맞대결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조’가 현빈의 배우인생에 있어 분수령이 되는 작품이 아니겠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현빈은 이를 무덤덤하게 넘기고 있다. 현빈은 언제나 중심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역린’이 어떤 면에서는 대중들의 기대에 못 미쳤고 ‘하이드 지킬 나’도 그래서 ‘공조’가 분수령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데 저는 사실 아무렇지 않아요. 성공하면 좋은 거고 안 되면 그 다음 작품을 하면 되는 거죠. 분명 저는 그 작품들을 통해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있을 거고 모든 것이 포함돼 다음 캐릭터를 만들어 갈 거예요.”

[스타서울TV 정찬혁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