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SK와이번스 신임 단장 선임…‘타율 0.195’ 선수가 감독 이어 단장 꿈 이루다
염경엽 SK와이번스 신임 단장 선임…‘타율 0.195’ 선수가 감독 이어 단장 꿈 이루다
  • 승인 2017.01.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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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경엽 SK와이번스 단장 선임…‘타율 0.195’ 선수가 감독 이어 단장 꿈 이루다 / 사진 = 뉴시스

염경엽(49)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SK와이번스 단장으로 변신했다. KBO리그에서 감독 이듬해에 곧바로 단장을 맡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SK와이번스는 17일 염경엽 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계약기간은 3년이라고 명시했다. 연봉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염경엽 신임 단장은 민경삼 전 단장의 후임이다. 2010년 1월 단장으로 선임 7년간 단장직을 맡았던 민경삼 전 단장은 지난해 12월 26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임했다.

SK는 "염 신임 단장은 선수 육성시스템을 완성하고 실행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며 염 단장의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염경엽 신임 단장은 지난해 넥센 사령탑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SK 감독 내정설이 불거져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SK는 외국인 지도자인 힐만 감독을 수장으로 데려왔지만 결국 염경엽 전 감독은 단장으로 영입했다.

이 같은 루머 등을 의식한 듯 SK는 "미국 현지에서 집을 알아보던 염 단장을 류준열 대표이사가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고 선임 배경을 상세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SK는 민경삼 단장이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한 작년 12월 중순께부터 본격적인 신임 단장 선임작업에 들어갔다.

야구에 대한 전문가적인 식견과 함께 SK만의 육성시스템을 완성하고 이를 현장에 적용, 실행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단장을 선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외국인 감독인 트레이 힐만 감독이 한국프로야구에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신임 단장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이에 따른 적임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염 단장을 최적의 인물로 보고 본격적인 영입 작업에 착수했다.

당초 염 단장은 SK의 영입 제의에 대해 지속적으로 고사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준열 대표이사가 직접 나서 염 단장을 설득했다.

류 대표이사는 염 단장이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초청코치로 최종 확정돼 미국에서 지낼 집을 마련하기 위해 출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주 미국으로 직접 건너가 최종 수락의사를 받아냈다.

예전부터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해 ‘염갈량’이라는 닉네임까지 붙었던 염경엽 신임 단장은 "SK에서 힐만 감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염경엽 단장은 광주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했다. 통산 타율 0.195에 그칠 정도로 프로에서 빛을 보지 못했던 염 단장은 2000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은퇴한 뒤 프런트로 변신해 눈길을 끌었다.

은퇴 후 현대 운영팀을 시작으로 현대 수비코치, LG 트윈스 스카우트팀을 거쳐 2011년 넥센의 주루·작전코치로 활동했다. 그리고 2012시즌이 끝난 뒤 넥센 사령탑에 올라 지난해까지 팀을 4시즌 연속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염경엽 단장은 넥센 감독 시절에도 "선수로서 난 이렇다 할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하지만 프런트, 코치 등을 경험하면서 성공하고 싶다는 꿈이 생겼다. 언제까지 지도자를 할지 모르겠지만 감독이 끝난 뒤 단장까지 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이야기 했다.

그랬던 그의 바람처럼 2017시즌부터 SK의 새로운 단장을 맡게 됐다. 염경엽 단장은 한화 이글스의 박종훈 단장과 함께 감독 출신 단장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스타서울TV 김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