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김기춘 영장실질심사 전 특검 출석, 야속한 엘리베이터… 취재진 질문 폭탄
조윤선·김기춘 영장실질심사 전 특검 출석, 야속한 엘리베이터… 취재진 질문 폭탄
  • 승인 2017.01.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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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선·김기춘 영장실질심사 전 특검 출석, 야속한 엘리베이터… 취재진에 질문 폭탄/사진=뉴시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영장실실심사를 앞두고 특검에 출석했다.

조윤선 장관은 20일 오전 9시 10분 께, 김기춘 전 실장은 9시 25분 께 서울 대치동 박영수 특검팀 사무실에 나타났다.

조윤선 장관이 도착하자 취재진은 “현직 장관으로 특검에서 첫 영장 청구를 했다. 어떻게 생각하냐” 등의 질문을 했다. 조윤선 장관은 “성실히 조사에 임할 것”이란 답을 했다.

조윤선 장관은 취재진에게 둘러 싸여 몸이 밀쳐지자 얼굴을 찌푸리거나 기자를 바라보기도 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사이 조윤선 장관은 “본인 자백으로 진실이 밝혀졌다고 생각하냐” “진실 밝히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 “청문회에서 왜 위증했냐” “공직자로 책임 있는 말 해달라” “심경 한 말씀해라” “지켜보는 눈 많은데 한 말씀 하고 들어가라” “특검에서는 자백했냐” “국민들 문체부 직원들 다 지켜보고 있다” “가장 억울한 게 뭐냐”란 질문 세례를 받았다.

하지만 조윤선 장관은 “영장실질심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란 말 외에 별다른 말을 남기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혐의뿐만 아니라 문체부 1급 공무원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김 전 실장은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하면서 위증 혐의로도 고발됐다.

뒤이어 나타난 김기춘 전 실장 역시 엘리베이터 때문에 기자들에 둘러싸여 질문 세례를 받았다. 차에서 내린 김기춘 전 실장은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동안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조윤선 장관이 본인이 시켜서 블랙리스트 작성 했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냐” “국민께 죄송하지 않냐” “여전히 아직도 최순실 모르냐”란 질문을 받았지만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기춘 전 실장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취재진은 “여전히 의혹 부인하는 거냐” “입이 열 개 라도 할 말이 없다는 취지로 받아 들여도 되나” “오래 공직에 몸 담았는데 한마디 해달라” “국민들이 납득할 만한 해명 해달라” “법률 지식 기억하는데 최순실 기억 못하는 게 앞뒤 안 맞지 않냐” “의혹들 너무 많은데 한마디 해달라”라고 질문을 쏟아냈다.

하지만 김기춘 전 실장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다만 엘리베이터가 오지 않자 “엘리베이터가 왜 안 오는 거야”라고 말했다. 겨우 도착한 엘리베이터지만, 문이 닫히지 않아 탑승하고 바로 위로 올라가지 못했다.

김기춘 전 실장은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국정 농단 의혹 중심에 있는 인물로도 꼽히고 있다. '왕실장', '기춘대원군'으로 불리며 정치, 사회 등 각 분야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블랙리스트 작성 및 관리 과정에 박 대통령이나 최씨가 개입했는지 등을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조윤선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을 대선 후보 시절부터 밀착 수행한 인물이다. 이후 여성가족부장관, 정무수석 등을 역임하는 등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특검팀은 조 장관이 청와대 정무수석 재직 당시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장관이 2014년 6월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뒤 기존 수백명이던 명단이 수천명으로 확대된 만큼, 이 과정에 조 장관의 역할이 있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다.

특검팀은 지난 18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해 블랙리스트 관리 및 집행 과정에 관여했다는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로 이동해 심사 결과를 기다린다. 구속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조윤선 장관이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지시"라고 진술했다는 보도와 관련, "이 부분이 사실로 확인되면 해임건의안을 낼 수 밖에 없다"고 강력 경고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체부장관으로서 블랙리스트 관여 자체가 결격사유이며, 일관되게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 장관은 그동안 국회에서 일관되게 자신은 블랙리스트와 관련된 게 없다고 대단히 억울하게 항변했다. 저는 그 진정성을 믿어 이 순간까지 비난한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오늘 아침자 보도를 보고 대단히 실망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어 "블랙리스트 관여가 김기춘 지시라라도, 사실이라면 국회 청문회와 상임위에서 증언 했어야 한다"며 "뻔뻔하게 관여 안했다고 하다, 구속을 피하기 위해 이제야 진실을 말하느냐"고 조 장관을 질타했다.

그는 그러면서 "블랙리스트 관여가 사실이라면 이 분은 장관 자격이 없다"며 장관 해임건의안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자 노컷뉴스는 조 장관이 특검 조사에서 "김 전 실장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라고 시켰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TV조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