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 정우·강하늘, 진심 통했다…실화와 드라마의 뜨거운 조합 (종합)
‘재심’ 정우·강하늘, 진심 통했다…실화와 드라마의 뜨거운 조합 (종합)
  • 승인 2017.02.02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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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 강하늘 두 남자의 뜨거운 눈물이 스크린 밖 관객들에게 전해졌다.

2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영화 ‘재심’(감독 김태윤)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태윤 감독과 배우 정우, 강하늘, 김해숙, 이동휘, 한재영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 ‘재심’은 대한민국을 뒤흔든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사건을 소재로 벼랑 끝에 몰린 변호사 준영(정우 분)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 분)가 다시 한 번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현재진행형 휴먼드라마다.

‘재심’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송돼 화제를 모은 2000년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작품이다. 실제 경찰의 강압적 수사와 증거 조작 등으로 억울한 감옥살이를 했던 피해자 최군은 10여 년 후 세상 밖으로 나왔고 사회에 외면 속에 살아갔다. 2003년 진범이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검찰의 반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2016년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심’은 실화를 모티브로 하지만 단순히 사회고발에 그치지 않는다. 억울한 한 청년과 돈을 좇던 변호사가 만나 서로를 위로하고 정화하며 따뜻한 휴머니즘을 그려낸다.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정우, 강하늘을 비롯한 김해숙, 이동휘, 한재영 등 베테랑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모아져 완벽한 드라마를 완성했다.

김태윤 감독은 “지인이 찾아와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영화를 만들라고 제안했다. 당시 시사프로그램을 보다가 사연이 기가 막혀서 한 번 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며 작품을 만들게 된 계기를 밝혔다.

김태윤 감독은 “실제 변호사를 만나야겠다고 생각했고 실제 사건의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전주로 내려가서 두 분을 만났다”며 “영화 속 준영처럼 ‘정말 살인범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고 만났다. 나름 자료를 받고 확신을 갖게 됐다. 이후에 자료를 취합하면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태윤 감독은 “정의로운 변호사로 시작하는 영화가 많은데 실제 변호사는 처음에 만났을 때 평범했다. 그래서 처음 시작은 얄밉고 비호감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재미있게 표현되고 나중에는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자를 찾다가 정우씨에게 시나리오를 드렸다”고 정우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감독은 “실제 최군을 만났을 때 무서웠다. 지금은 친한 동생이 됐지만 관객들에게도 그런 오해나 편견을 느낄 수 있게끔 하는 연기자를 찾았다. 후반부에는 자신의 본모습이 드러나는 연기를 할 수 있는 분을 찾다가 ‘동주’를 보고 하늘씨에게 시나리오를 드렸다”고 강하늘의 캐스팅 과정을 말했다.

정우는 “매번 작품을 선택할 때 시나리오가 가장 중심에 있다. 특히 이번 시나리오를 보면서 이야기의 힘을 많이 느꼈다. 캐릭터들의 감정에 공감이 됐다. 겪지도 않은 일인데 감정적으로 공감이 됐다. 변호사 같지 않은 소시민적인 준영의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감독님과 함께 해서 감사하다”며 작품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정우는 “촬영 막바지에 실제 변호사분을 만났다. 사건에 관해서 변호사님이 느끼셨던 감정을 간략하게 듣게 됐다. 그냥 반가웠다. 내가 연기하는 실제 인물을 만나서 반가웠다. 변호사 같은 느낌도 아니고 친근하고 유머도 있었다”며 실제 주인공의 만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캐릭터 변화와 깊은 감정을 표현해야 했던 정우는 “굉장히 욕심이 많이 났던 작품이다. 심적으로 힘들었다”라며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정우는 현장에서 반복 촬영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그는 “좋은 시나리오와 좋은 분들과 함께 해서 즐겁게 작업을 했지만 계속 ‘한 번 더’를 외친 건 배우로서 욕심이었다. 현장에서 열정을 보여주며 이끌고 싶었다. 누가 책임지라고 한 건 아니다. 그렇지만 나름 마음을 다졌다”라고 말했다.

강하늘은 “작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건을 TV에서 접하면서 같이 분노했고 관심을 갖고 있었다”며 “시청자의 입장이었는데 시나리오가 오면서 이미 긍정적인 마음이었다. 시나리오 자체가 정말 좋았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시나리오 덕에 선택할 수 있었다”고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극 중 강하늘의 엄마 역으로 나오는 김해숙은 “가끔 눈에 들어오는 후배가 있다. 그전에도 알았지만 ‘동주’를 보고 저렇게 아름다운 눈을 가진 청년의 모습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있을까 생각을 하던 차에 마침 ‘재심’에서 아들로 만나 기뻤다”며 “촬영하다 보니까 굉장히 마음도 맑다는 걸 알게 됐다. 굉장히 좋았다. 조금만 더 젊었으면 저의 이상형이지 않을까 싶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국민 엄마’로 불리는 김해숙은 ‘재심’에서 억울하게 옥살이한 청년의 어머니이자 시각장애인을 연기하며 또 다시 관객들을 울렸다. 김해숙은 “눈 먼 캐릭터는 처음이다. 사실 신체보다 심적인 장애가 더 크다. 눈이 안 보이는 것에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해숙은 “내 분량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더 어려웠다. 분량이 많고 설명할 부분이 많으면 연기하는데 편했을 거다. 많지 않은 분량에 눈이 멀고 사회에서 소외된 힘든 삶을 사는 사람을 연기해야 했다. 신체적 장애를 갖고 있고 아들은 억울한 누명을 쓴 엄마의 심정이 어떨까 생각하니 힘들었다. 자식을 잃은 것보다 더한 고통이라 생각해서 이를 풀어내는 데 힘들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재심’은 오는 2월 16일 개봉한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