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조작된 도시’ 지창욱, 데뷔 10년 만에 충무로에 새긴 그의 이름
[SS인터뷰] ‘조작된 도시’ 지창욱, 데뷔 10년 만에 충무로에 새긴 그의 이름
  • 승인 2017.02.0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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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이 데뷔 10여년 만에 스크린 첫 주연작 도전에 나섰다. 드라마는 물론 뮤지컬까지 쉼 없이 참여하며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채워오던 그에게 영화는 공백에 가까웠다. 오랜 기다림 끝에 채운 첫 스크린 주연작 ‘조작된 도시’는 그의 갈증을 충분히 해소해 줄 만하다. 그는 ‘조작된 도시’에서 폭 넓은 감정연기와 스타일리시한 액션으로 충무로에 그의 이름을 각인시켰다.

‘조작된 도시’(감독 박광현)는 단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범죄액션영화다. 영화에서 지창욱은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수감된 권유로 분했다.

“아직 제 연기나 작품을 평가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영화가 드라마보다 더 긴장되는 것 같아요. 드라마는 다 같이 극장에서 보는 경우가 없잖아요. 쌀알을 던지는 장면이나 엄마의 환상을 보는 장면 등이 스크린에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어요.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그 부분이 가장 궁금했어요. 첫 주연작이라는 부담감도 있었는데 감독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충분히 잘 표현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만화적인 세계관과 게임을 소재로 한 ‘조작된 도시’는 이전에 없던 새로운 액션을 표방한다. 그래서 영화는 신선하면서 이질적이다.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선택하기에는 꽤나 파격적이었지만 감독을 만나 고심 끝에 출연을 결정했다.

“계기는 감독님이었어요. 감독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작품에 참여하기로 결정 했어요. 믿고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감독님과 직접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으면 도망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쉽지 않았겠죠. 뒤로 갈수록 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엎치락뒤치락 하는데 만화적인 요소들이 어떻게 표현될지 의문이 많았죠.”

지난해 지창욱은 드라마 ‘THE K2’에서 특수경호원으로 분해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다. ‘조작된 도시’는 ‘THE K2’ 이전에 촬영한 작품으로 그는 고난이도의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수개월을 준비했다. ‘조작된 도시’에서 지창욱은 전직 태권도 국가대표 선수로 나오는 만큼 화려한 발차기는 물론 맨손 액션, 대규모 카체이싱 등을 선보인다.

“어려서부터 액션 장르를 제법 했던 것 같아요. 낯설지는 않아요. 기초적인 체력훈련부터 해서 콘티가 나올 때마다 맞춰서 연습했어요. 고난이도 장면이 항상 있고 위험해서 대역이 없을 수는 없지만 대체로 소화했어요. 맞는 장면에서 고생했죠. 실제로 터치가 돼야 하는 것도 있었고요. 신을 길게 찍었는데 짧게 편집해서 템포를 빨리 했어요.”

   
 

‘조작된 도시’가 공개되기 전 액션과 만화적인 요소 등에 우려가 많았지만 오프닝에서 그런 걱정들은 모두 사라진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는 듯한 화려한 시가지 전투는 단숨에 영화에 몰입하게 만든다. 게임 속 장면을 구현한 오프닝에서 지창욱은 헬기에서 뛰어내려 수많은 적을 제압하고 팀을 이끄는 영웅이 된다.

“오프닝 장면은 여수에서 촬영했어요. 진짜 게임처럼 찍었어요. 리얼리티를 따지기 보다는 멋있게 하려고 했어요. 건물 안 신에서는 거의 잠도 못자면서 빡빡하게 촬영해서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어요. 장비가 무거워요. 총도 무겁고 그러다보니까 고생했죠. 다른 뛰어난 배우들과 비교를 하자면 한없이 부족한 느낌이 들어요. 주변에서 칭찬을 해주시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처절하게 했어요. 부상이 없으려고 리허설을 많이 했고 현장에서도 예민하게 집중해서 촬영했던 것 같아요.”

영화는 시선을 사로잡는 독창적인 비주얼과 유쾌함이 있지만 드라마 측면에서 보면 다소 암울하고 감정의 진폭이 크다. 억울하게 수감된 권유에게 연이어 닥치는 불행들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개인적으로는 더 어둡고 우울한 게 제 취향이에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영화의 전체적인 톤을 생각하면 적당한 선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리고 완성된 영화를 보니까 시나리오보다는 강하게 나온 것 같아요. 제 취향과 시나리오 톤의 중간 정도로 나온 것 같아요. 보면서 이정도면 잘 어울리겠구나 싶었죠. 경쾌하면서 생각 없이 볼 수 있을만한 오락영화처럼 보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것 같아요. 영화를 볼 때는 생각 없이 웃다가 끝나면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시작과 끝에 나오는 시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한 몫을 한 것 같아요.”

   
 

지창욱은 올해 입대를 앞두고 있다. 그동안 연기가 즐겁고 신나서 지치지 않고 달려왔지만 이제는 자신을 돌아보며 다음을 기약할 때가 온 것이다. 물론 시간이 허락하는 한 한 작품 정도 더 하고 입대하고 싶다는 욕심(?)도 내비쳤다.

“3월에서 4월 사이에 영장이 나오는데 차기작은 날짜를 보고 정해야 할 것 같아요. 드라마로 못 박은 건 아닌데 시기적으로 영화는 힘들지 않을까 싶은 거죠. 아직 고민 중이에요. 입대 전에 작품을 할 수 있다면 재미있고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개인적인 바람은 그냥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건강하게 입대해서 군생활도 재미있게 했으면 해요.”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