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오늘 국민의당 입당, 이찬열·박우섭 최구위원 임명… "국민의당 안착 위한 것"
손학규 오늘 국민의당 입당, 이찬열·박우섭 최구위원 임명… "국민의당 안착 위한 것"
  • 승인 2017.02.17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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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학규 오늘 국민의당 입당, 이찬열·박우섭 최구위원 임명… "국민의당 안착 위한 것"/사진=뉴시스

손학규가 오늘 국민의당에 입ㅂ당한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17일 국민의당에 정식 입당한다. 손학규가 오늘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손 의장 측 인사인 이찬열 의원과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도 최고위원에 임명된다. 이 의원은 손 의장과 함께 입당하며, 기초자치단체장인 박 구청장은 별도로 입당 절차를 밟는다.

김경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은 16일 원내정책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 의장의 국민의당 안착을 위해 이 의원과 박 구청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17일 열리는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의원과 박 구청장에 대한 지명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을 실제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려면 당헌 개정이 필요하다. 당헌상 지명직 최고위원은 2명인데, 이미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 인사인 사공정규 대구시당위원장과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이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17일 연석회의에서 일단 이 의원과 박 구청장의 임명을 의결한 뒤, 중앙위를 통해 당헌 개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는 국민의당은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7월 공식 채택한 '사드배치 반대 당론' 재논의에 나서는 한편, 가장 유력한 경쟁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격에 온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사드 배치 재논의를 통해 중도와 보수진영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문 전 대표를 집중 공격해 텃밭인 호남 지지율을 되찾아오자는 전략이다. 여기에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합류했으나 당 지지율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못한 점도 감안돼 있다.

먼저 김정남 피살 소식이 알려지자 국민의당은 '안보 우클릭'을 시사하고 나섰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우리의 사드배치 반대 명분을 약화시킨 원인을 제공했다"며 당론 재논의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당은 창당 초기엔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주창해 왔지만, 사드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면서 사실상 기존 야권 스탠스에 치우친 노선을 밟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이 때문에 당 차원에서 사드 재논의를 통해 민주당과의 차별화를 하면서 중도진영의 지지를 끌어내보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리얼미터가 지난 13~15일 전국 성인 유권자 1,515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유무선 자동응답·임의걸기 방식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결과 국민의당 정당지지도는 11.5%였다.

국민의당은 지난달 9~13일 리얼미터가 전국 성인 유권자 2,526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 스마트폰앱, 유무선 자동응답·임의걸기 방식으로 실시해 같은 달 16일 발표했던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에서는 12.5%의 지지도를 기록했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중도하차하고 손학규 의장이 합류한 한달 여 동안 지지율이 상승하기는커녕 소폭 하락한 것이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경우 같은 기간 조사에서 7.0%에서 8.6%로 소폭 상승했지만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

이때문에 당내에선 국민의당이 '개혁적 보수 합리적 진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 스탠스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반 전 총장 몫인 보수표와 손 의장 합류로 기대되던 중도표를 끌어오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한 국민의당 의원은 이와 관련 "우리 당 지지율이 떨어진 두 가지 원인이 김수민 사태와 사드반대"라며 "호남이 기반인 당이 호남과 별로 상관이 없는 사드를 반대하고 나서면서 별 효과는 못 보고 안 전 대표가 가졌던 중도표만 떨어져 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국민의당은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공세도 연일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이 도와주지 않아 2012년 대선에서 패배했다는 문 전 대표 측 주장을 연일 거론하며 "대선 후보 자격이 없다", "짐승만도 못하다" 등 거센 비판을 내놓고 있다. 주장에 대한 비판을 넘어 '남 탓하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또 문 전 대표가 호남 출신 총리를 거론한 데 대해 "호남을 오직 표로만 보고 경시하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호남 홀대"라고 질타했다. 아울러 전북에서 현지 최고위를 여는 등 호남에서의 반문 정서를 자극하며 정통 야권 텃밭이었던 호남 지지율 되찾기에 총력을 다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투트랙 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당장 정동영 국가대개혁위원장이 "김정남이 피살되고 나서 (사드배치 반대) 당론을 뒤집어야 한다면 그건 정말 웃음거리가 된다"고 사드 재논의를 정면 반대하고 나섰다.

여기에 사드 재논의를 계기로 국민의당이 갑작스레 안보 우클릭 행보를 보일 경우 고질적인 지지율 하락 요인이었던 여권과의 연대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 공산도 크다. 이는 국민의당 창당 기반이었던 호남 민심이 더욱 등을 돌리는 역효과를 불러올 위험성이 있다.

국민의당은 일단 사드 재논의를 거론하자마자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을 감안, 당장 오는 17일로 예정됐던 당론 재논의 일정을 오는 21일로 연기하고 주말 동안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재논의에 반대하는 한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사드 재논의는 중도보수 표를 가져오는 게 아니라 말 바꾸기라는 지적만 받고 야권에서 입지만 더 좁아지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