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라이더’ 이병헌·공효진·안소희,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웰메이드 감성 드라마’ (종합)
‘싱글라이더’ 이병헌·공효진·안소희,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웰메이드 감성 드라마’ (종합)
  • 승인 2017.02.1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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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이 감성 드라마로 돌아온 이유가 있었다. 책을 넘기듯, 주인공을 시선을 따라가듯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전개의 끝에는 묵직한 여운이 남는다.

17일 오후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이주영 감독과 배우 이병헌, 공효진, 안소희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비밀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밀정’에 이은 워너브러더스의 두 번째 작품인 ‘싱글라이더’는 이병헌이 주연과 공동제작으로 하정우가 제작으로 참여해 더욱 화제를 모았다.

이날 이주영 감독은 “시사회 전에는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포기하는 것에 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시간과 상황에 있어서 내가 느끼는 아이러니를 주로 영화에 이야기를 만드는데 크게 활용했다”며 영화를 소개했다. 이어 이주영 감독은 “내 마음이나 상대방의 마음이 시간차를 두고 엇갈리는 안타까움을 함께 나눠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오랜만에 감성 드라마로 돌아온 이병헌은 직접 제작에 참여하는 애정을 보인 만큼 ‘내부자들’, ‘마스터’에서 선보였던 강렬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섬세한 감정표현으로 독보적인 연기를 펼친다.

이병헌은 “특별히 선호하거나 싫어하는 장르가 있지는 않다. 열어놓는 스타일이다. 한동안 액션, 범죄 영화가 정말 긴 시간 유행을 해서 그런 시나리오 위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이런 시나리오를 받고 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하고 싶었다”고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병헌은 “한 순간에 큰 충격을 줬다기보다는 가슴 속에 계속 남았다. 운명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 관객 입장에서도 영화의 장르의 다양성을 찾아가는 거라 생각한다. 배우로서 다양한 장르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관객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후반부에 놀라온 비밀이자 반전이 드러난다. 이에 관해 이병현은 “반전이 크지만 반전을 위한 영화 같다는 생각은 안한다. 전체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이 세상 이렇게 쓸쓸할 수 없고 허무할 수 없었다. 그 느낌이 오래갔다. 읽는 순간도 놀라웠지만 이후에도 긴 시간 멍했다”고 말했다.

이에 관해 공효진은 “시나리오를 보고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이 상황이 맞나’ 싶어서 다시 앞을 읽어봤다. 놀라운 비밀이었다”며 “만들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병헌 선배님은 많은 고민을 했다. 매 신마다 고민했다. 어렵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촬영하면서 재훈의 역할이 어렵겠다는 심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와 아내를 호주로 보낸 기러기 아빠를 연기한 이병헌은 “예전에 어렸을 때 아들이 있던 역할을 했는데 부정을 보여주는 작품은 아니었다. 이번이 처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아이가 있으니 그런 느낌이 정말 굉장히 크게 도움이 됐다. 게다가 감독님이 이름도 의도적으로 비슷하게 지어주신 것 같다. 더 연기를 하는데 있어 감정을 올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액션배우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예전에는 세밀한 감정연기를 했었다. 배우로서 목말랐던 감정들을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번 영화를 통해 나에게 개그 본능이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이런 분위기에서 계속 웃기고 싶은 마음에 의견을 냈다가 모두 퇴자를 맞았다. 장르를 불문하고 웃기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미씽’에 이어 어머니를 연기한 것에 관해 공효진은 “연기를 한지 꽤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다. 지금 내 나이에 공감하고 이슈로 두고 있는 부분이다. 나는 아니지만 주변 친한 지인들이 아이의 엄마인 나이다”라며 “의도라기보다는 운명처럼 ‘미씽’도 그렇고 이번도 그렇고 아이와 함께 호흡하는 영화를 했다. ‘미씽’은 아이가 핵심이라면 이번에는 남편과의 관계를 주로 다룬다. 이 영화에서 나는 내 캐릭터로 인해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재훈이 쓸쓸해 보이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호주에서 학교를 나왔는데 본다이 비치에 있는 하이스쿨을 다녔었다. 마지막 기억이라 시나리오에서 본다이 비치가 나온 걸 보고 기분이 이상했다”며 “영화를 한 달 동안 그곳에서 찍는다고 해서 운명처럼 끌렸다. 당시 어머니와 함께 유학을 해서 이번에 어머니와 함께 갔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학창시절 아버지가 기러기 아빠였는데 엄마와 사춘기를 보낸 시절이 떠오르며 미안하고 죄송했다”고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호주 워홀러 지나를 연기한 안소희는 “영화를 기대하고 봤다. 호주에서 시간이 짧으면 짧고 길면 긴 시간인데 고스란히 담긴 것 같다. 영상이 예쁘게 나와 마음에 든다”며 “촬영할 때 사실 캐릭터를 잡아가는데 현장에서 병헌 선배님께 많이 여쭤보고 도움을 받았다. 촬영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에는 효진 언니가 같이 고민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영화를 본 소감을 밝혔다.

   
 

안소희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관해 “ 내 나이 또래 역을 하게 되어 좋았다. 딱 20대 초반에 가질 수 있는 당차고 씩씩한 에너지를 지닌 지나를 연기해 좋았다”며 “지나가 혼자서 호주에서 일한 시간이 있듯 나도 미국에서 일한 시간이 있어 이를 살려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병헌은 “영화를 보시고 나서 이 영화가 인생에 몇 안 되는 영화로 손꼽을 수 있는 분이 있는가하면 정말 취향이 아니라 재미없게 보시는 분도 계실 거다. 아주 독특하지만 가슴이 허전한 느낌으로 뚫리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에 몇 안 되는 마음을 크게 움직였던 시나리오였다”며 영화를 추천했다.

공효진은 “‘미씽’을 개봉하고 느낀 게 있다면 배우가 시나리오에서 느낀 감정을 대부분의 관객이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다는 점이다”며 “‘한 부분도 놓치지 말고 봐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가도 편안하게 영화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면 각자 다른 끝에 다다를 거라 생각한다. 지금 극장에 걸린 영화들과는 다른 톤의 영화다. 새로운 영화를 찾는 분들게 신선한 영화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싱글라이더’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