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와인' 가격 급등…투자자들 주식 시장서 와인 시장으로 갈아타
'고급 와인' 가격 급등…투자자들 주식 시장서 와인 시장으로 갈아타
  • 승인 2017.02.1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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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뉴시스

주식가격이 고점에 달했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와인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고급 와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을 당시에도 고급 와인은 금과 마찬가지로 위험을 회피하는 투자수단으로 취급을 받았다면서 최근 주식시장에서 빠져 나온 자본들이 와인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1000만 유로(약 122억원)의 자산으로 와인과 위스키 등에 투자하는 몰타공화국 소재의 ‘WSF 시카브 Plc(WSF Sicav Plc)’의 와인 소스 펀드(Wine Source Fund)는 2012년 투자에 나선 이후 순자산 가치를 32% 가량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 소재의 ‘와인 오너즈(Wine Owners Ltd.)’의 매니저인 제임스 소든(James Sowden)은 지난해 4분기 ‘와인 오너즈’의 거래량은 66만2000파운드(약 9억4800만원)로 전년 동기의 26만3000파운드(약 3억7660만원)에 비해 2.5배 이상 늘었다.

영국 런던에 있는 ‘와인 인베스트먼트 펀드(Wine Investment Fund Ltd, WIF)’의 투자 매니저인 크리스 스미스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거시 경제 상황의 호조와 와인의 제한된 물량, 왕성한 수요 등이 (와인) 시장의 호황을 계속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WIF의 수익률은 17%에 달했다. 스미스는 “대부분 투자자들에게 아직은 와인 가격이 값싸게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 파운드화의 약세는 파운드화 기준의 와인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와인의 가격을 반영하는 런던국제와인거래소의 '리벡스 100 와인지수(Liv-ex 100 Benchmark Fine Wine Index)'는 파운드화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리벡스 100 와인지수는 지난 14개월 동안 상승세를 이어왔다. 2010년 6월 이래 최장기 상승 기록이다. 리벡스 100 지수는 지난해 25%나 올랐다. 이는 런던 증시의 FTSE100 지수의 상승률 19%를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리벡스 100 와인지수는 와인 유통시장에서 가장 수요가 많은 와인 100개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지수다. 주요 평가 와인으로는 보르도, 부르고뉴, 론, 샴페인, 이탈리아 와인 등이 포함된다.

고급 와인시장의 호황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중국인 자본의 유입이다. 지난 2010년 와인 가격이 치솟을 당시 과잉 사재기를 했다가 5년 동안 손해를 보고 시장을 떠났던 중국인 투자자들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중국 와인·양주 수출입협회에 따르면 2016년 1~9월 동안 중국의 와인 수입량은 21% 늘어난 16억6000만 달러 규모로 늘어났다.

어느 투자나 마찬가지로 와인 펀드에도 여러 가지 리스크가 존재한다. 2008년 1억1000만 유로의 규모의 자산을 운영하던 케이먼 군도의 빈티지 와인 펀드는 실적 부진으로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서면서 2013년 문을 닫았다. 1년 뒤에는 룩셈부르크의 노블 크뤼 와인 펀드(Noble Crus Wine Fund) 역시 문을 닫았다.

[스타서울TV 조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