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 조진웅·김대명·이청아, 정신없이 몰아치는 변주·반전…‘관객은 함정에 빠졌다’ (종합)
‘해빙’ 조진웅·김대명·이청아, 정신없이 몰아치는 변주·반전…‘관객은 함정에 빠졌다’ (종합)
  • 승인 2017.02.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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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몰아치는 캐릭터들의 변주와 반전에 관객들은 함정에 빠지고 만다.

2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이수연 감독과 배우 조진웅, 김대명, 이청아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해빙’은 얼었던 한강이 녹고 시체가 떠오르자 수면 아래 있었던 비밀과 맞닥뜨린 한 남자를 둘러싼 심리스릴러. ‘영화는 수면내시경 도중 한 노인이 가수면 상태에서 “팔 다리는 한남대교에, 몸통은 동호대교에”라는 섬뜩한 말을 뱉으며 본격적인 스릴러가 시작된다. 이수연 감독은 수면내시경 도중 가수면 상태에서 온갖 행태를 보이는 모습과 한강의 얼음이 본격적으로 녹는 4월에 가장 많은 시체가 나온다는 연관성 없어 보이는 두 가지 요소에서 ‘해빙’을 떠올렸다.

   
 

영화는 살인마를 추격하는 기존의 스릴러의 패턴과 달리 비밀을 간직한 인물들의 캐릭터 변주와 치밀한 배치로 관객들을 공포와 스릴로 몰아넣는다. 이에 관해 이수연 감독은 “영화를 할 때는 두 가지를 염두에 둔다. 우선 시간이 흘러 언제 봐도 이야기적으로 재미있어야 한다. 그리고 ‘왜 지금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며 “미스터리 심리스릴러라서 심리를 따라가다 보면 기억의 왜곡, 은폐, 악몽이 등장한다. 구성이 다이나믹하다. 심리는 논리적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구조적으로 앞에서 스킵 했던 것이 나중에 맞춰지거나, 악몽으로 인한 공포가 혼재되면 계속된 자극이 들어올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수연 감독은 “두 번의 경제위기 이후 한 중년남자의 불안을 다루고 싶었다. 우리사회의 전락, 불안과 공포를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영화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더불어 감독은 복잡하게 몰아치는 캐릭터의 변주와 반전에 관해 “시점에 변화가 있다. 초반부에 관객들은 보통의 영화를 보듯 3인칭이나 전지적 시점이라 생각하고 영화를 볼 거다. 나중에는 승훈의 시점으로 보고 있었다는 게 드러나면서 인물들의 행동의 이유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 드러난다. 결국 승훈이 보는 미연, 성근, 정노인인 것이다.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캐릭터 간의 세밀한 심리 변화가 중요했던 만큼 조진웅을 비롯해 신구, 김대명, 이청아 등의 배우들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몰입감 있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조진웅은 의심의 한가운데 놓인 인물의 예민한 심리 상태와 감정 변화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 시킨다.

   
 

강남에서 병원을 개업했다가 망하고 이혼 후 선배의 병원 계약직 의사로 전락한 승훈역을 맡은 조진웅은 “영화를 보면서 작업할 때는 모니터를 잘 하지 않는다. 어떻게 찍히는 지 잘 모른다. 선택권은 감독님께 다 맡긴다. 사실 물어보면 대답하기 곤란하다. 아직 자신감이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조진웅은 ”상황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어떤 캐릭터이든 맞게 입어야한다는 강박이 있었다. 나에게 도전이었다. 이번 역할에서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나에게 을씨년스럽게 다가왔고 고민이 많았다”며 연기소감을 밝혔다.

조진웅은 후반부 롱테이크로 진행된 취조실 장면에 관해 “세트였는데 감독님께 감사했던 부분이다. 배우가 집중할 수 있게 판을 열어줬다. 작업을 하고나서 다 됐다며 촬영이 끝났다고 했다. 잘 될 때는 엄청 재미있고 몰입이 된다. 다른 걸 신경 쓸 필요 업게 감독님이 작업 환경을 잘 만들어주셔서 정신없이 찍었다”며 “보시는 분들은 힘들 수 있지만 배우로서는 상당히 신명나는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김대명은 승훈이 세든 원룸의 집주인이자 정육식당의 사장 성근을 연기했다. 성근은 과도한 친절을 베풀며 승훈의 곁을 맴돌며 그의 의심을 산다. 이날 김대명은 밝은 캐릭터에서 다시 어두운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에 관해 “‘마음의 소리’에서는 밝은 역이었다. 그리고 다시 어두운 역할로 보이는 캐릭터로 돌아왔다”며 “캐릭터를 받아들일 때 선과 악을 나누지 않는다. 그 인물이 가진 이유나 상황들이 그 캐릭터를 만든다고 생각한다.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대명은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에 관해 “말과 행동에 있어 이유와 목적을 많이 쪼개서 심어주고 싶었다. 연기 데시벨을 1과 10으로 나눌 수 있다면 3.5와 3.6 등으로 미묘하게 나누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승훈의 병원 간호조무사 미연 역의 이청아는 “감독님과 준비를 많이 했다. 간호사로서 일할 때와 간호복을 벗었을 때 모습이 다르게 보였으면 했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미지를 지워야 하는 숙제가 있어서 분장이나 사소한 디테일에 신경 썼다”며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이청아는 “이전 캐릭터는 자극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인물들이었다. 이번에 미연은 자신이 집중하고 싶은 것과 아닌 것에 호불호가 강한 인물이라 생각했다”며 “승훈이 가장 중심이 되길 바랐다. 다른 인물들에 관해서는 관심을 빼려고 했다. 감독님과 디테일을 많이 상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청아는 함께 호흡을 맞춘 조진웅에 관해 “시나리오를 읽으며 상상한 것과는 다른 연기들이 나와서 자극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선배처럼 연극도 해보고 싶었다. 작업 내내 즐겁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진웅은 ”힘들게 세상에 나온 나에게는 둘도 없이 사랑스러운 작품이다“며 ”관객들에게 신선한 심리 스릴러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해빙’은 오는 3월 1일 개봉한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