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세계의 명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EBS-세계의 명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승인 2017.03.1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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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세계의 명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샐리의 법칙, 빌리 크리스탈, 맥 라이언

방송: 2017년 3월 11일(토) 밤 11시 40분

부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원제: When Harry Met Sally...

 

감독: 로브 라이너

출연: 빌리 크리스탈, 맥 라이언

제작: 1989년 / 미국

방송길이: 96분

나이등급: 19세

 

줄거리:

시카고 대학을 졸업한 해리(빌리 크리스탈 분)는 여자 친구의 소개로 샐리(맥 라이언 분)와 함께 뉴욕으로 향한다. 샐리는 언론대학원 진학을 위해 뉴욕으로 떠나는 터. 지루한 여행길에 둘은 교대로 운전을 하며 티격태격 대화를 나누게 된다. ‘남자와 여자는 섹스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해리와 이에 반박하는 샐리. 티격태격 논쟁을 벌이는 가운데 뉴욕에 도착하자 둘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악수를 나누고 헤어진다. 그리고 5년 뒤, 정치 자문가가 된 해리는 공항에서 샐리가 연인과 열렬히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마침 샐리의 연인은 해리와 친분이 있었던 변호사. 해리는 조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지만 샐리를 모른 척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해리와 샐리는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되고 둘은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눈다. 해리는 결혼을 앞둔 상태이며 샐리는 기자가 되었다는 사실 등등. 그리고 이어진 대화에 둘은 서로 친구가 될 수 없음을 깨닫고 5년 전과 마찬가지로 헤어진다. 그리고 다시 5년의 세월이 흐른다. 조와 헤어진 샐리는 이혼한 해리와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다. 비슷한 처지인 둘은 처음 만난 지 10년 만에 친구 사이로 발전하게 된다. 이들은 서로의 절친한 친구를 소개시켜주는 등 우정을 나누는데 의도와 달리 소개시켜준 두 친구끼리 커플이 되는 촌극이 벌어진다. 어느 날 밤, 해리는 울음 섞인 샐리의 전화를 받고 달려간다. 샐리의 애인이었던 조가 다른 여자와 결혼한다는 것. 결국 샐리는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해리에게 마음을 열고 둘은 친구로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되는데...

 

주제: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구태의연한 주제를 상큼하게 풀어낸 작품. 서로 판이하게 다른 이성관과 인생관을 가진 해리와 샐리는 첫 만남에서부터 삐걱댄다. 하지만 둘은 오랜 세월 동안 각자 이별과 상처를 경험하며 성숙하고 결국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그리고 ‘당신은 내가 만난 여자 중에서 자고 싶지 않은 유일한 여자’라는 해리의 고백과 함께 두 사람은 진정한 친구로 거듭난다. 하지만 연인과의 이별에 의연하게 대처하던 샐리가 그의 결혼 소식에 급격히 무너지면서 해리와 샐리의 우정은 남녀관계에 있어서 가장 회복되기 어려운 지점으로 후퇴해버리고 만다. 여자들과의 하룻밤 사랑에 지쳐 결혼을 했지만 아내의 외도로 인해 ‘사랑’이란 감정을 더욱 외면해왔던 해리. 그리고 연인과의 결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지만 실상은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외면하며 스스로 벽을 쌓아두고 있었던 샐리. 둘은 우정을 지키기 위해 서로에 대한 감정을 외면해왔지만 우정에 위기가 찾아오면서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 시작한다.

 

감상 포인트:

빌리 크리스탈과 맥 라이언을 톱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대명사가 되었다. 노라 에프론의 각본이 영화의 성공에 큰 몫을 담당하는데, 이후 그녀는 톰 행크스, 맥 라이언 주연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Sleepless In Seattle, 1993’과 ‘유브갓 메일 (You've Got Mail, 1998)’ 연출로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오랜 무명시절을 거쳤던 맥 라이언의 상큼한 매력과 연기자로서의 재능이 본 작품에서 빛을 발했는데 샌드위치 가게에서의 연기는 두고두고 영화사에 손꼽히는 명장면이기도 하다. 원래 대본에서는 두 주인공이 여자들의 잠자리얘기에 대해 수다를 떠는 정도였지만 맥 라이언의 제안으로 로브 라이너 감독이 즉석에서 대본을 수정해서 이 장면이 탄생했다고 한다. 참고로 해리는 어둡고 우울한 성격의 로브 라이너 감독을 참조로 만들어진 캐릭터이며, 샐리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활기찬 각본가 노라 에프론을 참조로 만들어진 캐릭터이다. 샐리가 음식을 까다롭게 주문하는 장면도 노라 에프론이 실제로 주문할 때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영화 속 내용대로, 어렵고 힘들더라도 결국 일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샐리의 법칙’이 등장하기도 했다.

 

감독:

1947년 뉴욕 주 브롱크스 출신으로 1950〜60년대 미국 텔레비전 희극계의 대부이자 극작가인 영화감독 칼 라이너의 아들이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60년대 후반 비벌리힐스의 고등학교에 다니며 연극반에서 활동하였고 UCLA대학교에서 연극을 공부하였다. 대학 재학 중 ‘더 세션’이라는 극단을 조직하였고, 방송작가와 텔레비전 패널로 활동하였다. 이어 아버지가 감독한 초기 작품들에 연기자로 출연하였고 TV 시리즈 ‘모두가 한 가족 All in The Family’에서 자유로운 청년 역할로 인기를 얻어 에미상을 수상하였다.

1984년 뮤직 다큐멘터리 형식의 ‘이것이 스파이널 탭이다’를 발표하여 감독으로 데뷔하였다. 이 영화는 가상의 영국 헤비메탈그룹의 미국 투어를 소재로 한 저예산 즉흥코미디로서, 헤비메탈의 정체성과 음악 산업을 잘 묘사했다는 평과 함께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1985년 십대 젊은이들의 재치와 유머를 묘사한 ‘확실한 것 (The Sure Thing)’을 발표하였고 이듬해 스티븐 킹 원작의 ‘스탠바이 미 (Stand By Me)’에서 소년들이 모험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그려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또한 환상적인 코미디 ‘프린세스 브라이드 (The Princess Bride)’에 이어 1989년에는 로맨틱 코미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When Harry Met Sally...,)’로 기록적인 성공을 거뒀는데, 위트 넘치는 대사와 순발력 있는 상황 전개로 로브 라이너가 코미디계에서 오랫동안 실력을 닦았음을 확실히 입증했다. 이 작품은 90년대 러브스토리의 새로운 전형을 낳기도 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공포와 유머가 어우러진 서스펜스 스릴러 ‘미져리 (Misery, 1990)’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에도 미 해병대의 군사재판을 다룬 ‘어 퓨 굿 맨 (A Few Good Men, 1992)’, 로맨틱 멜로드라마 ‘대통령의 연인 (The American President, 1995)’, ‘알렉스 앤 엠마 (Alex and Emma, 2003)’ 등을 발표하여 대중적 인기와 비평가들의 호평을 동시에 받는 할리우드의 주류감독이 되었다. 최근작으로는 ‘버켓 리스트 The Bucket List, 2007’ , ‘플립 Flipped, 2010’ 등이 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