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감독 “자전적 이야기 NO” 김민희와의 관계는 인정 (종합)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감독 “자전적 이야기 NO” 김민희와의 관계는 인정 (종합)
  • 승인 2017.03.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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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밤의 해변에서 혼자’을 공개하며 불륜설 이후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감독 홍상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서영화, 권해효, 송선미, 박예주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진 후 모든 것을 잃는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돼 김민희가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6월 불륜설에 휩싸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국내에서 활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9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홍상수 감독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 관해 “말하는 방식이나 자세는 이전과 같았다. 어떤 배우와 하느냐가 중요한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며 “공간도 중요했다. 독일에서 촬영한 김민희씨, 서영화씨가 만나는 부분에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하는 것을 시작으로 조금씩 영화가 만들어졌다. 영화의 결과물은 이제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 영화가 이런 영화구나’라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김민희는 “영화로만 관심과 집중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바람이 생겼다. 무엇보다 기뻤던 건 영화가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는 순간이 많았는데 그런 좋은 평들이 나왔을 때 정말 기뻤다”며 소감을 밝혔다.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홍상수 감독의 독특한 작업방식으로 인해 권해효는 “촬영이 끝날 때까지 1부 독일 분량이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다. 나의 등장, 첫 장면이 영화의 시작이라고 알고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권해효는 “어떤 영화를 만들어 놓고 대중적인 평가나 흥행 여부에 있어 연기자도 같이 고민하는데 홍 감독님의 영화를 볼 때는 그런 걱정이 없었다. 내가 어떻게 쓰였고 새로운 영화가 만들어질지 궁금했다. 매 순간 흥분되고 즐거운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김민희는 “서영화 배우님과 독일에서 절반을 촬영했다. 내가 느끼는 서영화 배우님은 너무 마음이 착한 분이었다. 예쁜 사람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듯이 마음이 좋아졌다”며 독일에서 함께 촬영한 서영화를 언급했다. 이어 김민희는 “박예주 배우님은 에너지가 항상 넘치고 촬영장의 분위기를 띄워주는 기분 좋은 배우였다. 권해효 배우님은 새로운 영화도 함께 했는데 긴 대사를 잘 외우셔서 놀랐다. 같이 작업하는데 항상 배려해주셔서 고마웠다”고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 관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또 김민희는 “송선미 배우님은 나온 역할이 영희에게 힘이 되는 존재였다. 키도 크시고 항상 친언니와 같은 느낌이었다. 정재영 배우님은 지난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때도 좋은 호흡에 감사드렸는데 이번에도 짧은 만남에서 좋은 것들을 서로 만들어갈 수 있었다. 마지막에 꽃을 어루만지는 영희를 불러주시는 음성이 너무 다정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

문성근 배우에 관해서 김민희는 “처음 작업했는데 중요한 신이라고 생각했고 잘 만들고 싶었다. 너무 좋은 글을 읽어주셨다. 정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민희는 “안재홍 배우님은 나를 깨워주는 역할을 했다. 당시 카메라 앵글을 확인안하고 촬영했는데 모니터에 내 얼굴만 나와서 놀랐다. 얼굴이 나오지 않아도 최선을 다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이날 모두의 관심사였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관계에 관해 홍상수 감독은 “저희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다.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며 관계를 인정했다.

홍상수 감독은 “오늘 나오기까지 고민이 있었다. 정상적으로 영화 만들었으니 기자들과 만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나왔다. 개인적인 부분은 정말 개인적인 부분이고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다. 영화를 만들었으니 영화에 관해 말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김민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만나고 있다. 진심을 다해서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 나에게 놓인 상황 모든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는 유부녀를 사랑하는 여배우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상황을 연상케 하는 대사들이 등장한다. 이에 관해 홍상수 감독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들을 디테일에 사용한다. 그걸 모아서 전체를 꾸미는 의도는 내 삶을 재현하려고 하는 건 아니다”며 “그런 디테일을 써야 내속에서 일어나는 것이 연쇄되어 나오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두 사람을 비난하는 세간의 시선을 연상케 하는 대사에 관해 홍상수 감독은 “실시간 검색도 많이 찾아보고 읽어봤다. 개인적인 성격이나 상황에 따라 의견이 다 다를 수 있다”라며  “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아니라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끝으로 김민희는 “정말 보고 싶은 영화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보신 분들은 어떤지 궁금하다”고 말했고 홍상수 감독은 배우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한편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오는 3월 23일 개봉한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