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15회] 윤균상, 김지석에게 은광 바쳐…심은우의 경고(풀버전)
[역적 15회] 윤균상, 김지석에게 은광 바쳐…심은우의 경고(풀버전)
  • 승인 2017.03.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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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15회 줄거리 : 윤균상, 김지석에게 은광 바쳐…심은우의 경고

20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진창규/제작 후너스엔터테인먼트) 15회는 홍길동 사단이 연산(김지석 분)의 사치 비용을 대기 위해 술 사업을 벌이는 의외의 전개를 펼쳤다.

드라마는 기득권의 횡포로 부모를 모두 잃고 형 길현(심희섭 분), 여동생 어리니(정수인 분)와 생이별한 길동이 곧바로 영웅으로 거듭나리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비껴가며 새로운 전개로 시청자의 구미를 당겼다.

“헌감이니 목사니 하는 사람들 자잘하게 챙기는 거 번거롭고 쓸모없다. 오직 한 분, 전하께만 충성을 바치겠다”며 연산에게 은광을 받친 길동(윤균상 분)은 어제 방송에서는 사치와 향락에 잠식돼가는 연산 때문에 바닥난 내수사를 채우는 데 앞장섰다.

연산의 오른팔인 자원과 손을 잡고 금주령이 떨어지면 몇 배로 값을 올려 술을 팔아 막대한 이윤을 남기는 홍길동이라니, 예상치 못한 전개다. 게다가 “비싼 소주 마시는 양반들은 잡질 않고, 싼 탁주 마시는 가난한 자들만 잡아가둔다“며 무고한 백성을 걱정하는 끗쇠(이호철 분)의 말도 귓등으로 듣는 체하면서 영웅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길동의 행보에 만신까지 나서 경고했다. 과거, 아모개의 기도를 받아 길동이 다치지 않게 익화리 성황당 나무를 점지했던 만신은 길동에게 “하눌에서 힘을 낸 자는 힘을 허투루 쓰면 죽는 법이라 그리 말했거늘. 자네 몸이 부서지겄어”라고 일갈했다.

◆ 명대사&명장면

   
 

#1. 윤균상, 은광 바친 이유 묻는 박수영에 "나라의 충성"

김자원 : 길동이와 자리를 한 번 더 마련해 주시게.

김자원 : 왜 국청에서 자네를 그냥 두고 봤는지 물었는가. 사실은 나도 충원군이 싫었거든. 충원군. 그 탐욕스러운 더러운 자가 전하 곁에서 얼쩡거리는 것이 싫었어. 헌데 전하께서 마음이 약해 차마 충원군을 내치지 못하시더란 말이지. 그래서 자네를 그냥 두고 봤지. 아니 자네를 응원하면서 봤지. 자네 덕에 내 속이 뻥 뚫리는 듯 했으니. 나도 묻지. 전하께 어째 은광을 받쳤는가. 무슨 속셈이야. 

홍길동 : 양반들은 관직에 올라 임금님께 충성을 바치지 않소. 헌데 난 건달이라, 건달 답게 충성하려고 은광을 바쳤소. 건달도 나라에 충성을 바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2. 윤균상, 채수빈 머리에 소금 떼주며 '진심' 전해

홍길동 : 씩씩해서 예쁘고 많이 웃어서 가여워. 늦었다. 들어가 자라.

   
 

#3. 이하늬, 장악원의 수치라 말한 진예솔에 '따귀'

진예솔 : 넌 장악원의 수치다. 장악원에 든 이상 우린 조선의 소리고 조선의 춤이야. 근데 임금 마음을 얻으려 요사를 부려? 너 같은 건 장악원에 어울리지 않아.

작녹수 : 네가 뭔데 나한테 이것이 어울린다. 이것이 어울리지 않는다. 가르치려드는 것이야. 나를 알아? 내가 무엇인지. 네가 알아? 나는 누구든 이래라저래라 가르치려는 자가 있으면 밟아서 뭉개줄 생각이야. 그러니 나를 가르치려거든 나와 싸울 준비를 해서 오거라. 허나 너는 절대 나와 이기 못할게야. 왠지 아니? 나는 이리 미쳤는데. 너는 이리 멀쩡하잖니. 본시 멀쩡한 이는 미친년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다. 전하께 보일 춤 연습을 마져 해야지. 

◆ 시청포인트 : 연산 김지석이 폭군이 되어가는 과정

연산이 폭군이 되는 과정을 서서히, 세밀하게 그리고 새롭게 표현해내 흥미를 끌었다. 연산(김지석 분) 내면의 변화에 집중함은 물론 그의 주변인들도 차분히 관찰하면서 연산이 왜 폭군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개연성을 확보했다.

무오사화로 절대왕권을 손에 쥔 연산은 예상외로 “성군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대신들에게 “어서 자유롭게 백성을 위할 방도를 말하여 과인을 가르쳐 주세요”라고 청하고, 그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모습은 우리가 상상했던 연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백성을 위하겠다”고 했지만 연산이 쏜 화살은 과녁을 맞히는 법이 없었다. 가뭄의 징조에 금주령을 내렸지만, 여전히 사대부들이 잔치를 열고 술을 마신다는 이야기를 들은 연산이 “금주령을 어긴 자들을 파직하고 그 재산을 모두 몰수하여 내수사로 귀속시키라”고 명한 결과, 돈 없고 가난한 백성만 줄줄이 잡혔다.

위엄을 갖춘 군주가 되겠다고 다짐한 연산은 뭐든 새것, 가장 귀한 것만 고집했다.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위엄을 증명하는 법이었다. 오직 전하가 웃는 것만이 행복인 자원은 왕의 명령이 옳은지 그른지 따질 생각도 않고, 그의 요구를 맞춰 주는 데 급급했다.

그간 연산을 다룬 대부분 그 어떤 것으로도 막을 수 없는 폭주하는 폭군으로 그렸지만 ‘역적’은 연산의 변화를 천천히 차곡차곡 쌓아가며 새로운 해석을 내놓는다. 성군을 꿈꾸는 연산을 통해 바른 목적을 가지더라도 방법이 잘못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차분히 그려나간다. 자원(박수영 분)의 역할도 크다. 충신과 간신의 경계에 서서 맹목적인 충성심이 불러오는 파국을 전달한다.

무오사화를 연기할 당시 눈빛에 활활 타오르는 불을 담았던 김지석은 이제 그 분노를 거둬내고 평온함과 고요함을 담은 채 성군이 되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가는 연산을 연기해내 캐릭터의 다층성을 확보했다. 그런 그가 무오사화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킨 갑자사화를 어떻게 그려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스타서울TV 송초롱 기자 / 사진=‘역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