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원라인' 임시완 “앞으로 어떤 색깔의 사람이 될까요?”
[SS인터뷰] '원라인' 임시완 “앞으로 어떤 색깔의 사람이 될까요?”
  • 승인 2017.03.30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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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앉으면 안될까요? 어우러지는 분위기가 좋은데. 이 자리는 뭔가 너무 어색해요.”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임시완과 기자들 간에 느닷없는 자리 배치전이 일어났다. 으레 인터뷰를 할 때 배우들이 앉는 자리가 아닌 기자들 사이에 끼어 앉아도 되겠냐는 임시완의 부탁 때문이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조금 더 친밀한 분위기에서 두루두루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임시완의 귀여운 부탁에 본격적인 인터뷰 전부터 현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시작부터 뿜어져 나온 임시완의 기분좋은 에너지는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23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원라인’ 속 작업대출 계의 샛별 ‘민재’ 역으로 변신한 임시완을 만났다.

그간 ‘변호인’ ‘미생’ ‘오빠 생각’에 이르기까지 바르고 모범적인 캐릭터를 주로 도맡아왔던 임시완은 ‘원라인’을 통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능글맞고 자신의 순진한 이미지를 십분 이용할 줄 아는 사기범으로 변신했다.

전혀 다른 이미지 변신에 떨릴 법도 하건만 임시완은 “오히려 편하다”는 대답을 내놓아 기자들로부터 “역시 대인배다”라는 놀림 아닌 놀림을 받았다. “그런 것이 아니다”라며 손사레를 친 임시완은 “긴장을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계속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라서 긴장을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어요. 어제까지도 쭉 드라마 촬영을 하다보니까 긴장할 틈이 없어요. 언론 시사회 이후 기사를 볼 수도 없었고요. 촬영이 끝나면 대본을 보기 바빠서요. 이제서야 점점 영화가 진짜 개봉하는구나 하는 실감이 나기 시작하고 있어요.”

   
 

임시완은 2012년 ‘해를 품은 달(해품달)’을 통해 연기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줄곧 자신에게 꼭 맞는 듯 한 캐릭터를 선택해 좋은 연기를 펼쳐왔다. 이번 역시 ‘임시완의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이끌어 낸 ‘원라인’을 선택한 임시완의 작품 선택력에 감탄이 이어졌다.

“‘원라인’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 건 대본이 너무 재미있어서이기도 했지만 감독님과의 미팅 덕분이기도 했어요. 감독님께서 칭찬과 좋은 말들을 너무 많이 해주시는 거예요. 그 칭찬에 꾀여서 하게 됐죠.(웃음)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작품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칭찬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저도 춤추면서 좋은 여건 속에서 촬영을 했었어요. 그런데 칭찬을 너무 많이 해 주셔서 곤란했을 때도 많았어요. 저랑만 있을 땐 상관이 없는데 다른 분들이 계실 때도 저에 대한 칭찬을 너무 과하게 해주시니까 저까지 민망한거 있죠. 그래서 감독님께 ‘다른 분들 계실 때는 자제해 달라’고 부탁드리기도 했어요.(웃음)”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영화 속 ‘민 대리’를 떠올리게 하는 유연한 말투를 사용하고 있는 임시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보다 성격이 많이 유연하고 능청맞아진 것 같다는 말에 임시완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조금 더 예전에 맡았던 캐릭터들, 진중함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캐릭터들과 성격이 비슷했는데 작품을 여러개 거치다 보니까 제 성격이 작품을 따라가는 편이더라고요. 지금도 ‘오빠 생각’ 때와는 또 다른 성격이 나오는 것 같아요. 사실 좀 기대가 되긴 해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면서 어떤 색깔의 사람이 돼 갈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 성격 덕분에 ‘변호인’ 때와 ‘적도의 남자’ 때는 조금 힘들긴 했죠.”

덕분에 작업대출 샛별 ‘민재’와 혼연일체 된 연기를 선보인 임시완은 “기존에 보여드리지 않았던 캐릭터를 보여드리기 위해 촬영할 때 마다 한 템포 더 올려서 행동하려 했었다”고 연기 비법을 전했다.

“또 ‘원라인’에서는 연기 스타일을 바꿔보려고 했어요.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연기 스타일을 탈피해보자는 생각에 최초로 시도를 해봤던거죠. 이전까지는 연기를 할 때 밑그림부터 시작해서 색칠, 미장센까지 완벽하게 상상해 머리 속에 그림을 그린 뒤 최대한 그대로 하려고 했던 스타일이었다면 이번에는 밑그림만 그려 놓고 현장에서 색칠을 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연기를 해 봤어요. 현장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요. (결과는 잘 됐나?) 잘 안됐죠.(웃음)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 같아요. 시행착오도 많았던 것 같고요. 그런데 이런 시행착오가 굉장히 유의미한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요. 불안정하지만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서 똑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연기의 발전이 크게 없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직은 연기를 시작하는 입장이다보니 발전을 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이 덕분에 임시완은 과거보다 더 큰 연기에 대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었다.

“새롭게 바뀐 연기 스타일에 맞춰가면서 스트레스보다는 궁금증, 흥미가 많이 생겼어요. (연기 스타일을) 바꾸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전까지 촬영 할 때는 과정 자체가 즐겁지만은 않았던 거였어요. 즐거웠을 때는 작품이 끝나고 나서 피드백을 좋게 받을 때였고, 과정 자체는 스트레스와 무거운 책임감의 연속이었어요. 몇 연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이러다가 연기를 오래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연기 스타일을 바꿔봐야겠다 하는 생각 끝에 새로운 도전을 한거죠. 한동안은 이런 새로운 연기 스타일을 특화시켜 보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임시완의 새로운 연기 변신은 본인 뿐만 아니라 언론,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임시완의 연기 인생에 있어서는 또 한 번의 터닝포인트가 된 셈이다.

“좋게 봐주시니 감사해요. 저는 오히려 지금 바쁜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바쁘지 않았으면 반응에 굉장히 신경이 많이 쓰였을 것 같아요. 오히려 저를 정신 없게 만드니까 여기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어요.(웃음) 드라마를 찍고 난 직후에는 ‘이걸 보고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들도 많이 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외려 제가 정신이 없다보니까.. 제 장점이자 단점이 멀티태스킹이 안된다는 거예요. 지금 현재 작품에 매진하고 있는 것은 ‘왕은 사랑한다’이기 때문에 평가, 흥행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쓸 수 없는 것 같아요. 그건 오히려 다행인 것 같아요. 지금은 촬영을 하면서 상대 배우 분들을 관찰하고, 제가 몰랐던 방향이 뭐가 있을까 등의 생각을 하고 있어요.”

앞으로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또 다른 캐릭터들에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다분하다고 밝힌 임시완에게서 연기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다양한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다분하긴 한데 지금까지는 모범적인 캐릭터 쪽으로 제안이 많이 왔던 것 같아요. (비주얼 돋보이는 역도 좋나?) 비주얼을 돋보이게 할 만한 배역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 같아요.(웃음) 하고 싶은 캐릭터요? ‘저 캐릭터 진짜 하고 싶다’ 싶었던 게 미드 ‘빅뱅이론’을 보면서 혼자 술을 자주 마셨었거든요, 그 중에서 ‘쉘든’ 역을 해보고 싶어요. 한국판으로 리메이크가 된다면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이유는?) 공대생 특유의 마인드가 잘 묻어나는 영화인 것 같아요. 너무 똑똑한 나머지 사고방식이 ‘옳고 그름’의 이분법 속에 갇혀있는 인물이잖아요. 그걸 비꼬는 듯 한 작품인 것 같아요. 저 역시 생각이 조금 단순화 시키는 것을 좋아해서 ‘옳다 틀리다. 맞다 아니다’를 나누는 편인데, 저와 쉘든의 성향이 맞는 것 같아서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까지 한국에서 리메이크 소식은 없는 것 같아요, 그렇죠?”

   
 

최근 임시완은 다양한 환경적 변화를 맞고 있다. 자신의 데뷔 창구이자 오랜 기간 몸담았던 그룹 ‘제국의 아이들’을 떠나 새로운 소속사에 둥지를 틀 준비를 하고 있는 동시에 올해 입대를 목표 중이기 때문.

임시완은 앞서 올해 6월 입대설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임시완은 “6월 입대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어요. 제 욕심은 지금 촬영 중인 ‘왕은 사랑한다’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입대라는 밀린 숙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은 생각이에요.”

올해로 서른살이 된 임시완은 이제 갓 ‘제국의 아이들’을 떠나 연기자로서 인정받으며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 이에 군입대라는 2년의 공백이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올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임시완은 입대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공백의 두려움은 없어요. 이미 몇 년 전부터 빨린 밀린 숙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간은 국방의 의무도 있지만 한 회사의 소속사에 아티스트로서 이윤을 추구해야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주변 환경상 입대를 미룰 수 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숙제를 해야할 때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더 하고 입대를 하고 싶은 욕심은 없는 상태예요”

임시완과 동갑내기 친구인 ‘제국의 아이들’ 출신 방송인 광희는 지난 13일 육군 논산 훈련소에 먼저 입대한 상태. “인터넷 편지라도 써 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임시완은 절친 사이다운 쿨한 대답을 내놨다.

“인터넷 편지요? 굳이… 그게 뭐 대단한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너무 유난 떨어보이지 않을까요? (웃음) 갔다 오면 갔다 오는거죠. 입대 전에 광희랑 통화를 했었어요. ‘입대 얼마 안남았지? 한 번 보자’라고 했더니 광희가 ‘군대 가기 전까지 볼 시간 없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다음에 휴가 나올 때 보자. 잘 갔다와라’ 했죠.(웃음) 저희 친해요. 평상시에도 입대에 대해서도 이야기 많이 했었고요.”

정들었던 ‘제국의 아이들’을 떠나 새로운 소속사에서 새 출발을 앞두고 있기도 한 임시완은 앞으로 가수보다는 연기자의 행보에 집중 할 것이냐는 질문에 사뭇 단호한 어조로 “저는 가수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저는 가수 쪽을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어요. OST, 팬미팅 등 어떤 방식이든 가수 생활도 이어가고 싶어요. 연예계에 첫 발을 들인 것도 노래가 좋아서였고요. 그래서인지 가수 활동에 대한 애착도 있고 포기할 생각이 아직까지 들지 않는 것 같아요. 입대 전에는 팬미팅이나 앨범 발매를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상대까지 기분좋게 만드는 다정다감하면서도 똑부러지는 성격과 연기,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욕심과 열정은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임시완의 모습 그 이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입대 이후 이어질 공백기에도 임시완의 앞으로가 전혀 걱정되지 않는 이유다.

“앞으로도 더 경험해 보고 싶은 건 많아요. 어떤 작품을 만날지가 제일 기대되기도 하고,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까 여행도 앞으로 더 자주 다니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군대 가기 전에도 시간적으로 허락이 된다면 팬 분들과 떨어지는 시간을 최소화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앨범, 팬미팅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만나고 싶은 욕심은 있는데 시간적으로 얼마나 허용이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스타서울TV 홍혜민 기자/사진=N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