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배우 남궁민과 드라마 ‘김과장’이 닮은 점
[SS인터뷰] 배우 남궁민과 드라마 ‘김과장’이 닮은 점
  • 승인 2017.04.13 07: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이톤의 목소리, 가벼워 보이는 말투, 밝은 머리색. 남궁민이 만들어 낸 KBS 2TV ‘김과장’ 속 김성룡이다. ‘김과장’에서 남궁민은 ‘노력하며 즐기는 천재’로 좋은 머리를 삥땅을 치는 데 써먹는 김성룡을 연기했다. 2015년 ‘냄새를 보는 소녀’ ‘리멤버’에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남궁민은 ‘미녀공심이’에서 로맨틱 코미디의 완성형을 보여줬다. 그러던 그가 ‘김과장’에서 타이틀롤을 맡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성공을 만들어냈다.

‘김과장’이 종영하고 열흘 정도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남궁민을 만났다. 슈트를 차려입은 남궁민은 언뜻 김과장의 모습이 나타났다. 인터뷰를 마치고 녹음을 위해 한 기자가 테이블에 올려둔 휴대폰을 보며 “내가 중간에 껐는데”라고 농담을 할 때는 김과장이었다.

“인기를 실감 하느냐”란 질문에 남궁민은 “‘내 마음이 들리니’ 끝났을 때가 더 좋았어요.(웃음) 이제는 ‘잘 됐다’ 이런 느낌보다 ‘잘됐구나. 앞으로 좀 더 열심히 해야지’ 하는 내공이 생겼어요. 물론 기분이 좋지만 그것 때문에 들뜨거나 하지 않아요. 다음 작품은 ‘어떤 식으로 선택해 어떤 연기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에요.”

군산에서의 생활, 본의 아니게 의인이 되고, 비리로 얽혀있는 TQ그룹을 재생시키는 과정에서 남궁민이 보여준 김성룡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 완성은 오피스물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슈트 등 비주얼도 한몫했다.

“외모 만들기부터 시작했다. 구제 매장 가서 만원에 몇 벌하는 옷을 사면서 군산 룩을 준비했죠. 군산에서 입은 옷은 착장을 맞춘 거에요. 노란 컨버스도 부산에서 구했거든요. 그 사람 되는 과정은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옷, 머리를 하는지 겪어야 해요. 군산 분 무시하는 것 아니지만(웃음) 지방의 골목에 있으면서 염색할 것 같더라고요. 촌스러워 보일 수 있는 색을 찾아서 염색했어요. 그리고 저는 표정을 절제하는 걸 좋아하는데 김성룡은 얼굴을 많이 쓸 거 같았어요. 주름 눈썹의 움직임이 보였으면 싶어서 머리도 짧게 잘랐어요.”

외모뿐 아니라 목소리도 바꿨다. 평소 남궁민은 저음의 목소리지만 ‘김과장’ 속 김성룡을 만들기 위해 하이톤으로 이야기를 했다.

“말이 가볍고 빨랐으면 좋을 것 같았어요. 또 높은 음으로 말하다 저음으로 바뀌면 극적일 거 같은 생각도 들었고요. 코미디 연기는 너무 힘들어요. 근데 다른 상황과 감정이 보일 때는 어렵지 않거든요. 같은 상황과 비슷한 느낌이 나타나면 그때 힘들어요. 전작이 코미디여서 부담스러웠어요. 하지만 일부러 달라지려고 노력하지 않았어요. 김성룡 그 자체 하나에만 집중했고 그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어요.”

   
 

‘김과장’은 오피스물이다. 회사에 있는 경리부, 회계부 등이 배경이다. 에피소드 역시 뉴스에서 봤을 법한 이야기도 나온다. 오피스 물이지만 판타지다. 비현실 속 현실이기 때문.

“제가 멋있게 말을 못 하는데 제 생각에는 사람들이 꿈을 꾸는 것과 꾸지 않는 차이는 크다고 봐요. 꿈을 꾸게 하는 비현실이 어느 순간 현실이 될 수 있어요. 그런 가능성을 심어주면서 진행돼 인기가 많았던 거 같아요. 꿈을 꾸면 언젠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드라마가 아닐까요? 제가 배우가 되는 과정도 비슷해요. 배우가 된다고 했을 때 어머니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꿈도 꾸지 말라’고 했어요. 근데 저도 꿈을 꾸다 보니 배우가 됐잖아요. 비현실적이라고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꿈을 꾸다 보면 못 이뤄지리란 법이 없어요.”

2년여의 공백기를 가졌던 적도 있지만 2015년 ‘냄새를 보는 소녀’를 시작으로 남궁민은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다. ‘리멤버’ 속 남규만으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악역, ‘미녀공심이’에서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가진 인권변호사였다. 연속 흥행에 성공했지만 남궁민은 변하지 않았다.

“연기를 대하는 자세는 똑같아요. 몇 작품이 성공하고 계속 ‘잘한다’는 얘기를 들으면 고여 있을 수도 있고, 내가 이 정도는 하지 않을까? 생각도 들 수 있어요. 사람이니까. ‘김과장’을 하면서 어떤 부분인지 몰라도 ‘너무 부족하구나’ 생각을 많이 했어요. 드라마가 끝나고 연기적 열정, 어떻게 연기할지 플랜을 세우고 있어요. 제게는 고마운 것 같아요. 아무리 좋은 칼이라도 오래 칼집에 넣어두면 날카롭지 않잖아요. 저는 이번에 사용했기 때문 아닌가? 이 작품으로 지칠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칼을 300개 정도 만들고 아무 때나 뽑을 수 있게 쉬어야겠다 생각할 줄 알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고 발전시킬 것을 알았어요. 다음 작품이 뭐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비 준비는 지금부터 하고 있어요. 다음 작품에서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요.”

   
 

‘김과장’은 이준호와 남궁민의 뽀뽀를 비롯해 다양한 애드리브를 남겼다. 특히 이준호 남궁민이 마지막회에서 주고받은 “나 연기 잘하는데? 연기 대상 받을 건데?” “연초라서 힘든데”의 대사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나왔어요. 별 생각 없이 했어요. ‘나 연기 잘하는데?’까지였는데 좀 더 발전시켜보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나 연기 잘하는데 상 탈 건데’ 하다가 ‘연초라 못 하는데’ 까지 간 거죠. 더 있는데 방송에 나가는 건 그 정도 수준인 거 같다고 해서 풀샷으로 썼어요. 사실은 바스트 샷이 따로 존재한답니다(웃음). 사실 우스갯소리로 한 거고 대상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대상은 개인적으로는 받으면 좋지만 전혀 욕심이 없어요. 그래도 주면 기쁜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이 KBS에서 한 작품 더해서 쐐기 박으라고 하는데 하반기 살펴볼까요? KBS를 해야 하나?(웃음)”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935엔터테인먼트, 로고스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