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조저택 살인사건’ 고수·김주혁, 즐길거리 가득한 서스펜스의 완성 (종합)
‘석조저택 살인사건’ 고수·김주혁, 즐길거리 가득한 서스펜스의 완성 (종합)
  • 승인 2017.04.2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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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치열한 열연과 탄탄한 스토리가 합쳐진 보기 좋은 서스펜스 소설이 탄생했다.

26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영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 김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김휘 감독을 비롯해 배우 고수, 김주혁, 문성근, 박성웅이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서스펜스 소설의 마술사’로 불리는 빌 S. 밸린저의 대표작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영화는 해방 후 경성을 배경으로 유일한 증거는 잘린 손가락뿐인 살인사건에 경성 최고의 재력가와 정체불명의 운전수가 얽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는 의문의 살인사건과 공판과정을 교차로 편집하며 서스펜스 스릴러가 가진 힘을 극대화 한다. 살인사건의 중심에 있는 고수, 김주혁을 비롯해 문성근, 박성웅의 치열하게 부딪히는 공방은 배우의 열연과 탄탄한 구성의 내러티브를 모두 살리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특히 극의 분위기를 끊임없이 변주하며 밝혀지는 증거와 반전들은 장르물을 좋아하는 관객들이라면 즐길 요소들로 가득하다.

   
 

이날 김휘 감독은 “원작이 워낙 유명해서 원작이 가진 재미를 훼손하지 않고 영화로 옮겨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편집도 이야기의 틀을 잘 옮기려고 노력했다”며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영화에서 고수는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을 연기했다. 극 중 그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이내 속을 알 수 없는 얼굴로 스크린을 채우며 추리력을 자극한다. 고수는 “판을 짜는 인물이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가야 하는 캐릭터라서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촬영에 임했다”며 캐릭터를 소개했다.

고수는 극 중에서 다양한 변화를 거치는 것에 대해 “극 안에서 심적으로나 외적으로 변화가 있는 인물이다. 전체 흐름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마술사일 때와 운전수일 때 전달해야 하는 감정을 잘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이 영화는 끝까지 봐야 답이 나오는 영화다. 그런 부분을 때로는 친절하게 때로는 불친절하게 전달하는데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김주혁은 경성 최고의 재력가이자 살인사건의 피의자 남도진 역의 맡았다. 김주혁은 “사람들에게 정체를 드러내지 않아야 해서 재미있었다. 아쉬운 건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했는데 몽타주로 지나갔다”며 촬영 소감을 밝혔다. 김주혁은 극 중반부터 등장하며 그의 등장과 동시에 극은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김주혁은 ‘공조’에 이어 악역을 연기한 소감에 대해 “‘공조’보다 먼저 찍은 작품이다. 차별화를 준다면 이 작품은 사이코패스 같은 부분이 있다. ‘공조’에서는 혁명가라고 생각하고 만들어서 결이 분명 다르다”고 말했다. 김주혁은 “이전 캐릭터와 차별화는 특별할 건 없었다. 캐릭터의 인생을 들여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 죄의식이 없는 인물이라서 사이코패스 같은 면이 나오는 거다”고 덧붙였다.

박성웅은 손가락만 있는 살인사건에서 남도진의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을 연기했다. 박성웅은 문성근과 함께 치열한 공판을 이어가며 극의 한 축을 담당한다. 박성웅은 “문성근 선배님과 많이 붙는다. 무림계로 따지면 최고수이니 비기기만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잘 끌어주셔서 좋은 장면들이 나온 것 같다”며 촬영소감을 밝혔다.

   
 

사건을 무마하려는 변호사 윤영환을 연기한 문성근은 “박성웅씨는 힘이 좋은 배우라서 밀리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돈이 권력이니 돈에 아주 충실한 역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교차로 편집되기 때문에 중간에 법정신이 들어갈 때 긴장감이 잘 살아야 했다. 빈틈없이 가야 한다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 나이가 들면 생각이 느려지고 말도 느려진다. 개인적으론 그런 부분이 쉽지 않았다”고 연기에 중점을 둔 부분을 언급했다.

문성근은 악역 연기에 관해 “‘그것이 알고 싶다’를 하면서 늘 고민하고 정의로운 사람으로 봐서 다른 걸 하고 싶은 의지가 있었다”며 “요즘은 달라졌는데 10여년 전에는 나쁜 역을 하면 상업 광고가 떨어졌었다. 그래서 배우들이 악역을 안 하려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 게 배우로서 불쾌했다.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데 좋은 역, 나쁜 역으로 구분하는 게 불쾌해서 오히려 거리낌 없이 하다 보니 불편한 역이 많이 들어오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가끔 작품을 하면 신인 같은 심정이 든다. 다시 시작할 때 역의 비중이 서운해도 배우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고 신고하는 의미로라도 해야 한다. 세 배우와 모두 처음 하지만 이전부터 보고 싶었던 배우라서 처음 하는데 익숙하고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앞으로 차분하게 많은 역을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