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김옥빈, 처절한 액션과 절규로 증명한 여배우 원톱 액션의 가능성 (종합)
‘악녀’ 김옥빈, 처절한 액션과 절규로 증명한 여배우 원톱 액션의 가능성 (종합)
  • 승인 2017.05.30 1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옥빈이 이전에 없던 처절한 액션으로 여배우 원톱 영화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CGV 왕십리에서 영화 ‘악녀’(감독 정병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정병길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옥빈, 신하균, 성준, 김서형, 조은지가 참석해 작품 관련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 분)가 그녀를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다.

영화는 여성 원톱 액션을 전면에 세운 만큼 러닝타임 내내 김옥빈의 처절한 액션들로 가득 채워진다. 특히 오프닝의 롱테이크 액션장면은 1인칭으로 진행돼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정병길 감독은 오프닝 액션장면에 관해 “어렸을 때 슈팅 게임을 참고했다. 슈팅게임은 총을 많이 사용하지만 우리 영화는 칼에 주력했다. 1인칭에서 3인칭으로 드러나는 시점을 어떻게 이어갈까 하다가 거울을 이용하기로 했다. 거울에 부딪히며 1인칭에서 3인칭으로 전환되면 자연스럽게 한 테이크로 연결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병길 감독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액션은 오토바이 칼싸움이다. 아직 아무도 하지 않았던 액션이고 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찍을 때 예상보다 1회차 빨리 찍었다. 개인적으로 새로웠다. 후반 버스 액션신을 칸에서 좋아해주셨는데 이전 작품에서 업그레이드된 장면이라면 오토바이 신은 나에게도 도전이었다”며 좋아하는 액션 신을 꼽았다.

   
 

영화는 기본적인 총격신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칼과 도끼 등을 등장시킨다. 김옥빈은 촬영 수개월 전부터 액션스쿨에서 기본적인 액션과 권총, 저격총, 단도, 장검 등 다양한 무기를 연마했다. 이에 관해 감독은 “어려서부터 칼싸움을 좋아했다. 쌍검과 도끼는 그 상황에 맞춰 설정했다. 칼 하나로 싸우면 시점샷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 도끼를 쓰면 다양한 액션 연출이 가능할 거라는 판단에 사용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옥빈은 “‘악녀’에서 숙희가 좀 더 반항적이고 다 때려 부수고 악한 모습을 보이길 바랐는데 막상 영화를 찍을 때는 숙희가 액션을 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어쩔 수 없이 악녀가 되는 과정이라서 액션은 크고 강하지만 마음은 여린 느낌이라 두 가지가 일치되지 않아 힘들었다. 이를 어떻게 표현할까 많이 생각했다. 가진 능력이 뛰어나서 이용당하는 사람의 심정을 생각하며 소화했다”고 밝혔다.

김옥빈은 “크고 작은 액션들이 있는데 그 신 마다 감독님이 스타일을 다르게 설정해주셨다. 훈련을 많이 해도 현장에서는 또 바뀐다. 충분히 연습하고 임했다. 멍들고 피나는 건 늘 있었다. 다행히 안전장치를 하고 리허설을 충분히 해서 큰 부상 없이 끝냈다”며 영화 속 액션 장면을 언급했다.

여성을 원톱으로 하는 액션 영화를 만든 계기에 관해 정병길 감독은 “처음에 여자 원톱 영화를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다. 그런 우려들이 오히려 영화를 만들고 싶게 만들었다.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소리처럼 들렸다. 갈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병길 감독은 “한국에 좋은 여배우가 많은데 기획되는 게 별로 없어서 더더욱 만들고 싶었다. ‘악녀’는 반어법 같은 의미다. 슬픈 여자의 액션영화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육체와 정신 모두 처절하게 뒤흔들리는 숙희를 연기한 것에 관해 김옥빈은 “촬영할 때 스태프들이 날보고 못생겼다고 말한 적 많다. 이를 하도 악물어서 턱이 발달한 것 같다. 예전 사진과 지금을 비교하면 턱에 각이 졌다. 이를 하도 악물어서 근육이 생겼다”고 말해 그 고된 과정을 짐작케 했다.

‘박쥐’에 이어 두 번째로 칸에 진출한 김옥빈은 “칸에서 상영을 마치고 인터뷰 요청이 쇄도했다. 한국에서 나온 액션 중에서도 여성 액션이 많지 않은데 신기해하고 새롭게 생각하신 것 같다. 오토바이신을 어떻게 찍었는지 궁금해 했고 엔딩 스타일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악녀’는 오는 6월 8일 개봉한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