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감독 경질-이용수 동반 사퇴…신태용·허정무·정해성·김호곤·최용수 ‘차기’ 물망?
슈틸리케 감독 경질-이용수 동반 사퇴…신태용·허정무·정해성·김호곤·최용수 ‘차기’ 물망?
  • 승인 2017.06.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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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게 자리를 보전하던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도하의 참사’로 결국 경질됐다. 감독을 맡은지 996일 만이다.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5일 오후 2시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기술교육실에서 2017 제5차 KFA 기술위원회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4년 9월24일 시작된 슈틸리케호의 항해는 2017년 6월 15일 닻을 내리게 됐다.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지 2년9개월(996일) 만에 지휘봉을 반납한 것.

기술위원회 회의 후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직접 브리핑을 갖고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한 후 지금까지 유소년 축구와 지도자 교육 등 어려가지 면에서 애를 많이 썼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경기 결과가 우리가 원하는 만큼 얻지 못했다고 판단했다"면서 "개인적으로 감독과 전화 통화했다. 상호 합의에 의해서, 슈틸리케 감독과 축구협회가 계약을 종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과 함께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물러난다.

이용수 위원장은 이어 "최종예선을 총괄 지휘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입장에서 초반부터 철저히 준비하지 못했다. 결과에 부응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나도 함께 사퇴하는 것으로 조금 전 회의에서 결정했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3개월 만에 치른 2015 호주아시안컵에서 한국을 27년 만에 결승으로 이끌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정작 중요한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이 시작되자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14일 카타르 원정에서 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슈틸리케호는 대부분 승리를 확신했던 카타르와의 최종예선 8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도하의 참사란 말도 나왔다.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도 빨간불이 켜졌다. 3위 우즈베키스탄과의 격차는 겨우 1점. 남은 일정이 이란-우즈벡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큰 위기였다. 결국 축구협회도 슈틸리케 감독을 고집하기 어려웠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 경질되고 이용수 기술위원장까지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차기 감독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의 후임은 차기 기술위원장 주도 하에 결정될 예정이다.

당장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단기간 최상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국내 선수들을 잘 아는 인물이 필요하다. 본선행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준급의 외국인 사령탑을 불러오는 일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감독은 후보군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이용수 위원장도 이날 차기 감독에 대해 "내가 답변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면서도 "지금은 시간적 여유가 없으니 국내 감독이 맡아야 한다. 몇 가지 건의 사항을 검토해 다음 위원장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국내파 감독으로는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정해성 현 대표팀 수석코치 등 ‘베테랑’과 신태용 전 U-20대표팀 감독, 최용수 전 장쑤 쑤닝 감독 등 ‘젊은 피’ 지도자들이 혼재해 있다.

이들 중 신태용 감독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올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서 소방수로 투입됐다. 토너먼트에서의 대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단기간에 팀을 사로잡는 모습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는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일궈낸 인물이다. 당시 대표팀 생활을 함께 했던 기성용, 이청용 등을 누구보다 잘 아는데다 원한다면 지금의 코칭스태프를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5년 가까이 현장을 떠나있었다는 점은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정해성 현 수석코치의 승격도 고려해볼 수 있다. 짧게나마 현재의 대표팀과 함께 지낸 만큼 문제점을 정확히 해결할 수 있다면 대안으로 손색이 없다.

[스타서울TV 김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