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아임쏘리 강남구’ 박선호, 사람냄새나는 배우를 꿈꾸며
[SS인터뷰] ‘아임쏘리 강남구’ 박선호, 사람냄새나는 배우를 꿈꾸며
  • 승인 2017.06.16 07: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를 감옥에 보내려 했던 사람이 알고 보니 우리 친엄마고 좋아하는 여자를 일본 술집에 팔아 버리려고 한 그 사모님이 친엄마였다. 정말 ‘아임 쏘리’ 할 얘기다. 최근 종영한 SBS 일일아침드라마 ‘아임쏘리 강남구’에서 강남구로 열연한 배우 박선호를 만났다.

늦은 오후 한 카페에서 만난 박선호는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면서도 반가운 주제가 나오면 인터뷰가 아닌 마치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 듯 편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박선호에게 ‘아임쏘리 강남구’를 촬영한 6개월은 재밌으면서도 힘든 기억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종영 소감을 묻자 “지친 적도 있지만 하나하나 이겨내다 보니 성장하고 배웠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사랑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첫 주연이라 기억에 오랫동안 남을 작품”일며 “일일극을 연속으로 했는데 체력적으로 지친 부분도 있었고 감정이 격해지는 장면도 많았다. 감정신에 온힘을 다 쏟은 후 공허함이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앞서 말했듯 박선호가 연기한 강남구는 사람이 살면서 겪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다 맛본 인물이다. 그중 가장 최악이 친엄마이자 자신을 모질게 대했던 홍명숙(차화연 분)과의 관계.

이에 대해 박선호는 “모정의 부분이 어려웠다. 내가 싫어한 사모님이 내 엄마란 순간을 알게 됐을 때, 강남구로 생각하려다 보니까 처음엔 무조건 싫었을 거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괴롭혔는데 ‘세상이 이런 건가’ 싶었을 거다. 차라리 몰랐으면 행복했을 텐데. 아는 순간 더 힘드니까 모른 척 했다. 결국엔 엄마니까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한 장면이 몇 번 있다. 현실에서도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 사람이 내 엄마란 생각에 가슴 아프고 왜 저렇게 살까? 생각이 들 거 같다. 나중에는 차화연 선배님 눈만 봐도 눈물이 나고 울음이 멈추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장난스러워 보이면서도 엄마와 누나를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한 강남구. 실제 박선호는 긍정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다. 친한 동료인 신원호(크로스진) 김동현(보이프렌드)을 만나서도 서로를 응원하고 힘이되는 말을 해준다고.

박선호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친구들이 투정부리고 찡찡거리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좋은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힘을 주고 에너지를 준다. 어려서부터 연습생을 하면서 꿈을 꿔오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저를 갈고 닦은 시간이 있어서 또 마냥 좋게만 보지 않고 현실적으로 보기도 한다.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현실적으로 보는 거다. 작품을 할 때도 그렇지 않나? 하려고 했던 작품을 못하게 되면 다른 감정을 넣을 필요가 없다. ‘이 작품을 했다’ ‘안 했다’ 이 두 가지로 나뉘는 거다. 어떤 작품을 못했다면 아쉬워하지 말고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연예인 뿐 아니라 모든 일이 그렇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꾸준히 하려면 준비하고 성장을 위해 힘든 부분이 있어야 한다. 계속 넘어졌을 때 일어나려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어른스러워 보여도 박선호의 나이는 아직 25살. 1993년생이다. 어린 시절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으로 6년을 보내고 2013년 MBC ‘황금무지개’로 데뷔했다. 10대의 꽤 많은 시간을 연습생으로 보내면서 많은 걸 얻었을 박선호. 아이돌이 되고 싶어 스타쉽의 1호 연습생이 됐지만 현재는 싸이더스 HQ에서 연기에 집중하고 있다.

박선호는 “지인 소개로 지금 회사에 들어갔다. 제가 ‘황금 무지개’로 데뷔를 했는데 방송 초반에 2~3주 동안 네이버 포털에 프로필이 없었다. 저와 함께 일하는 스타일리스트를 통해 싸이더스 HQ에서 함께 일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그때는 스타쉽에 소속돼 있을 때라 안됐다. 후에 연기자로 본격적인 시작을 하려고 소개를 받아 지금 회사와 미팅을 했다. 이사님과 인연이 돌고 돌아서 만나게 됐다. 나를 왜 영입하려고 했는지 구체적으로 듣지는 못했지만 이미지가 선한 데 눈빛은 강하고 화면이 나오는 기운이 좋았다고 하시더라. 좋은 기운이 있는 아이라 이 친구는 실제로 긍정적이고 좋은 아이일 것 같다고 하셨다”라고 웃었다.

   
 

2013년 연기를 시작한 박선호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은 신인 배우다. ‘막돼먹은 영애씨14’에서의 샤방샤방 선호도 강남구도 모든 게 좋았다. 20대 중반인 박선호는 로맨틱 코미디도, 청춘물도 하고 싶은 게 많다. 막내 경찰이 어울릴 것 같다는 말에 상황극을 하며 신나게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범인을 체포해야하는데 수갑을 가져 오지 않는 등 어리바리하면서 헐렁한 형사의 이야기였다.

박선호는 “나이에 어울리는 풋풋한 연기를 하고 싶다. 남자의 느낌이 강한 연기는 성숙해지면 할 수 있는 역할인데 20대 초반, 10대의 청춘물은 지금 지나면 거리감이 있을 것 같아 하고 싶다. 교복은 회상 신에서 입은 적이 있는데 길게 연기한 적이 없다. 아직 교복은 자신있다”라고 웃으며 “무겁고 어둡고 반항적인 역할도 좋다. 범죄자 날카로운 악역도 한 번 해보고 싶다. 해보지 않아서 도전하고 싶은 그런 생각을 한다”라고 설렘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시작한 ‘아임쏘리 강남구’가 끝난 건 6월 초. 2017년의 절반이 지났다. 2016년도 MBC ‘다시 시작해’(5월~8월)를 촬영하며 6개월이 훌쩍 지났다. 1년여를 쉬지 않고 활동한 박선호. 쉬고 싶을 법도 하지만 신인 배우답게 쉬지 않고 더 일하고 싶다는 패기가 넘쳤다.

남은 6개월에 대해 “내 욕심으로는 한 작품이라도 더 하고 싶다. 쉬고 싶은 생각이 없다. 많이 접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오디션을 보고 작품을 하게 되면 부족한 점 보완해서 성장하고 싶다. 작품 없으면 쉬고 싶지 않아도 쉬게 된다. 제가 쉴 시간 만들어 쉬고 싶지 않더라. 공백기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쉰다. 어떻게든 기회를 만들고 싶다”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식상하지만, 신인배우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졌다.

박선호는 “사람 냄새 나는 배우”라며 “연기적으로는 폭넓은 배우가 되고 싶다. 한 가지에 국한돼 있기보다 ‘이 배우가 이것도 하네?’ 이런 얘기를 듣고 싶다. 계속 연기를 할 텐데 기본적인 것은 같다. 이건 가지고 가자는 게 있다. 초심 지키는 건데 앞으로도 변하지 않게 하려고 생각할 거다 큰 뿌리는 변하지 않는다”라고 다짐했다.

[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사진=싸이더스H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