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조동환 옹, 100세 인생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는 ‘99세 청년’
인간극장 조동환 옹, 100세 인생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는 ‘99세 청년’
  • 승인 2017.06.23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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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도 철원 민통선 99세 청년 조동환 할아버지 / KBS 1TV ‘인간극장-99세 동환 씨, 한 백 년 살다보니’

23일 오전 강원도 철원 민통선의 99세 현역 농부 조동환 할아버지를 다룬  KBS 1TV 휴먼다큐 미니시리즈 ‘인간극장-99세 동환 씨, 한 백 년 살다보니’ 5부작 그 마지막 이야기가 방송된다.

전날 방송에서는 조동환 할아버지가 우여곡절 끝에 서울에 사는 딸 집을 찾아가는 과정이 그려졌다. 딸 집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보낸 동환 할아버지는 산소에 올라 먼저 세상을 떠난 두 부인에게 안부를 올렸다.

1919년에 태어나 내년이면 100세가 되는 조동환 할아버지는 한 백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소중한 사람들을 잃었다. 자녀 일곱 명을 낳아준 첫 번째 부인이 병환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고, 다시 만난 두 번째 부인도 행복해질만할 즈음 서둘러 그의 곁을 떠나갔다. 동생들과 장남 부부마저도 먼저 떠나갔다.

그래도 그 모진 세월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밭 근처에 산소가 있어서다. 그 아픔과 그리움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할아버지는 일터인 밭 근처에 산소를 만들었다. 밭일이 끝나면 어김없이 산소에 올라 잡풀도 뽑고 살아생전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집에 돌아온다.

조동환 할아버지는 아들이나 딸이 아닌 장손 조준희(47) 씨 가족과 함께 산다. 어렸을 적,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어머니를 대신해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키운 손자다.

하지만 손자의 직장은 철원에서 군인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피자 가게. 오전에 나가 밤 열두시나 다 돼서 들어오기 때문에 동환 할아버지는 스스로 밥도 챙겨먹고, 설거지도 하며 바쁜 손자 부부의 일손을 거든다.

   
▲ 강원도 철원 민통선 99세 청년 조동환 할아버지 / KBS 1TV ‘인간극장-99세 동환 씨, 한 백 년 살다보니’

그러면서 매일 아침이면 애마 같은 파란 트럭을 몰고 직장으로 출근한다. 그에게 있어서 파란트럭은 가고 싶은 곳 어디든지 가게 해줄 수 있는 튼튼한 두 발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가 모두가 잠든 아침 출근하는 곳은 민통선, 즉 민간인 통제지역 안 6600제곱미터(2000평)이 넘는 산과 밭이다.

그는 누구의 도움 없이 홀로 그 땅을 일구어왔다. 무거운 물통도 혼자 번쩍 번쩍 들고, 고구마, 감자, 옥수수, 고추, 들깨 등 다양한 작물을 농사지어 지난해에는 약 6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까지 했다.

99세라는 나이에도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는 할아버지는 고된 농사일에 몸이 힘들 법도 하지만, 아직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단 한 가지 걱정스러운 일은, 곧 운전면허증 갱신을 해야 하는데, 100세가 되면 운전면허증 갱신을 안 해줄까봐 벌써부터 걱정스럽다.

오늘도 파란 트럭을 몰고 당당한 그의 100세 인생을 향해, 거침없이 달리고 있는 ‘99세 청년’ 조동환 할아버지를 그린 ‘인간극장-99세 동환 씨, 한 백 년 살다보니’ 마지막 이야기는 KBS 1TV에서 23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된다.

[스타서울TV 김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