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결산-영화②] 불륜 질타와 칸 진출, 국내외 상반된 홍상수 감독·김민희 外
[상반기결산-영화②] 불륜 질타와 칸 진출, 국내외 상반된 홍상수 감독·김민희 外
  • 승인 2017.06.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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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상반기 영화계는 다사다난 했다. 사람들은 극장이 아닌 광장에 모였고 영화계는 대박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기대작들은 예상에 못 미치는 결과를 거뒀고 흥행보다는 논란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상반기 한국 영화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영화계를 뜨겁게 했던 이슈들을 되짚어본다.

■ 홍상수 감독·김민희 “귀한 만남”…불륜 인정

지난해 불륜 스캔들로 영화계를 뜨겁게 했던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가 올해 공식석상에서 관계를 인정해 파란이 일었다. 지난 3월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9개월 만에 국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뜨거운 취재열기 속에서 홍상수 감독은 “저희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다. 저희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며 김민희와의 관계를 곧바로 인정했다. 그 동안 별다른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던 것에 관해 홍상수 감독은 “그 동안 언론보도에서 이야기 하지 않은 건 그럴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는 다들 아시는 것 같아서 이야기 안했다”고 밝혔다.

홍상수 감독의 공식 인정에 이어 김민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만나고 있다. 진심을 다해서 만나고 사랑하고 있다. 나에게 놓인 상황 모든 것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2월 독일에서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와 5월 프랑스에서 열린 제70회 칸 영화제에 동반참석하며 다정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함께한 영화 ‘그 후’는 오는 7월 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 베를린부터 칸까지, 한국영화의 쾌거

지난 2월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은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가 베를린을 비롯해 칸, 베니스 등 3대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건 2007년 칸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밀양’에 출연한 전도연 이후 10년 만이다. 당시 김민희는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준 홍상수 감독님께 감사하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이어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은 ‘그 후’, ‘클레어의 카메라’ 두 편이 제70회 칸 영화제에 초청되며 국내 여론과는 상반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아가씨’, ‘부산행’, ‘곡성’ 세 편을 칸에 진출시킨 한국 영화는 올해 5편의 장편 영화가 초청되며 위상을 떨쳤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공식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의 칸국제영화제 초청은 이번이 네 번째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 ‘괴물’, 2008년 ‘도쿄!’, 2009년 ‘마더’에 이어 ‘옥자’로 다시 한 번 칸에 초청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 2011년 황금카메라상 심사위원장에 위촉 된 것에 이어 6년만의 방문이다.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경쟁 섹션에 ‘클레어의 카메라’는 스페셜 스크리닝(Special Screenings) 섹션에 각각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은 ‘그 후’를 통해 4번째로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했으며, 다른 초청작까지 합하면 총 10편의 작품이 칸 영화제를 통해 세계에 공개됐다.

이외에도 설경구, 임시완 주연의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과 김옥빈 주연의 ‘악녀’(감독 정병길)가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이트 스크리닝’에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 ‘옥자’ 봉준호 감독 “논란은 끝내고 영화 즐겨주길”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는 제작단계부터 상영까지 꾸준히 화제를 몰고 있다. 글로벌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와 손잡은 오리지널 영화인 ‘옥자’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지만 프랑스 극장의 반발에 부딪혔다. 프랑스극장협회는 극장에서 상영된 뒤 3년이 지나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프랑스 국내법을 근거로 ‘옥자’의 칸영화제 진출에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결국 칸영화제는 내년부터 프랑스 내 극장 상영작만 경쟁 부문에 출품할 수 있다는 내용의 새 규정을 발표했다.

칸 진출을 두고 한 차례 몸살을 앓았던 ‘옥자’는 국내 상영을 두고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옥자’는 당초 오는 29일 넷플릭스 서비스와 국내 극장 개봉을 동시에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개봉을 앞두고 국내 극장이 상영을 반대해 마찰을 빚었다.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은 극장과 스트리밍 동시 상영이 영화 유통 질서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지난 14일 열린 ‘옥자’의 내한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은 “이제 스트리밍과 극장 영화의 새로운 룰이 만들어 질 거다. 룰 이전에 영화가 도착한 것 같다”고 밝히며 “논란은 끝내고 영화를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옥자’는 넷플릭스와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서울 대한극장과 서울극장 등 전국 79개 극장 103개 스크린에서 상영된다.

■ ‘술이 문제’ 윤제문, ‘SNS는 그만’ 변성현 감독

배우와 스태프, 제작사, 배급사, 홍보사 등 엄청난 인원이 영화 한 편을 향해 오랜 기간을 달려간다. 모두가 한 뜻으로 영화를 홍보하기도 부족할 때에 섣부른 발언과 태도로 논란을 낳은 이들이 있다.

지난해 개봉 예정이었던 ‘아빠는 딸’은 주연 배우인 윤제문이 6월 음주운전으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 처분을 받으면서 개봉이 미뤄졌다. 윤제문은 올해 3월 열린 ‘아빠는 딸’ 제작보고회에서 “저의 잘못을 잊지 않고 앞으로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러나 윤제문은 언론 인터뷰에서 술로 인해 또 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4월 진행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윤제문은 술에 깨지 않은 상태로 현장에 도착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취재진의 지적에 윤제문은 주변에 있는 영화 홍보사와 소속사 관계자들에게 소리치며 인터뷰를 취소시켰다. 자리를 뜬 윤제문은 관계자들의 설득에 다시 돌아왔지만 다시 화를 내며 돌아가 인터뷰 일정이 취소됐다. 제작보고회에서 고개 숙여 사과했던 윤제문은 영화가 개봉하기도 전에 또 술로 문제를 일으키며 대중들의 질타를 받았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감독의 과격한 SNS 발언으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칸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변성현 감독이 그 동안 트위터에 적은 글들이 공개되며 논란을 빚었다.

변성현 감독은 자신의 트위터에 “트윗은 불한당 도배인데 현실은 겟아웃한테 개발리는군”, “대선 때문에 홍보가 되질 않는다. 대선을 미뤄라. 나도 준비 오래했다”, “데이트 전에 홍어를 먹어라” 등 과격한 발언을 이어갔다. 대중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자신의 트위터에 “아무 생각 없이 적었던 저속한 발언으로 인해 상처를 받은 모든 분들께 사죄드립니다.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수개월을 같이 고생한 배우와 스태프 분들께 더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배우의 팬 분들께도 사과드립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며 사과했다.

[스타서울TV 정찬혁 기자 / 사진= 고대현 기자, 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