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영화-세계의 명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선과 악의 개념이 흐려지는 곳
[EBS 영화-세계의 명화]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선과 악의 개념이 흐려지는 곳
  • 승인 2017.11.0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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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2017년 11월 4일(토) 밤 10시 55분

부제: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

원제: Sicario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에밀리 블런트, 베니치오 델 토로, 조쉬 브롤린

제작: 2015년 / 미국

방송길이: 121분

나이등급: 19세

줄거리: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 분)는 아리조나의 어느 동네에서 아동 납치 살해 사건을 수사한다. 사건이 실상은 규모조차 짐작할 수 없는 최악의 멕시코 마약 카르텔에 의한 계획 범죄임이 알려지고 수사 중 사고로 경찰까지 사망한다. 미국 정부는 이들을 소탕하기 위해 특수 수사팀을 꾸리고 자유분방한 요원 맷(조쉬 브롤린 분)을 책임자로 부른다. 케이트는 작전에 투입돼 맷과 함께 멕시코 검사 출신이라는 길잡이 알레한드로(베니치오 델 토로 분)를 만나 후아레즈로 간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에 당도해 후아레즈로 들어서자마자 케이트는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예상이 가지 않는 악의 기운을 감지한다. 법이 소용이 없고, 선과 악의 개념이 흐려지는 그 곳에서, 수사와 단죄는 철저히 사법권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케이트의 믿음은 흔들린다. 맷과 알레한드로는 케이트와 어떤 정보도 공유하지 않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수사를 한다. 케이트는 자신을 소외시키는 것도 모자라 폭력과 고문으로 수사를 이어가는 두 사람에게 분노하지만 불만이 있다면 그만둬도 된다는 투의 태도에 조용히 둘을 따르기로 한다. 케이트의 분노는 점차 스스로의 무력함과 순진함에 대한 것으로 바뀐다.

주제: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윤리와 합리, 이상주의와 현실주의가 대립하는 영화다. 악행에도 차등이 있을 수 있을까. 더 큰 악을 막기 위해 행하는 악은 악의로 보아야 하는가, 선의로 보아야 하는가. 영화는 선과 악의 경계, 목적 달성의 의지와 그 의지를 완성하는 수단에 관해 혼란한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케이트가 한 치 앞을 짐작하지 못하고 사건과 상황에 질질 끌려 다니는 모습은 영화를 마주하는 관객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정의를 믿으며 공인된 방식으로 범죄를 처단하고 싶어하는 케이트와 위법과 폭력으로 점철돼있지만 가장 현실적인 방식으로 거침없이 수사를 해나가는 맷과 알레한드로 중 누가 더 옳은가. 영화는 관객이 윤리와 합리의 경계에서 길을 잃도록 만들고 그 사이에 질문을 마구 던져놓지만, 끝내 답은 없다.

[뉴스인사이드 정찬혁 기자 / 자료=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