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영화-금요극장]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고대 그리스와 미국 근대사의 절묘한 결합
[EBS 영화-금요극장]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고대 그리스와 미국 근대사의 절묘한 결합
  • 승인 2018.11.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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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 2018년 11월 16일 (금) 밤 12시 35분

부제: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

원제: O Brother, Where Art Thou?

감독: 조엘 코엔

출연: 조지 클루니, 존 터투로, 팀 블레이크 넬슨

제작: 2000년 / 미국

방송길이: 106분

나이등급: 15세

줄거리:

쇠사슬에 묶인 채 시골농장에서 노역을 하던 죄수인 율리시즈(조지 클루니 분), 델마(팀 블레이크 넬슨), 피트(존 터투로). 이들은 사슬을 끊고 필사의 탈출을 해서 리더 격인 율리시즈가 숨겨놨다는 보물이 있는 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도망 다니는 와중에도 머리에 바를 포마드 기름의 상표를 따지는 번지르르한 율리시즈, 거기에 사회 부적응자인 피트와 지능이 떨어지는 델마의 방랑길은 고된 시련의 연속이다. 이들은 현상금을 노리는 피트의 친척에게 배신당하고 간신히 도망치다가 음악을 위해 영혼을 팔았다는 흑인 기타 연주자 토미를 만난다. 그리고 단돈 10달러를 벌기 위해 토미와 함께 라디오 방송국에 가서 노래를 부르는데, 이 노래가 큰 히트를 친다. 하지만 이런 사실도 모르고 이들 일행은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다니며 소를 혐오하는 무장 강도, 성경을 파는 강도, 현상금을 노리는 뇌쇄적인 여자들에게 곤욕을 치른다. 하지만 지칠 대로 지친 이들은 율리시즈의 고백에 자포자기 상태가 된다. 율리시즈가 말했던 보물은 애당초 없었고, 그의 이혼한 전처가 다른 남자와 결혼하는 걸 막기 위해 탈출하려 했으나 델마와 피트가 사슬로 연결돼있는 바람에 보물 얘기를 꾸며대서 함께 도망쳤던 것. 결국 고난으로 가득했던 이들 ‘형제’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사라지게 되는데.

주제: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작품은 탈옥수들이 겪는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인종문제와 정치문제, 그리고 당시의 시대상을 교묘히 결합하고 있다. 주인공의 이름이 ‘율리시즈’인데, 오랜 모험과 방랑 끝에 고향으로 돌아와 아내와 재회하는 ‘오디세이’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특히 세 명의 미녀들에게 홀려 피트가 두꺼비로 변해버리는 에피소드와 거구의 외눈박이 성경 판매원에게 곤욕을 치렀다가 ‘퇴치’하는 장면에서는 ‘오디세이’를 절묘하게 인용한 코엔 형제의 기지가 느껴진다. 하지만 뮤지컬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컨트리 음악은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소도구로서의 역할을 하며, KKK단의 등장이 후반부의 극적 긴장감을 최고조로 이끈다는 점에서 영화에는 미국적인 색채까지 그대로 살리고 있다. 과정은 다르지만 비슷한 결말로 매듭짓는 두 작품에서 코엔 형제는 특유의 감수성으로 고대 그리스와 미국 근대사의 절묘한 결합을 시도하고 있다.

[뉴스인사이드 정진희 기자 / 자료= E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