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링이슈] 9시등교-자사고 폐지, “교육적” vs “정치적” 충돌
[킬링이슈] 9시등교-자사고 폐지, “교육적” vs “정치적” 충돌
  • 승인 2014.08.14 18:01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보교육감들 “학생들이 원한다”, 학부모들 “현실모르는 처사”

[SSTV l 특별기획팀] 지난 6월 4일 치러진 전국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 후보들이 17개 시·도 중 13곳을 차지하면서 교육현장이 변화하고 있다. 진보 교육감은 2010년 선거 당시 당선된 6명에서 두 배 이상 늘어나며 보수 세력을 압도하게 됐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등 수도권에서 진보교육감들이 당선되며 교육정책을 놓고 교육부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과 마찰을 보이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과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지난 7월 취임하자마자 자사고 폐지를 밀어부치고 있다.

여기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2학기부터 9시 등교 정책을 선언하며 학부모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재정 교육감은 13일 학부모들과 가진  '교육감과의 대화'에서  "9시 등교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을 알지만 우리 교육은 한 번도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준 적이 없다"며 "9시 등교는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교육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9시등교 정책의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9시에 등교 익숙해지면 수능 생체리듬이 깨질것

이에 학부모들은 "맞벌이 부부와 농촌지역 실정을 모르면서 왜 9시 등교를 하려고 하느냐"면서 "학교장 자율에 맡겨주기 바란다"고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또 "순차적으로 초·중학교부터 먼저 시행하고 고등학교에 도입해야 한다"며 "탄력적으로 운영되면 좋은 취지를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현실적으로 대학입학 수학능력시험(수능)이 8시 40분에 시작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학부모들은 고등학생의 경우 2시간 전에 일찍 일어나서 생체리듬을 맞춰 두뇌를 맑게 해야 하는데 9시에 등교하는 습관이 익숙해지면 수능에서 생체리듬이 깨질것이라는 우려를 한다.

더 나아가 성적이 떨어질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결과적으로 학업시간이 부족해지고 성적이 덜어져 "우수학생들이 서울로 빠져 나가는 것은 어떻게 할거냐"고 반문한다.

이재정 교육감 “해보고 나쁘면 고쳐보자”

그러나 이재정 교육감은 "해보고 나쁘면 고쳐보자. 고등학생 때 공부를 잘 하려면 잠을 잘 자고 학교에 와야 한다. 7시30분에 등교한 아이들은 잠만 잔다"며 "맞벌이 부부도 9시 등교가 왜 좋은지 생각해보고 같이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성적하락 우려에 대해서도 “성적이 올라갈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 이유로 “공부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변한다. 이재정 교육감은 “학교도 중요하지만 가정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행복한 것 중요하다. 성적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9시 등교를 실시하겠다”고 설명했다.

“등교전 사교육 생길 것” vs "학부모들이 왠 난리?“

이에 대해 SNS를 통한 반응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곧 아침에 학원가는 불상사 생기겠군. 학원갔다 학교 등교하는 사교육시장 들썩거리겠다’(dlsw****), ‘평등교육 하려면 이제 선생도 미국처럼 방학땐 월급주지 말고 국민들이랑 똑같이 국민연금 받아야’(bong****), ‘학생 뜻 핑게 삼아 유명해져 다음 정치행보에 유리하게 써먹으려는거지...’(swns****), ‘학생이 학교에 가지 않는 것을 원합니다. 들어줄까요? 제발 좀 학교에 맡겨둡시다’(bgos****)하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학생들은 대부분 찬성의 입장이다. ‘학생들은 다 찬성인데 학교도 안다니는 학부모들이 난리? 왜 9시에 등교하는 꼴을 못보세요?’(mand****), ‘솔직히 반대하는 학부모님들 자기 자식들을 위해 반대하는거라고 말할수 있나요? 그냥 자기 만족 때문에 9시 등교 반대하는거 아닌가요? 내가 부모라면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자식들 보기 안쓰러울거 같은데 (khs4****), ’어차피 우리들이 좋다고 해도 어른들 하고싶은대로 할꺼니까 어른들끼리 무의미한 열띤 토론 잘~하시고 나중에 결과나 알려주세요ㅋ‘(ddej****)라는 반응으로 9시등교를 원하고 있다.

 서울교육청, 교육부와 정면 대립 갈등격화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의 폐지문제는 교육부와 시도교육청간에 갈등으로 격화되고 있다.  경기도와 광주광역시에서는 우여곡절 끝에 자사고 재지정이 이뤄졌지만, 서울은 교육부와 정면 대립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교육부는 13일 경기도교육청이 안산 동산고의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려던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평가 점수가 낮지만 자사고 재지정에는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교육부는 ‘2014년도 자율형 사립고 운영 성과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안산동산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경기교육청의 입장에 ‘부동의(不同意)’ 의견을 통보했다. 교육부는 "안산 동산고가 운영 성과 평가에서 기준 점수(70점) 이하를 받았다는 점은 인정되나, 자사고 지정 목적 달성이 불가능한 정도에는 이르지 않아 지정 취소보다는 지속적 지도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이재정 "교육감도 “교육부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교육부의 결정이 유감이지만 관련 법령과 성과 평가 결과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내린 교육부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자사고, 서울 14곳 제외 전국 11곳 재지정

조건부로 자사고 재지정 논란이 됐던 광주 송원고는 결국 교육청 요구대로 성적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사실상 신입생 선발권을 포기한 것이다. 또, 해운대고(부산), 민족사관고(강원), 천안북일고(충남), 상산고(전북), 광양제철고(전남, 이상 진보성향 교육감), 계성고(대구), 현대청운고(울산), 김천고 포항제철고(이상 경북, 이상 보수성향 교육감)도 설립 목적에 따라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인정하여 자사고를 재지정했다. 이로써  설립 5년이 지난 25개 자사고 가운데 서울의 14곳을 제외한 11개교가 모두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그러나 서울에서는 자사고 재지정 문제가 더욱 뜨거워지는 모양새이다. 교육부는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평가 방침에 평가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재평가를 하면 근거 없는 위법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자사고 평가의 권한은 99%가, 결정권이 기본적으로 교육감에 있다는 것이 법적 판단이다”라며 “10월에 지정 취소를 강행하겠다”고 반박했다.

“일반고와 차별” vs "특목고도 폐지하라“

자사고 폐지 문제 역시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자사고는 결단코 페지되야한다. 개인 이기주의타파!(jcj**** ), ’미국의 대학에서는 지원자의 점수가 동일 점수인 경우 당연히 공립학교 학생을 우선 순위로 뽑는다. 한국의 자사고는 그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각별한 규제가 필요하다. (tjal****), 선행금지법 왜 만들어서 일반고만 피해주냐. 일반고 수업자율권 팍줘라. 일반고도 수업자율권 당장 줘라(kpji****)하며 자사고가 폐지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에반해 ‘교육정책이 백년대계가 아니라 정권 바뀌면 바뀌고, 교육감 바뀌면 또 바꾸고. 학부모 입장에선 많이 혼란스럽고 심난하다!(kore****), 교육감은 교육부에 항명하는건가? 전교조 의 서울교육은 어울리지 않는다’(dhkf****), ‘일반고 살리려고~자사고 폐지? 과고 특목고 외고부터 폐지하시오’(kimy****)라며 자사고 폐지에 반대의 입장을 보이는 의견도 많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 국가 전략 필요

흔히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한다.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뜻이다. 유엔미래보고서에 의하면 미래의 학교는 지식을 전달하고 시험을 치는 장소가 아니라 건강, 환경보존, 학력증강, 학생 행복, 지역사회의 네트워크의 장으로 탈바꿈 할것이라고 한다. 또, 종래의 교육권력의 주체는 교장이나 교감, 교사, 혹은 교육기관이었지만 이제는 교사와 학생이 혁신의 장본인이 되어야 하며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체계적인 인재가 필요하여 크게 늘어난 학교교육은

이제 창의력을 갖춘 21세기형 인재를 원하고 있다. 학교도 변해야 한다.  아직도 교육정책자들이나 학부모들은 학생들을 교육의 객체나, 도구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는 논의와 결단으로 교육의 정책이 장관이나 교육감이 바뀔때마다 수정되는 후진성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100년후의 대한민국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국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얼마전 타계한 로빈 윌리엄스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거라. 바보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라고 말했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교육도 가치가 변치않는 교육만의 길을 걸어야 한다.

 

SSTV 특별기획팀 sstvpress@naver.com

사진 = 뉴시스

[SSTV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Copyright ⓒ SS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STV]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kbs0830 2014-10-07 11:18:17
학부모끼리 학교지적할려면 학교 학부모가 다니고 학생이 밥차려줘야하겟네^^

lnm9172 2014-08-14 20:34:08
우리들의 선택권은 항상 학부모한테 달려있지?? 이제 우리도 선택할수 있게 해야지... 우릴 대신해서 선택할거면 학부모가 학교랑 학원 다 다니지?? 잠이 많아 자면 공부에는 집중이 더 잘되구만 성적이 왜 떠어져??그리고 학원이 학교등교 시간전에 열면 그 학원 원장은 이상한 사람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