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예쁜 나이 '스물', 예쁘지 않아도 빛나는 김우빈
[SS인터뷰] 예쁜 나이 '스물', 예쁘지 않아도 빛나는 김우빈
  • 승인 2015.04.0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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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

[스타서울TV 김나라 기자] 드라마 ‘학교2013’ ‘상속자들’, 영화 ‘친구2’ ‘기술자들’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여심을 사로잡은 김우빈이 ‘스물’에서 ‘네 엉덩이에 내 XX를...’ ‘친구 전 여자친구랑 XX 놈’이라고 입만 열면 19금 대사를 내뱉는 잉여백수 치호를 맡아 기존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졌다. 치호 역시 김우빈 특유의 까칠 연기가 돋보이지만 ‘찌질함’이 더해져 180도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치호의 이 찌질한 매력은 생활력만 강한 놈 동우(이준호 분), 공부만 잘하는 놈 경재(강하늘 분)를 만나 더욱 폭발한다. ‘스물’,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순간을 함께한 이들의 에피소드는 관객들에게 비호감이 아닌 호감으로 비치며 개봉 10여일 만에 누적관객수 200만명을 돌파, 흥행 순항 중이다.

   
▲ 자체발광코미디 영화 ‘스물’은 인생의 가장 부끄러운 순간을 함께 한 스무살 동갑내기 세 친구 치호(김우빈 분), 동우(이준호 분), 경재(강하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우빈은 치호를 ‘미친 말’처럼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다소 격한 표현이지만 딱 들어맞는 비유이다. 지난달 25일 개봉된 영화 ‘스물’(감독 이병헌) 속 치호는 미친 말처럼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달려간다.

“소속사에서 반대한다고 한들 늦은 상황이었어요. 제가 이미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웃음). 메일로 대본을 받았는데 집에서 휴대전화로 읽자마자 바로 회사에 전화를 걸었어요. 시나리오를 접한 순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좋은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거든요.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었어요. 다만 한 가지 걱정이 있다면 묵직한 느낌들을 더 많이 보여드렸었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까 봐 걱정했죠. 낯설어하실까 봐요.”

특정 역할이 정해져 섭외를 받은 건 아니었지만 김우빈은 연출을 맡은 이병헌 감독의 뜻대로 단박에 “치호로 할게요!”라고 결정을 내렸다. 분명 자신이 겪은 스무 살 모습은 치호와 전혀 다른데 이상하게 행동하는 그의 마음을 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어딜 가나 이런 비슷한 친구들은 꼭 있으니까 그래서일지도 모르지만 치호의 매력에 빠져 더 알고 싶어졌다.

“아무 생각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는 치호가 나름의 고민이 많다고 생각해요. 남들이 볼 때는 숨 쉬는 게 목표인 사람으로 비치지만 속으로는 여자, 친구에 관련된 거라든지 하다못해 용돈을 어떻게 받아낼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연기했어요. 또 평소 잘 말하지 않는 대사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특징을 살려서 경재, 동우와 차이점을 두려 했죠. 어쨌든 또래지만 각자 처한 환경이나 생각하는 것들이 다르니까 이 점이 어느 정도는 보여 질 필요가 있겠다 싶더라고요.”

   
 

이병헌 감독에 따르면 김우빈의 말투, 표정, 행동에 넘쳐흐르는 장난기가 자연스레 치호를 떠올리게 했다. 이 감독은 “연기를 놀이처럼 자유분방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고 김우빈과 앞으로 영화 10편은 함께 하고 싶다고 느꼈다”며 김우빈의 재능을 높이 샀다.

“감독님이 현장에서 디렉션을 거의 안 주셨어요. 저희를 믿고 맡겨주신 거죠. 정말 아닌 거 같은 부분은 안 쓰셨고 감독님이 ‘이런 느낌은 어떨까?’ 하고 툭 던져주시면 ‘알겠습니다’하고 바로 해보기도 하고요. 믿고 맡겨주신 부분에 대해 감사하니까 더 많이 고민하고 배우들끼리 더욱 상의해가며 촬영에 임했어요. 하늘이, 준호 모두 잘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울리는 배역을 맡아 현장에서 몰입도 잘됐죠. 너무 편안했고 친구들과 재밌게 놀다 온 기분이에요. 정말 즐거웠어요.”

촬영 중 출연진뿐만 아니라 스태프들까지 모두 입을 모아 ‘스물’ 후속작 ‘서른’ 얘기를 나눌 정도로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김우빈은 “서른은 스물의 연장선이었으면 좋겠다. 여자친구들의 이야기를 다뤄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스물’이 거창한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메시지가 있어요. 두려워하지 말고 좀 더 도전하고 많은 것을 경험해보라는. 친구들도 생각나게끔 하고요. 이성에 관심이 많은 치호, 생활력 강한 동우, 스펙 열심히 쌓는 경재 이런 각 캐릭터의 현실적인 부분들이 관객들에게 큰 공감을 얻는 거 같아요.”

   
 

◆ “마음은 아직도 스무 살 그대로… 많은 경험 쌓고 싶어요”

김우빈의 스무 살은 꿈을 향해 달리던 시기다. 2008년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모델과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했고 연예계 데뷔를 하게 되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살며 스무 살을 하얗게 불태운 김우빈은 청춘들에게 ‘경험’을 강조했다.

“사람들도 많이 만나보고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 해봤으면 좋겠어요. 물론, 범죄만 빼고요(웃음). 저도 아직 정답은 모르지만 나중에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그 경험을 토대로 정답에 가깝게 판단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빨리 마흔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서른은 너무 코앞인데 마흔은 그래도 조금 나중일 같으니까. 빨리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고 이런 것들이 다 저한테 자양분이 돼서 연기할 때도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김우빈은 관객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길 꿈꾼다며 “마음에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다. 급할수록 안 좋은 일들이 생기고 자꾸 주변을 못 돌아보기 때문에 한발 멀리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폭이 좀 더 넓어졌고 환경도 많이 바뀌었지만 처음 시작할 때 설렘, 즐거움은 아직도 남아있어요. 마음은 아직도 스무 살 때 그대로 같아요(웃음). 이 마음 앞으로도 계속 간직하면서 열심히 달릴 거예요. 제게 주어진 일을 당연하게 생각 안 하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려 해요.”

   
 

인터뷰 말미 ‘감사 일기’ 얘기가 나오자 여전히 작성하고 있다며 감사 일기 전도사가 돼 열변을 토했다. 우연한 계기로 작성하게 된 ‘감사 일기’는 김우빈이 꼽는 최고의 힐링법이다. 하루 5분만 투자하면 ‘힐링캠프’에 다녀온 듯한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매일은 못 적어도 일주일에 서너 번은 적으려고 해요. 휴대전화에도 적고 영수증 종이에다가 적을 때도 있고 말로 표현하기도 하고 참 좋아요. 잠깐 5분 적는 행위로 엄청난 힐링이 된답니다. 오늘 밤 꼭! 해보세요. 쓸 게 없으면 ‘오늘 무사히 지나가서 감사합니다’라고 적으세요. 분명 마음이 평온해질 거예요.”

   
 

“차기작은 계속 검토 중이에요. 시기를 정해놓고 선택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딱 그때 제 생각과 비슷한, 재밌게 읽은 그런 작품을 만난다면 언제든지 내일이라도 당장 결정할 겁니다. 이전에 감히 제가 판단할 수 없는 좋은 글들을 많이 받았지만 스케줄 상, 시기 상 여러 가지 이유로 인연이 닿지 못했어요. 제가 극을 끌고 가는 입장이 되면서 더욱 신중해지기도 했고요. 조금이라도 중심을 놓쳐버리면 작품 전체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으므로 준비된 상태에서 연기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물론, 그때도 완벽하게 캐릭터를 소화해내기는 힘들겠지만 최대한 준비된 상태에서 하고 싶어요. 뭔가 애매하죠? 하하. 어쨌든 ‘스물’처럼 운명적인 작품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사진 = 고대현 기자, 영화 ‘스물’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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