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인터뷰] ‘기황후’ 윤아정 “염병수와 러브라인, 만남이 불행이다”
[SS인터뷰] ‘기황후’ 윤아정 “염병수와 러브라인, 만남이 불행이다”
  • 승인 2014.04.24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아정 © SSTV 고대현 기자

[SSTV l 이현지 기자] 드라마에 악역이 있다면 그 악역을 돕는 인물도 있다. 악역은 자신이 직접 악행을 저지르기보다는 아랫사람을 시키기를 좋아한다. 악행의 행동대장이라고 할 수 있겠다.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연출 한희 이성준 l 극본 장영철 정경순)에 악녀 타나실리(백진희 분)가 있다면, 타나실리의 임무를 수행하는 연화(윤아정 분)도 있었다. 기승냥(하지원 분)에게 한 악행의 역습을 당해 곤장을 맞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만 시청자들에게는 통쾌함을 안겼다.

윤아정을 만났을 때 궁금한 것 역시 ‘기황후’에서 맞은 곤장이었다. 윤아정은 이러한 곤장의 비결을 “환관들의 테크닉”이라고 했다. 연화가 받은 벌로 곤장 20대는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함께했다.

“백대 다 맞았으면 그때 하차했을 거예요. 백대 다 맞으면 사지가 다 터져서 나와도 나오는 게 아니었을 걸요.(웃음) 곤장 촬영은 환관 배우들이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주변분들은 곤장 맞는 것 보고 놀라시더라고요. 주리를 틀거나, 곤장을 때리는 배우들은 많이 해보셔서 기술적으로 때려주세요. 전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들이 팔이 많이 아팠겠다’ 이런 생각 했어요. 저는 손만 떨면서 아픈 연기를 하는데 배우들이 생생함에 한 몫 하셨죠.”

   
윤아정 © SSTV 고대현 기자

주리를 틀고, 곤장을 맞고 악행의 대가를 치렀지만 결국 끝은 죽음이었다. 황궁을 떠나 ‘기황후’ 속 또 다른 악역, 기회주의자 염병수(정웅인 분)와 13칸짜리 집에서 평범한 삶을 꿈꿨지만 타나실리보다 더 섬뜩한 바얀 후투그(임주은 분) 때문에 자살로 위장된 죽음을 맞았다.

“대본을 받았는데 연화가 죽었어요. 드라마 내용상 목숨이 간당간당했어요. 기승냥을 만나면 마음이 졸아들고 바얀이랑 있어도 간이 콩알만해지고. ‘언제 목숨이 달아날까?’싶었죠. 그 상황에서 염병수와 연애를 했는데 도망갈 것이란 추측도 했어요. 그렇게 처참할 줄은 몰랐어요. 궂은 일도 도맡아서 했는데 결국은 황궁에 묻히지도 못했어요. 제가 촬영한 것이라 눈물이 날까 싶었는데 슬프더라고요.”

연화가 죽음을 맞게 된 데에는 염병수와의 행복한 미래가 컸다. 시청자들은 악당 둘이 만난 것을 두고 ‘하필 좋아해도 저렇게 좋아하게 될까?’란 생각을 하기도 했다.

“솔직히 러브라인은 생각을 못했어요. 연화보고 여자 염병수라고 했거든요, 둘이 러브라인이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자기만 아는 악당들 둘이서 만난 게 불행이에요. 곤장 맞는 것을 보고 염병수가 걱정을 하거든요. 그때부터 불행이 시작된 것 같아요. 전 신분상승만이 꿈이었는데 염병수를 만나 달라졌잖아요. 궁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그게 아니었으면 죽을 일은 없었을 지도 모르죠.”

   
윤아정 © SSTV 고대현 기자

결국 연화는 차가운 시신이 돼 원하던 궁 밖으로 나갔다. 주검이 된 연화를 본 염병수는 “우리 연화가 왜 이러고 있는 겐가? 왜 이런 꼴로 나온 게야. 집 구하라고 해서 12칸짜리로 구해놨는데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어떻게 해. 잘 살기로 해놓고 이게 뭐야”라고 눈물을 뚝뚝 흘렸다.

“제가 죽은 척을 하고 있다가 장난을 치려고 눈을 살짝 떴어요. 근데 정웅인 선배님이 울고 있더라고요. 전 장난을 치려고 했는데 울고 계시니까 마음이 안 좋았어요. ‘나를 위해 울었나?’ 생각했는데 ‘12칸 짜리 집이 아까워서 울었다’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정웅인 선배님은 정말 배려심이 많으세요. 염병수와 러브라인이 어렵게 느껴지면 어쩌나 했는데 편했어요. 제가 좀 더 연화를 살리는데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염병수를 만나기 전 신분상승 만이 꿈이었을 때, 연화는 타나실리의 편에 섰다. 궁에 들어온 기승냥을 봤지만, 미래에 황후가 될 것이란 예상은 하지 못했다. 결국 연화가 잡은 것은 ‘썩은 동앗줄’ 타나실리였다. 기승냥을 알아보지 못한 아쉬움은 없을까?

“기승냥이 황궁에 돌아왔을 때도 신분상승을 위해 무수리 방장을 하고 있었어요. 새로 들어온 무수리를 견제하고, 황제 눈에 들기 위해 앞에서고. 연화는 만족을 못해요, 궁녀가 된 뒤에는 상궁을 원했고, 상궁 다음에는 후궁이었죠. 기승냥의 측근이 됐다고 해도 그 자리에 안주하지 않았겠죠. 눈앞에 있는 것만 본 것 같아요. 그러다 원대한 꿈이 생겼는데 그 것 때문에 결국 죽었네요.”

   
윤아정 © SSTV 고대현 기자

같은 고려인이지만 연화는 기승냥을 괴롭히고 또 괴롭혔다. 뺨을 때리고, “후궁이 되면 장을 지진다”는 악담을 퍼붓기도 했다. 또 기승냥을 궁지에 내몰기도 했지만 마지막에는 바얀에게서와 마찬가지로 출궁을 약속 받았다. 그런 기승냥에게 어떤 게 가장 미안하냐고 묻자 윤아정은 ‘마지막 편지’를 꼽았다. 윤아정은 바얀의 명령에 따라 기승냥을 원망하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제일 미안한 것은 마지막에 쓰고 온 글이에요. 제가 그 글을 써서 생길 일이 미안한 것과는 조금 달라요. 그 전까지는 고려인에 대한 끈끈함 이런 생각을 안했어요. 근데 승냥이가 마지막에 고려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한 번 더 승냥이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 글을 쓴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죠. 승냥이와 마음과 마음이 소통한 상태에서 편지를 쓰고 나왔다는 게 제일 미안해요. 예전에는 미안함 마음 같은 것 없을 거예요. 죽고 나서 그게 제일 미안하더라고요. 기승냥은 약속대로 출궁을 시켰을 것 같냐고요? 캐릭터를 봤을 때 기승냥은 내보내 줬을 거예요.”

2013년 10월 28일 ‘기황후’가 시작되고 벌써 세 계절이 지났다. 7개월이 넘는 시간을 통해 윤아정은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어떤 작품을 하게 됐을 때 조금 더 여유 있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전작들에서는 캐릭터에 매여 있어서 제 것만 봤거든요. 다른 사람들과 조금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SSTV 이현지 기자 sstvpress@naver.com

[SSTV 보도자료 및 제보=sstvpress@naver.com

Copyright ⓒ SS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STV]


관련기사